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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8일, 최순실 모녀가 다니던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의원에 대해 JTBC 뉴스룸은 "박근혜 순방에 강남구의 한 성형외과 원장이 세 번이나 동행하고 청와대 경제수석이 해당 병원의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해 직접 지원에 나섰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아울러, 이 병원과 관련된 회사의 제품이 청와대 명절 선물세트로 들어가기도 했다고.


특히, "청와대 경제수석이 민간 컨설팅 업체 측에 전화를 걸어 이 병원의 해외 진출을 도우라고 직접 요청했던 것으로 확인됐다"는 보도까지 있었는데요, 보건의료 분야의 새로운 대안매체를 지향하는 '라포르시안'은 이와 관련해 다음과 같이 더 많은 사실을 밝히고 있습니다.


"이 병원의 해외진출은 성사되지 못했다. 청와대 측의 지원 요청까지 있었지만 도저히 해외진출을 하기에 준비가 부족하고 사업 기준에 못 미쳤기 때문" ▶ 원문 바로가기


JTBC 보도 화면 캡처


JTBC보도에 따르면 해당 병원의 해외진출이 성사되지 못해 컨설팅업체는 세무조사를 받고, 업체 대표의 가족까지 불이익을 받았다. 이 업체에 해당 병원의 해외진출 지원을 요청했던 당시 청와대 조모 경제수석도 몇 개월 뒤 물러났다고 한다. 그런데 라포르시안이 특혜 의혹이 제기된 해당 병원을 파악해 본 결과, 애초부터 이 병원은 성형외과 시술로 특화해 해외진출을 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기자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요양기관 신고현황 자료를 통해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K의원의 신고내역을 확인한 결과, 이 의원은 성형외과의원이 아니라 일반의원이었다. K의원이 신고한 의사인력은 1명으로, 전문의 자격증이 없는 일반의였다. 다만 K의원은 간판의 진료과목에 '성형외과'를 표기해 놓고 지금까지 성형시술 쪽으로 특화해 진료를 한 것으로 보인다.


성형외과와 피부과가 밀집해 있는 강남구 쪽에는 전문과목을 따로 표시하지 않고 일반의원으로 개원해 성형시술이나 피부미용 등의 비급여 진료만 보는 의원급 의료기관이 상당히 많다. 이렇게 개원해 운영하는 것이 의료법에 저촉되는 건 아니다. 주로 산부인과와 외과, 가정의학과 등 특정과의 경우 전문 진료과 의료행위 수가가 낮다보니 고유 영역만으론 경영이 힘들어 전문과목을 포기한 채 일반의원으로 개원해 피부미용, 비만, 성형시술 등의 비급여 진료에 집중하는 곳이 적지 않다.


K의원은 의료기관 간판 표기 규정도 위반한 것으로 보인다. 현행 의료법 시행규칙 제 42조(의료기관의 명칭과 진료과목의 병행 표시 방법)에 따르면 '료기관의 명칭 표시판에 진료과목을 함께 표시하는 경우에는 진료과목을 표시하는 글자의 크기를 의료기관의 명칭을 표시하는 글자 크기의 1/2 이내로 해야 한다. 이 규정에 따라 K의원인 진료과목으로 표시한 '성형외과' 글자는 '000의원'이란 글자의 절반 이하 크기로 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 - JTBC 보도 화면 캡처


그러나 K의원은 전문과목 미표시 의원도 아니라 전문의 자격이 없는 일반의가 개원해 성형시술 쪽 진료를 특화한 것으로 추측된다.


심평원 관계자는 "요양기관의 보건의료자원 신고를 할 때 전문의 자격 여부도 신고가 되기 때문에 이를 확인할 수 있다"며 "만일 의사인력 현황이 전문의 인력이 없다면 일반의가 개원한 의원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심평원의 요양기관 신고현황 자료를 통해 확인해 본 결과, 일반의원 중에도 '의사 수' 현황에 전문의 인력이 기재된 곳도 많았다. 이를 볼 때 K의원은 일반의가 개원한 곳으로, 성형외과의원이 아니란 점에서 성형수술 쪽으로 특화해 해외진출을 지원하기에는 처음부터 무리였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국내 의료기관의 해외진출 프로젝트 추진시 공모를 통해 지원대상을 선정하고, 선정된 기관에는 인건비와 홍보비, 컨설팅 비용 등을 지원해 주고 있다. 지원대상 선정 과정에서 해외진출 추진 기관의 실적과 전문성 등을 심사한다. K의원의 컨설팅을 맡았던 업체도 이런 점 때문에 해외진출 지원이 힘들 것으로 판단하지 않았을까 싶다.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K의원의 해외진출 관련 컨설팅을 담당했던 업체 관계자는 JTBC와 인터부에서 "2014년 2월 말에 당시 수석님께 전화를 받았고요. 전화 내용은 피부 리프팅을 하는 성형 금실을 개발해서 특허를 가지고 있는 강남의 성형외과를 방문해서 성형외과의 해외 진출 가능성을 좀 검토해 주면 좋겠다라는 그런 내용이었다"며 "강남에 성형외과가 굉장히 밀집되어 있는데 그중에서도 규모가 굉장히 작은 규모의 성형외과였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로컬 중심의 그런 (해외진출 관련)영문자료 하나 없는 수준의 아주 작은 규모의 성형외과여서 굉장히 이상했다"며 "왜 병원은 아직 브로셔도 없고 이렇게 준비가 안 되어 있는데 청와대의 고위직이 직접 이런 데를 가보라고 하실까라는 것이 정말 조금 상식적으로는 잘 이해가 안 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JTBC는 K의원 원장이 지난 7월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외과 외래교수로 위촉됐다고 보도하면서 "K원장이 위촉되는 데 박근혜 대통령의 주치의였던 서창석 원장의 압력이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만일 K원장이 일반의인데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외과의 외래교수로 위촉됐다면 정말 황당한 일"이라고 말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