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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나 학교 가요?
-그래. 우리 딸 이제 어린이집 가서 친구들도 많이 사귀고, 재밌게 놀고, 그림도 그리고…

몇 번을 어린이집이라고 일러줘도 막내는 학교라고 합니다.
어린이집 발음이 어려워서일 수도, 네 음절이나 되는 단어가 부담스러워서일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두 언니처럼 막내도 학교에 가고 싶었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3월이 되자마자 이런저런 준비를 하고 막내는 만 41개월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어린이집이란 곳에 가게 됩니다.


2014/03/31 - [불탄의 開接禮/아내와 천사 셋] - 결코 만만치 않은 5세아 어린이집 보내기


어느 부모나 그렇겠지만 '이 아이가 잘 적응해줄까', 그게 가장 걱정이 됩니다.
그래서인지 첫 주는 12시 30분까지만 어린이집에서 생활을 한다는군요.
또래 아이들과 점심식사까지만 하고 귀가하면 된다나요.

귀가 시간에 맞춰 어린이집으로 갑니다.
집에서는 그리도 씩씩하고, 말도 잘 하던 막내 얼굴이 조금은 경직되어 보입니다.
첫날이라 그랬는지 너무나 조용하더라, 는 선생의 말이 귀에 닿지 않습니다.


출처 - 딸기어린이집



-어땠어? 우리 딸. 괜찮았어? 재밌었어?
……

아무런 대답 없이 막내는 눈만 깜빡입니다. 그래도 울먹이거나 하지는 않아 다행이란 생각입니다.
집까지 오는 짧은 시간 동안 무슨 말이든 듣고 싶어, 이것저것 또 물어 봅니다.

-친구는 몇 명이야? 밥은 맛있었어? 혼자 먹은 거야, 선생님이 먹여주신 거야?
학교에 친구 이만큼 있어. 그리구 밥 잘 먹었어. 선생님이 한 번 줘서 내가 먹었어.

다소 진정이 되었는지 막내는 말을 하기 시작합니다.
양 손을 내밀어 손가락으로 일곱을 가리켰지만, 정작 어린이집 친구가 몇 명이나 되는지 알 수는 없습니다.
내일은 꼭 물어봐야지, 마음을 먹습니다.
제대로 밥을 먹지 못하는 아이들은 담당 선생들이 몇 번씩 떠먹여주는가 봅니다.
배움이 빠른 아이들이니 얼마 안 있어 스스로 먹게 되겠지, 좋게 생각해 봅니다.

재밌는 막내의 '다섯살 놀이'가 시작될 것 같습니다.
아이와 함께 생각하고, 놀고, 배우는 시간에 충실하려 합니다.
에피소드가 무궁무진하진 않겠지만, 그래도 가끔은 아무리 사소한 일상이라도 기록으로 남겨 보렵니다.
자! 오늘부터 막내와 함께 하는 '다섯살 놀이' - 레~디… 액션!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