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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몰한 세월호에서 탑승객 서비스 총괄 업무를 담당했던 '양대홍' 사무장의 가슴 뭉클한 소식에 애써 가슴 밑바닥까지 억눌렀던 분노가 또 다시 솟구쳐 오릅니다. 누구는 구조된 것도 모자라 젖은 돈을 말리고 있던 바로 그 시간, 양대홍 사무장은 단 한 명의 목숨이라도 더 구하기 위한 필사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을 것입니다.

지금 불탄은 사랑하는 아내와의 마지막 통화에서 "응, 걱정하지 마. 지금 바로 돌아갈께"가 아닌, "지금 아이들 구하러 가야 해. 길게 통화 못해 끊어"라는 말을 남길 수밖에 없었는지 생각해 봅니다. 아마도 그건 '정의로움'이나 '영웅심'과 같은 거창한 것들이 아니라, 이 사회가 진정 필요로 하는 '양심'이자 직분에 걸맞는 '상식'이지 않았을까 싶더랍니다. 물론, 자신의 내면에 깃들어 있는 '이기심'이라든가, '무관심'을 이겨낼 수 있는 '용기'가 선행되어야 할 터이지만.

그렇게 그는 참사 발생 한 달째를 맞은 오늘까지 실종자로 남아 있다 끝내 주검으로 돌아왔습니다. 아마도 그의 가족과 그의 희생으로 새생명을 건진 이들, 이 소식을 접한 모든 국민, 나아가 세계에 흩어져 있는 재외 교민들까지 그의 숭고한 희생에 옷깃을 여미고 있을 것입니다.




배가 많이 기울어져 있어. 수협 통장에 모아둔 돈이 있으니까 큰아이 등록금으로 써. 지금 아이들 구하러 가야 해. 길게 통화 못해 끊어…


한겨레신문이 보도한 기사 중 일부를 다음과 같이 덧붙입니다.  ▶ 한겨레 기사 원문


그는 세월호 3층 선원 식당칸으로 갔다. 식당칸에 있던 아르바이트생 송아무개씨가 "저 어떻게 해야 해요?"라고 어쩔줄 몰라했다. 양 사무장은 "빨리 나가야 한다"며 송아무개를 다독이며 싱크대를 밟고 창문을 열어줬다. 조리 담당 승무원 이아무개씨도 양 사무장의 도움으로 탈출했다.

식당칸에는 가스가 새어나오고 이미 사람의 키까지 물이 차올라 있었지만, 다른 곳으로 승객들을 구하러 갔다는 게 그의 도움으로 탈출한 이들의 증언이다. 양 사무장은 고등학생과 중학생인 두 아들과 몸이 불편한 어머니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안하고 미안합니다. 고맙고 또 고맙습니다.

잊지 않고 기억하겠습니다. 부디 영면하소서.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