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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c팍] 11월 4일 오전 10시 30분  박근혜는 10분 정도 길이의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 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기자와의 일문일답을 생략한 채 바람과 함께 사라졌습니다. 박근혜 대국민 담화 내용 중 일부는 다음과 같습니다.


"국민 여러분 저는 청와대에 들어온 이후 혹여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지는 않을까 염려하여 가족과의 교류마저 끊고 외롭게 지내왔습니다. 홀로 살면서 챙겨야 할 여러 개인사들을 도와줄 사람조차 마땅치 않아서 오랜 인연을 가지고 있었던 최순실씨로부터 도움을 받게 되었고 왕래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가장 힘들었던 시절에 곁을 지켜주었기 때문에 저 스스로 경계의 담장을 낮추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돌이켜보니 개인적 인연을 믿고 제대로 살피지 못한 나머지 주변 사람들에게 엄격하지 못한 결과가 되고 말았습니다. 저 스스로를 용서하기 어렵고 서글픈 마음까지 들어 밤잠을 이루기도 힘이 듭니다. 무엇으로도 국민들의 마음을 달래드리기 어렵다는 생각을 하면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을 했나 하는 자괴감이 들 정도로 괴롭기만 합니다.


국민의 마음을 아프지 않게 해드리겠다는 각오로 노력해왔는데 이렇게 정반대의 결과를 낳게 되어 가슴이 찢어지는 느낌입니다. 심지어 제가 사이비 종교에 빠졌다거나 청와대에서 굿을 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는데 이는 결코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 드립니다."



[앗싸~ all커니] 이 같은 박근혜 대국민 담화에 대한 국민의 반응은 무척이나 냉랭합니다. 특별법에 의한 특검을 수용하고, 필요하다면 박근혜 자신도 조사를 받겠다고 한 발언만 그나마 들을 만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도 논평을 내고, 박근혜 대국민 담화에 대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미지 출처 - 경실련


첫째, 국정농단 사건을 최순실의 개인 이권개입으로 치부한 것은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으로 또다시 국민을 기만한 것이다


국정농단 의혹의 중심인 박 대통령이 명확한 해명 없이 책임 떠넘기기로 일관했다. 박 대통령이 재벌총수들을 독대한 사실도 드러나고,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모금은 박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증언했지만 박 대통령은 여전히 개인 이권개입이라고 주장하며 사실상 수사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오만함을 드러냈다. 청와대 문건들이 대통령 지시 없이 외부에 유출되었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에서 최순실이 국정운영의 어디까지 개입했는지, 외교·안보와 관련된 기밀문서들도 사전검토 했는지 명확한 설명도 없었다. 헌정사상 초유의 국정농단, 권력형 비리사건으로 민주주의가 심각히 훼손된 상황에서 사태 수습을 위한 ‘진정성’없는 국면전환용 이벤트는 국민적 분노만 키울 뿐이다. 박 대통령이 특검 수사도 수용하겠다고 했지만 이런 상황에서 얼마나 적극적으로 소명할 것인지도 회의적이다. 이런 식으로 사건의 본질을 왜곡하고 얼렁뚱땅 넘어가서는 하야와 탄핵까지 요구하는 민심을 잠재울 수 없다.


둘째, 국정농단·국기문란을 초래한 장본인인 박 대통령이 국정기능을 회복하겠다는 것은 국민을 농락하는 오만함의 극치다


박 대통령은 안보·경제 위기를 이유로 국정은 정상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민과 야당이 동의하는 거국중립내각 요구에도 불구하고 박 대통령은 김병준 국민대 교수를 총리후보자로 밀어붙이며 이미 사태를 악화시켰다. 이는 여전히 과거와 같이 일방적으로 갈 테니 나머지는 따르라는 독선적 국정운영의 태도를 버리지 않은 것이다. 이렇게 해서 국정이 정상화될지 의문이다. 비선실세 국정농단의 핵심 피의자인 박 대통령이 총리 지명권을 행사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박 대통령은 안일한 상황인식으로 더 이상 나라의 운명을 벼랑 끝으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 박 대통령은 전권을 내려놓고 국민과 야당이 동의하고 협치하는 거국중립내각을 즉각 수용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결론적으로 형식적인 사과를 하였으나 여전히 박 대통령 자신이 이번 사건의 몸통임을 인식하지 못하는 안일한 태도를 보였다. 따라서 현재 분노한 국민을 설득할 수 없다고 판단한다. 박 대통령 스스로 나라와 국민을 위해 어떤 태도를 취하는 게 좋을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 지금과 같은 태도로는 국민에 의해 대통령에서 물러나는 불행한 길로 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