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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4일, 전문번역가들의 자발적 참여로 이루어진 미국소재 비영리 외신번역전문 언론사 '뉴스프로(NewsPro)'는 "In Korea, President Park Comes Under Fire"라는 제목의 '디플로마트(The Diplomat)' 12일자 기사를 소개하며, "최근 문창극 총리 지명으로 촉발된 인사 검증 및 인선과정의 뒤에 김기춘 실장이 있음을 강조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특히, "김기춘이 주도한 박근혜의 인사 임명 및 인사에 대한 비판이 박근혜의 통치능력을 위태롭게 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아 눈길을 끌고 있다"라고 전하는 부분에서는 절로 공감할 수밖에 없더랍니다.



▶ The Diplomat 기사  :  http://bit.ly/1omwGma



뿐만 아니라, "안대희 총리지명 실패에 이은 문창극 총리지명 논란으로 인한 비난이 실제로 이 지명을 주도한 당사자로 믿어지는 박근혜의 비서실장, 김기춘에게로 향하고 있다"고 보도함으로써, "기사의 초점을 김기춘 비서실장에 맞추고 기사의 절반을 김기춘 해부에 할애했다"는 대목에서는 불탄의 얼굴까지 화끈 달아오르더랍니다.

참고로 '더 디플로마트'(The Diplomat)는 군사전문지 '디플로마트'와는 다른 매체로, 일본에 기반을 둔 아시아·태평양 전문 온라인 매거진인데, 이번에 뉴스프로가 번역한 디플로마트의 기사 전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In Korea, President Park Comes Under Fire

- 비난에 휩싸인 박근혜


최근 선거전에서 거둔 집권당의 승리에도 불구하고 박근혜의 국내 비평 세력이 계속 지지를 얻고 있다.






이달 초 있었던 도지사와 시장 선거에서 새누리당이 지지기반을 유지하긴 했지만 집권당에 대해 보여준 믿기 힘든 대중의 지지가 박근혜 정부의 순탄한 항해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특히 박 대통령이 지명한 후보들이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하기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어렵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몇몇 내각 직책이 채워지지 않은 채로 남아 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부의 대처를 두고 지난 4월 사퇴한 정홍원 국무총리를 대신할 사람을 찾는 일은 특별히 어려운 일이 되고 있다. 정 총리의 후임으로 박 대통령이 첫 번째 선택한 사람인 안대희는 많은 사람들이 보기에 지나치게 많은 그의 수입에 대해 비난을 받은 후 후보직에서 물러났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박 정권은 현지 신문인 중앙일보의 전 주필 문창극을 차기 총리로 지명하는 뜻밖의 결정을 내렸다. 문창극이 가능성 있는 후보로서 애초에 거론도 되지 않았던 것으로 볼 때 박 대통령이, 문창극이 정부에서 일한 경력이 없고 기업 경영에도 거의 노출되지 않아서 그의 지명이 인사청문회 절차를 무사통과할 것으로 믿었기 때문에 지명했을 것이라고 많은 이들이 보고 있다.

사실 문창극을 지명한 것에 대해 비판하는 사람들이 있어왔다. 박대통령이 가장 최근의 도지사 선거에서 야당을 지지했던 충청북도를 되찾아오기 위해 그 곳 출신인 문창극을 지명했다고 많은 사람들이 비난했다. 문창극이 총리직의 임무를 수행할 능력이 되는지 의문을 가진 사람들도 많다. 정치에 대해 글은 썼을지 몰라도, 그 자신이 인정한 바와 같이 그는 정치나 행정 경험이 전무하다.

더욱이, 극우적인 정치 성향을 끊임없이 드러냈던 인물을 정부가 지명한 것에 대해 제 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의 많은 인사들이 분노했다. 언론인으로서 문창극은 김대중정부의 햇볕정책 같은 진보적인 정책들을 공격하는 여러 가지 선동적인 글들을 썼는가 하면, 더 최근에는 박원순 시장의 학교 무상급식을 북한의 주민 배급제와 비교하기도 했다. 또 다른 기사에서 문창극은 박정희 집권시의 엄청난 정치적 탄압은 대충 둘러대며 박정희 시대에 대한 강한 향수를 표현하는 글을 썼다. 새정치연합은, 문창극의 배경과 이념적 색조를 감안해 볼 때, “국가개조를 이끌 사람으로 국민이 원하는 사람”을 뽑겠다던 박근혜의 약속에 상반되는 지명을 한 것이라고 정부를 비난했다.

많은 비난들이 이 지명들을 발의한 당사자라고 믿어지는 박 대통령의 비서실장 김기춘을 향했다. 1939년에 태어난 김 씨는 대한민국보다 더 나이가 많다. 그는 법무부에서 자신의 경력을 시작했으며 박정희대통령에게 독재적 권력을 부여해준 1972년 유신헌법 초안을 기초하는 데에 주된 역할을 했다. 후에 그는 노태우 정부의 법무장관을 역임했고 국회의원으로 선출됐으며 1996년부터 2008년까지 연속해서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전신)의 공천으로 출마해 3선의원이 됐다.

논쟁의 여지가 있는 경력에도 불구하고, 김 씨는 정치에 오랫동안 몸담아 왔고, 과거 보수 후보가 대통령선거에 승리하도록 도왔던 그의 역할 때문에 새누리당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가지고 있으며 지극히 인맥이 많다.

동시에 일부 그룹에서는 그를 대단히 싫어한다. 그는 한국의 1987년 이전 군부독재 잔재라고 일컬어지는 부분에 대해서, 그리고 개인의 능력보다 사상적 지향과 정치적 연고를 더 중요시했던 것에 대해 야당에게 자주 비판을 받아왔다. 이 뜻밖의 문창극 총리 지명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의 대변인은, 이 보수 언론인의 정치적 견해와 개인적 인맥 때문에 김 씨가 직접 선택했으리라고 짐작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씨에 대해 마땅찮은 것은 야당만이 아니다. 문화일보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전국의 조사대상자 1,000명 중에서, 52.4%가 김기춘의 사퇴를 원했다.

여당 내 정치인들조차 비서실장의 일부 행동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라디오 인터뷰 중 조심스러운 어조로 응하며, 새누리당 국회의원인 김무성 의원은 “최종 결정은 대통령에게 있지만 다른 비서실장을 임명하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이어 김 의원은 입법부와 행정부 간에 심각한 균열이 있음을 드러내며, 청와대와 새누리당 사이에 김기춘이 수립한 위계적 관계에 대해 비판했다.

이것은 국가적으로 좋지 않은 조짐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일반 대중, 그리고 심지어 새누리당 내 몇몇 의원들에 의해 고조되고 있는 박 대통령의 임명 및 인사에 대한 비판은 그녀의 통치 능력을 위태롭게 할 것이다. 특히, 김기춘의 사임을 요구하는 사람들의 숫자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향후 몇 주 동안 한국 내 치적 전개상황을 지켜보는 것은 충분히 가치있는 일일 것이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