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과 삼성 그리고 국정농단 부역대기업들
국내외 각 분야 커뮤니케이션 활동과 트렌드, 이슈를 조명함으로써 독자들에게 인사이트를 주고 미래전략을 제시하는 커뮤니케이션 전문 미디어 '더피알(THE PR)'은 ‘주간 핫브랜드’라는 코너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사회적으로 주목 받은 브랜드 관련 뉴스와 그 의미를 살펴보는 코너인데요, 신제품이나 경영혁신으로 칭찬 받은 기업에서부터 물의를 빚어 고개 숙인 기업에 이르기까지 매주 주요 뉴스를 한눈에 보여줄 예정이라고.
아울러 '더피알'은 굿데이터코퍼레이션과 공동으로 2,016개 기업의 포털뉴스를 분석하고, 여기에 대중들의 반응을 종합해 화제성 순위를 매겼다며 이번 주 기사 - [주간 핫브랜드] ‘기승전최순실’에 얽힌 삼성·YG - 를 보도했습니다. 이에 불탄은 '더피알'의 보도 기사 중 최순실과 관련된 내용만을 따로 떼어내 아래와 같이 정리해 보았습니다. 허니, 브랜드의 화제성 관련 내용은 링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최순실 게이트’가 재계로 번지고 있습니다. 검찰이 K스포츠·미르재단에 돈을 댄 기업 관계자들을 소환 조사하거나 압수수색에 나서면서 재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정치·사회·문화계를 강타했던 최순실 폭풍은 연예계마저 뒤흔들었습니다. ‘기승전최순실’이라는 우스갯소리가 현실화되고 있는 셈입니다.
최순실 관련 의혹이 하나둘 베일을 벗으면서 온라인 기류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10월만 해도 “기업들이 어쩔 수 없이 정권에 돈을 뜯겼다”는 분위기가 많았지만, 부영 등 일부 기업들이 기부금 대가로 부정청탁을 했다는 정황이 나타나면서 여론이 부정적으로 돌아서고 있기 때문입니다.
- 삼성전자
‘최순실 블랙홀’의 반경이 '갤노트7'에 대한 이슈를 겨우 진화하고 있는 삼성전자로 확장되었습니다. 삼성전자는 미르재단에 204억 원,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에게 35억 원, 최씨의 조카 장시호씨 단체에 5억 원을 후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갤럭시노트7 발화 이슈를 겨우 진화했더니 예상못한 최순실 게이트가 튀어나온 형국. 재계 서열 1위 기업답게 재단 기부금을 가장 많이 낸 데다, ‘정유라 승마 특혜’ 논란에도 얽히며 입장은 더욱 난처해졌습니다.
▲ 검찰이 ‘비선실세’ 최순실 의혹과 관련해 8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을 압수수색한 가운데 취재진들이 수사관들을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온라인에서 가장 주목받은 뉴스는 11월 3일자 <한국일보> 기사입니다. “정유라 특혜 지원설에 휘말린 삼성전자 사장과 전무가 최순실씨 귀국 전 독일로 ‘수상한 출국’을 했다”는 내용.
신문은 “검찰 수사의 칼끝이 삼성으로 향하기 전 최씨 주변 인사들과 ‘입 맞추기’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고, 이에 누리꾼들은 “우리나라 최고 대기업도 최순실한테 빌빌대네. 한심하다”, “삼성폰 실컷 팔아줘봐야 순실이 딸래미 유라 말 구입비 보태주는 꼴” 등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편 검찰은 8일 최순실 의혹과 관련 삼성전자 서초 사옥을 압수수색했습니다.
- SKT·CJ헬로비전
K스포츠재단의 80억 원 투자 요구를 SK텔레콤이 거절한 시점을 전후로 해서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에 대한 정부 분위기가 부정적으로 바뀐 사실이 뒤늦게 주목받고 있습니다. K스포츠재단의 기업 강제 모금 의혹에서 한발 더 나아가 SK그룹이 당시 ‘비선 실세’의 미움을 산 점이 인수·합병 무산에 모종의 영향을 미친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것입니다.
▲ 서울 중구 SK텔레콤 본사(왼쪽)와 서울 상암동 CJ헬로비전 본사 모습. 뉴시스
정현식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은 “지난 2월 29일부터 4월 20일까지 SK그룹을 세 차례 찾아가 투자를 요구했으나 SK그룹이 30억 원을 역제안했고, 최순실씨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무산됐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이같은 의혹을 뒷받침할 구체적 물증은 없지만 최순실 게이트 자체가 상식을 초월하는 사건의 연속이란 점에서 전혀 신빙성 없는 이야기는 아니라는 게 세간의 시선입니다.
