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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0일 오후, '검은티셔츠 행동-너희는 필요없다'에 참가한 시민들은 동아일보 사옥 앞을 시작으로 프레스센터, 서울신문, 조선일보, KBS 등에서 저마다의 목소리를 높여 "기레기는 필요 없다"는 구호를 외치고 '국민보도지침'을 낭독했습니다.

디자이너 4명이 제안으로 이뤄진 시민행동 '검은티행동'은 세월호 참사와 관련, 지금껏 받아쓰기 보도만 일삼았던 언론매체들을 향해 "침몰된 나라를 바로잡기 위해 세월호의 언론보도부터 바로 잡을 것"을 요구하는가 하면, 초동대응 실패 진상규명에 대한 진실보도와 받아쓰기 보도 중단, 망언 공개 사과 등을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조선일보 앞에서의 '검은티셔츠 행동-너희는 필요없다'


'검은티행동'은 또 '국민의 보도지침' 선언문을 통해 "세월호 참사 이후 언론의 보도행태는 유가족과 구민을 충격과 고통에 빠뜨렸다"며 "오보는 속출하고 보도는 반복됐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사고 당일 전원구조 보도부터 구조 작업 진행 상황 모두 거짓말과 번복의 연속이었다"며 "언론은 현장에 있었지만 현장을 취재하지 않았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국민을 존중하지 않고 정권의 나팔수 노릇하는 언론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며, "반성하지 않는 언론, 파렴치한 언론, 정권 앞에 침묵하는 언론은 필요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렇다면 처음 이 '검은티행동'은 어떻게 해서 생겨난 것일까?


출처 - 민중의소리



"가만히 있으라"고 말한 뒤 자신만 탈출한 선장, 부모를 잃은 아이에게 카메라를 들이미는 언론과 "친구가 죽은 사실을 알고 있냐?"고 묻는 기자, 구조는 제대로 하지 않더니 실종자 가족들이 청와대로 향한다고 하자 신속하게 막아나선 경찰, 정치에 이용한다는 말을 들을까 두려워 옳은 말 한 번 하지 않는 정치인들, 공감하는 척도 못하는 이 고통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으로만 보이는 대통령.


단순히 이들을 향한 분노의 표출행동만은 아닐 터이지만, 적어도 이러한 '너희들'이라 한다면 정말로 '필요 없다'는 말 한마디 정도는 누구나 하고 싶을 것입니다. 그것도 '검은 티셔츠'를 맞춰 입고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다면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터이고요. 그러니 자연스레 캠페인으로 제안되었던 모양이니다.

실제 이 '검은티행동' 제안문에는 "이 행동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는 있을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그동안 수많은 죽음들을 잊어왔던 것처럼 또 다시 생활의 고단함에 치여 이 아픔을 잊지 않으려면 무엇이라도 해야 한다는 간절함이 있을 뿐이다. 힘들었던 20여일 동안, 노란리본을 달았던 수많은 사람들과 지금 이 순간에 팽목항에서 간절히 기도하고 있을 실종자 가족분들을 생각하며 힘을 낼 뿐이다. 더 이상 무력감에 지지 않기 위해,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겠다고 생각할 뿐이다."라는 내용이 담겨져 있습니다.

다음의 글, '너희들은 필요없다! 검은 티셔츠 행동을 제안하며'를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출처 - 민중의소리



슬픔, 절망, 희망, 분노, 간절함, 무력함. 지난 20일 동안 짧은 순간에 이렇게 많은 감정이 사람을 휘저어 놓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누군가의 구조 소식을 듣기 위해 간절한 마음으로 기사를 검색했던 때는 차라리 나았습니다.

출근길 아침 지하철, "자리를 지키라"는 안내방송과 서로를 걱정하던 아이들 모습이 찍힌 동영상을 보면서는 흐르는 눈물을 멈출 길이 없었습니다. 살려줄 것이라 믿었습니다. 온 국민의 시선이 세월호에 가 있는데, 아직 배가 모두 가라 앉은 것은 아니니 살 수도 있을 거라 의심치 않았습니다.

하지만 마주하게 된 대한민국의 민낯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처참했습니다. 사람의 생명이 일각을 다투는 와중에도, 자리 보존과 책임 회피를 일삼는 썩은 무리들이 대한민국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진실을 보도한다고 믿었던 언론은 진실규명과 유가족들의 피끓는 절규에는 관심도 없고 오로지 보도지침에만 목 메고 있었습니다. 세월호를 정치에 이용한다는 비난을 감수하더라도, 진상규명을 반드시 해야한다고 소리높여주는 정치인도 없었습니다.

이런 현실을 마주하고도 제정신일 수 있었던 것은 거리 곳곳에 걸려있던 노란 리본 덕분이었습니다. "친구들을 살려내라"는 고등학생들의 절규 덕분이었습니다. 아직 품에 안지 못한 아이들을 기다리며 오늘도 진도체육관에서 밤을 지새고 계시는 실종자 가족분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슬픔을 넘어 행동하자"라는 말이 터져 나오지만 "도대체 어디부터 바꿔야 하나, 바뀌기는 하는 것일까" 하는 질문들이 머릿속을 어지럽힙니다. 하지만 저희 또한 유족들의 절규와 아까운 목숨들이 일상에 묻혀 잊게 될까봐 무섭습니다.


출처 - 민중의소리



세월호 참사로 확인하게 된 대한민국의 현실을 외면하고 싶지 않습니다. 국민들의 분노가 어디로 향할지, 이 행동들이 어떤 영향을 줄지 그것까지 예상하지는 못하겠습니다. 다만,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하겠습니다. 우리 국민들은 생명과 안전을 보장받기 위해 권력을 일임한 것이지, 우리 생명을 빼앗을 권력을 준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런 권력은 대한민국에 필요없다는 생각입니다.

무엇이라도 해보겠다고 나서는 여러분의 힘에 저희도 작은 재능 하나를 보태고자 합니다.

행동하는 사람들의 복장, 편하게 움직일 수 있고 우리의 분노와 고민의 상징을 새겨 넣을 수 있는 티셔츠를 디자인하려 합니다. 검은 티셔츠를 입은 사람들의 네트워크가 언론사를 향해, 관공서를 향해, 급기야 청와대를 향한 행동을 하길 기대해 봅니다.

5월 10일 토요일, 언론사를 찾아갑니다. 사고 초기 "전원구조" 보도로 구조 작업에 혼선을 주고는, 반성도 없이 보도지침만을 받아 써내려가는 추한 행태를 보이고 있는 언론사에게 일침을 놓읍시다. 광화문 인근에 있는 주요 언론사들과 프레스센터에 국민들의 '보도지침'을 전해주는 행동을 제안합니다.

티셔츠를 준비해 가겠습니다. 티셔츠를 함께 입을 여러분은 제 핸드폰 문자메시지로 미리 신청해주세요. 작은 시작이어도 좋습니다. 저를 아는 지인들부터, 시민이라면 누구나 함께해주세요. 검은 티셔츠의 네트워크가 잘못된 권력들을 향한 국민들의 직접 행동의 불씨가 되었으면 합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