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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경제(freeconomics=free+economics)'

기업이나 개인이 제품·서비스를 대가를 요구하지 않고 무상으로 제공함으로써 직·간접적 소비자에게 경제적 이익을 기대하는 새로운 개념의 경제활동입니다.

표면적으로 내비쳐지는 무상제공의 이면에는 보이지 않는 함정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그것이 소비자에게 피부로 느낄 정도로 심각한 것도 아니며, 공짜경제활동을 펼치는 기업이나 개인에게도 결과적으로는 손해만 보고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제공자에게는 미래의 잠재고객을 확보한다거나,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거나, 제2의 마케팅을 위한 소스를 확보한다거나 하는 효과를 기대한다는 것이며, 수혜자에게는 샘플을 수령한다거나, 광고에 노출된다거나, 입소문의 매개체로 이용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 타다카피(Tadacopy)

타다카피는 일본 '오셔나이즈'가 탄생시킨 복사전문매장입니다.


게이오대 학생들 아이디어로 2006년 처음 영업을 시작한 이 타다카피는 대부분 학생들인 고객에게 공짜복사를 제공하면서도 영업개시 1년만에 10배 이상의 매출성장을 거둘 정도로 비약적인 발전을 하고 있습니다.


공짜복사로 회사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것은 복사지 뒷면에 광고를 게재하기 때문입니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광고하기를 원하는 광고주들은 대부분 일본의 대기업이나 근처의 사업장이기 때문에 학생들에게도 광고에 대한 부담감이 없을 뿐더러 논문이나 서적처럼 대량으로 복사할 경우 학생들이 갖는 복사비용을 결국 광고주가 부담해 주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양 당사자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 질레트(Gillette) 면도기

1900년대 초 질레트(Gillette)는 소비자들이 면도기를 자주 구매하는 이유가 면도기 몸체가 아닌 면도날의 마모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품질이 아주 좋은 면도기를 공짜나 다름없는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제공하였습니다. 다만, 질레트에서는 제공하였던 면도기에서만 교환이 가능한 면도날을 '별도로' 판매하는 전략을 사용하였습니다.


1903년 생산 첫해에 판매량은 단 51개였지만 불과 5년 만에 질레트는 면도기 100만 개 이상을 팔아 치우기 시작하며 일회용 면도기 시장의 수익 모델을 바꿔 놓았습니다.


이러한 전략에는 혈당계에도 있고, 정수기에도 있습니다. 물론 경우에 따라 진공청소기 같은 제품에도 응용이 가능합니다. 혈당계의 경우는 거의 공짜로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그 혈당계에 맞는 채혈침과 채혈시험지를 별도로 판매합니다. 정수기나 진공청소기 역시 무료로, 또는 약정기간 동안 소비자에게 사용하게 하면서 정기적인 관리를 통해 필터를 교환하거나 판매함으로써 수익을 창출시킬 수 있습니다. 게임업계에서는 게임이용료 받지 않으면서 아바타나 아이템을 구입하도록 유도할 수 있을 것이며, MP3 플레이어를 거의 공짜로 제공하고 유료 음원 다운로드를 통해 추가 수익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 일본 샘플랩(Sample Lab)

작년 7월 오픈해 선풍적인 인기를 끈 일본의 샘플랩(Sample Lab)은 여러 화장품 회사에서 출시한 신제품의 샘플을 자사 매장에 한데 모아 놓고, 방문 고객에게 무료로 제공합니다.



고객은 이곳을 방문하기 전 휴대폰이나 인터넷을 통해 미리 회원으로 가입하고, 샘플 제품을 얻은 후에는 설문지를 작성하면 됩니다. 여러 종류의 화장품 샘플을 무료로 이용하는 대신에 자신의 개인 정보를 제공하는 형태가 되는 것입니다.

고객은 무료로 자신에게 맞는 화장품을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화장품 회사는 본격적인 제품 출시에 앞서 소비자들의 반응을 미리 파악하고, 상세한 고객 정보도 얻을 수 있습니다. 또 샘플을 회사가 직접 고객에게 나누어 줄 때 발생하는 마케팅 비용도 줄일 수 있습니다.

샘플랩은 화장품 회사로부터 마케팅 수수료를 받습니다. 이해당사자인 3자 모두에게 이익을 줄 수 있는 마케팅 모델입니다. 물론, 개인고객의 입장에서는 개인정보를 제공하는 불안감은 남을 수 있겠습니다만, 요즘 같은 불황기에 값비싼 신상 화장품을 공짜로 쓸 수 있다는 매력은 쉽게 떨쳐 버릴 수 없을 것 같습니다. [by 불탄 090723]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