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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이 초복이라고......
혹시나 미리 겁을 집어먹고 도망다니는 동물이 있을까요?



멤버십 회원으로 가입해 놓은 집 근처 마트에서 아침부터 정신없이 문자메시지가 들어오는 오늘입니다. 초복이라고, 삼계탕용 닭과 활전복을 아주 싸게 줄 테니까 사러 오라고요. 허걱! 수입산인지 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암돼지 4근이 꼴랑 만 원이라고도 하는군요. 일단,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 정말로 싸게 파는구나!'라는 생각을 머릿속으로 해 보게 됩니다.

어쨌거나 올 들어 처음 맞는 복날인데 뭘 먹어야 잘 먹었다고 소문이 날까요? 그렇다고 뭘, 어떻게 잘 먹었는지에 대해 동네방네 떠들고 다니지도 않을 테지만, 그래도 이왕이면 몸에 좋은 음식으로 기력을 보충하고 싶은 건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올해도 역시 특별히 생각나는 음식은 없네요. 
뭐, 매번 같은 메뉴와 같은 패턴을 반복해 왔으니까요. 그래서인지 좀 색다른 먹거리를 찾는다는 것도 그냥 귀찮기만 합니다.

어쩌면 귀차니즘을 떨쳐내고 가족을 앞세우며 소문난 맛집으로 
찾아갈 수도 있을 겁니다. 허나 다양한 채널을 통해 이미 입소문이 나 있다고 한다면 사람들로 북적거릴 테지요. 당연히 정신이 하나도 없을 테고요. 게다가 주문한 음식에 젓가락이라도 갖다 댈라치면 기대에 못미치는 맛과 바쁘게 서빙하는 직원들의 형편없는 서비스에 실망하게 될지도 모를 일입니다.

네? 아!...... 맞습니다.

말은 이렇게 하고 있지만, 속으로는 깔끔하고 정갈하게 음식을 차려내는 멋진 음식점에서 가족과 함께 한상 푸짐하게 받아보고 싶다는 게 솔직한 심정입니다. 이게 다 가벼운 주머니 사정이 만들어낸 핑계일 뿐이겠지요.

그러니 늦은 저녁시간에라도 마트에 들러야겠습니다. 문자메시지로 받은 보양식 품목 중에서 적당한 재료를 개비해야 될 테니까요.

그나저나 태풍 망온이 신경을 거슬리게 하고는 있습니다만, 다음 주부터는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될 것 같습니다. 물론, 올해도 어김없이 휴가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는 불탄의 가족은 영락없이 스테이케이션족에 합류해야 하겠지만. 그래서 휴가와 관련해서도 핑계거리 하나를 더 만들어 냈습니다.


'집 나가면 개고생'이라고 했던 모 통신사의 광고를 신앙 같이 믿고,
그래야 금새 찾아올 찬바람의 계절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다는 위안을 세우며,
눈총 주는 가족들에게는 안면몰수라는 화투판의 절대계명으로 일관하자.


장거리에 장기 휴가계획까지는 세우지 못하더라도 당일치기로 가까운 실내 수영장이나 야외 물놀이공원 정도는 다닐 수 있을 겁니다. 그렇게라도 해서 행복한 추억을 많이 많이 만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