- 한진해운
한진해운에 대한 법정관리 과정에서 최순실 씨가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설이 불거졌습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김종덕 전 문화체육부 장관으로부터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사퇴 압력을 받았다"고 인정하면서 이에 대한 무게감은 더하고 있는 형국.
즉, 조 회장이 최씨 사업을 도우려는 문체부 관계자의 요구를 거부하고 미르재단에 돈을 조금 내는 바람에 미운털이 박히면서 곧바로 경영상의 불이익을 초래했다는 의혹입니다. 실제 지난 5월, 구조조정 초기만 해도 한진해운의 회생가능성이 높게 점쳐졌지만 상황이 급변한 것은 외부의 압력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분분한 상태입니다.
한진해운 입장에선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애매한 상황. 최순실 게이트에 온통 난리인 판국에 정권에 찍힌 ‘피해자 이미지’는 나쁘지 않지만 어디다 자랑하기도 난감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누리꾼들 사이에선 “미르에 겨우 10억 내서 괘씸하다고 한진해운을 ‘조졌다’던데”라며 동정론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입니다.
- YG엔터테인먼트
최순실 게이트에 연예계도 발칵 뒤집혔습니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일 교통방송 라디오에서 “10년 전 장시호 씨의 모친이자 최순실 씨의 언니인 최순득 씨가 연예인 축구단인 ‘회오리 축구단’을 다니면서 연예계에 자락을 만들어놨다”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안 의원은 최순득 씨가 특정 가수 및 기획사에 혜택을 줬다는 주장도 내놨습니다.
그 즉시 인터넷 실시간 검색어에 ‘회오리 축구단’이 오르내렸고, 해당 기획사와 가수가 누구인지를 놓고 온라인이 떠들썩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YG엔터테인먼트와의 관계를 질문하며 최순실, 차은택씨 관계도를 제시하고 있다. 뉴시스
특히 YG는 이번 사태와 연관이 있다는 루머가 확산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YG의 계열사가 과거 최순실씨 소유 건물에 입주해 있었다는 의혹과 함께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 각종 정부행사에 가수 싸이가 출연한 것이 석연찮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입니다. YG 측은 “항간에 떠도는 근거 없는 루머에 대해 법적 대응하겠다”고 일축한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 YG는 지난 일주일간 최순실과 함께 가장 많이 언급된 기업으로 꼽혔으며, 관련 기사에만도 무려 4,023개의 댓글이 달렸음은 물론이요, 개중에는 ‘박봄 마약 사건’ 등 YG 소속 연예인들의 과거사를 재조명하는 글도 많았습니다.
- 롯데그룹
최순실과 함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는 롯데그룹의 최순실 대처방법은 다소 독특했습니다. 다른 기업들이 최순실 재단에 ‘순순히’ 돈을 낸 것에 비해 “돈을 못내겠다”며 3개월이나 버티었기 때문입니다.
지난 3월, K스포츠재단 75억 원 롯데그룹에 요구 → 롯데그룹 35억 원만 내겠다고 K스포츠재단에 역제안 → 지난 5월 중순, 결국 롯데그룹 70억 원 K스포츠재단에 송금. 흥미로운 점은 K스포츠재단이 6월 초 갑자기 70억 원을 롯데에 되돌려줬다는 것.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곧바로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이 시작되었는데, 이를 두고 석연찮다는 지적들이 많습니다. 온라인에서는 “깡패정권”, “조폭이 따로 없네”라며 박근혜 정권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지배적인 가운데, 일부에선 롯데를 향한 동정론도 나오고 있습니다.
- 제일기획
제일기획은 차은택 측근이 대거 포진한 기업이라는 부정적 이미지가 씌워졌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유독 이 회사 출신들이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과 관련해 많이 언급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 2015년 당시 김종덕(왼쪽)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문화창조벤처단지 공사 현장을 방문해 차은택(오른쪽 두번째) 문화창조융합본부 단장 등 관계자들과 시설을 점검하는 모습. 뉴시스
언론보도에 따르면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딸 내외가 제일기획에 근무 중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차은택의 대부로 불리는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 차씨가 실질적 소유자라는 의심을 받는 광고대행사 플레이그라운드의 김홍탁 대표도 이 회사 출신입니다. 차씨가 포스코 계열 광고회사인 포레카 지분을 강탈하려고 시도하는 과정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진 김영수 전 포레카 대표 등도 제일기획에서 근무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