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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참으로 각박하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어디부터 잘못된 것인지 우리 모두가 한번 깊숙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도 여전히 답답한 기사가 하나 올라 왔습니다. 바로 “금목걸이 찬 아이만 노려 절도…주의 요망”이라는 제목으로 광남일보가 보도한 내용입니다. 내용인 즉슨, 어린이들이 차고 있는 금목걸이만 전문적으로 노리는 절도사건이 빈번하다면서 이에 대한 각별한 주의를 부탁한다는 것이었고요.

어이없는 일입니다. 이 뉴스를 읽어보면 범법자에게만 돌을 던질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경찰에 따르면 범행을 저지른 조씨 성을 가진 38살의 남자는 광주의 한 아파트 놀이터에서 '예쁘게 생겼다'는 말을 하면서 12살의 어린 아이에게 접근해 40만 원짜리 목걸이를 낚아채 도망쳤다는 겁니다. 뭐... 이번까지 해서 총 15회에 걸쳐 300만 원 상당의 물품을 절취했다고 하는군요.

불탄 역시 유치원에 다니는 일곱 살, 여섯 살의 두 여아를 양육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어린이 대상 범죄에 신경이 많이 쓰이게 되더랍니다. 또한, 그러한 범죄행위에서 얼마 만큼 딸들을 자유롭게 해줄 수 있을까 하는 고민도 하게 되고요.

이미 우리는 경험을 통해서 아이들에게 금붙이를 달아주는 것이 부모가 할 도리가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십 년도 더 된 이야기입니다만, 한 가지 예를 들어 볼까요?

아이를 포대기로 업은 엄마가 버스를 탔습니다. 얼마 간의 시간이 흐른 뒤 갑자기 아이가 자지러지게 울었습니다. 엄마는 아이가 용변을 보았거나 배가 고파서 우는 것이라고 가볍게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게 아니었습니다.

버스에서 내린 엄마는 아이를 돌려 안고는 달래가면서 자세히 살펴 보았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가운데 손가락이 잘려나간 아이의 손과 포대기는 피범벅이 되어 있었습니다. 범인은 금반지를 끼고 있는 아이의 반지를 갈취하는 방법으로 손가락까지 통째로 잘라내는 끔찍한 수법을 쓴 것입니다.

부모의 입장에서 반지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아이가 평생 손가락 없는 장애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더욱 가슴을 미어지게 할 뿐입니다. 오늘의 뉴스를 보니 십 년도 더 된 그때의 뉴스가 떠올랐습니다. 참 정신머리 없는 부모들입니다.

아이들 몸에 꼭 금붙이를 달아줘야 하는 걸까요?
우리 아이가 좀 있는 집 아이라고 과시하고 싶은 걸까요?
아빠, 엄마가 요즘 잘나간다고 대접이라도 받고 싶은 걸까요?

요즘처럼 시절이 하 수상한 때에 어쩌면 그런 행위 자체가 범죄자를 아이 주변에 꼬이게 만드는 것일지도 모를 일입니다. 아이는 아이답게 멋지고 행복하게 키우면 됩니다. 꿈을 갖게 하는 것이 금붙이를 내세우는 것보다 훨씬 현명하다는 생각입니다. 아이를 사랑한다면 금목걸이, 금가락지, 금팔찌를 몸에 달아주는 것이 아니라 아침저녁으로 틈틈이 “사랑해”라는 말을 저 깊숙한 곳에서부터 들려주고, 따뜻하게 안아주면 되는 것입니다.


아이는 금붙이로 살아가는 존재가 아니라 사랑으로 커가는 우리의 가장 소중한 보물입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