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퇴진 5대종단 운동본부 발족·발족 선언문
11월 10일 광화문광장에서는 천주교·개신교·불교·원불교·천도교 등 5대 종단 200여 개 단체가 참여한 ‘박근혜퇴진 5대종단 운동본부’의 발족식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발족 선언문을 통해 “국민들과 함께 박근혜 퇴진과 심판, 새누리당 해체를 위한 강력한 공동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박근혜퇴진 5대종단 운동본부'는 현 국정농단 사태의 본질을 "한 개인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저지른 일이 아니며,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을 중심으로 청와대와 정부 관계자, 새누리당 국회의원, 재벌 등이 국가권력을 유린해 총체적 부정을 획책한 사건"으로 규정하고, “현 시국을 타개하기 위해 박근혜 대통령 퇴진 없는 그 어떤 대책도 무의미하다"며, 즉각적인 박근혜 퇴진을 요구했습니다.
또한, 국민의 열망과 의도를 가늠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야당에 대해서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여당에 끌려다니고 문제 해결을 위해 철저히 국민 편에 서지 않은 야당이 또 다시 국민의 뜻에 반해 대통령의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엄히 질책했습니다.
한편, '박근혜퇴진 5대종단 운동본부'는 5개 종단 평신도들을 중심으로 2014년 1월부터 국가기관의 부정 대선 개입을 규탄하는 시국공동행동으로 활동을 시작했으며, 이번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과 비리사태를 맞아 성직자도 참여하는 운동으로 확대했습니다. 11월 11일 저녁 대한문 앞에서의 첫 시국기도회와 11월 19일 5대종단 연합시국기도회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박근혜퇴진 5대종단 운동본부'의 발족 선언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미지 출처 - BBS불교방송
백성을 갈취하는 벼슬아치만이 득실거린다. 백성들의 마음은 날로 더욱 곤궁해져서 들어와서는 생업을 즐길 수 없고 나와서는 몸을 보존할 대책이 없다. 학정은 날로 더해지고 원성은 줄을 이었다. (중략) 나라는 부채가 쌓여 있는데도 갚으려는 생각은 아니하고 교만과 사치와 음탕과 안일로 나날을 지새우면서도 거리낌과 두려움이 없으니 온 나라는 어육이 되고 만백성은 도탄에 빠졌다. - 1894년 3월 20일 동학농민혁명 무장기포 포고문 중에서
지금은 어떻습니까? 권력 집단은 말로만 민생을 외칠 뿐 오로지 극소수의 배만 불리는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재벌, 정치인, 고위관료, 수구언론, 수구종교, 법조계의 곳간은 넘쳐나고 있지만 절대다수의 선량한 사람들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입에 풀칠하기 위해 지친 몸을 이끌고 나선 하루의 끝에서 해고를 당하고, 죽음에 내몰리는 비정규직 노동자들,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젊은이들의 고단한 알바 노동과 구직을 위한 가엾은 삶, 불안에 떨고 있는 실직자와 퇴직자들의 삶의 팍팍함은 개선될 조짐이 없습니다. 또 어쩔 수 없이 자영업을 선택한 이들이 집단적으로 파산하고 가정이 해체되고 있습니다. 중산층이 몰락하고 있습니다. 생명과 생태, 식량자주권을 도외시한 정책으로 인해 우리들의 고향인 농촌은 해체되고 농업은 몰락하고 있습니다. 사회보장망의 사각지대에서 하루하루를 고통스럽게 연명해가는 빈민층은 희망이 없습니다. 부동산 가격과 전월세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으며, 가계부채는 사상 최대치를 연일 갱신하고 있으며, 노인들의 빈곤과 고독은 스스로 목숨을 끊게 만들고 있습니다.
작은 재주로 작은 권리를 남용하는 자들이여! 대중을 어리석다고 속이고 해하지 말라. 대중의 마음을 모으면 하늘 마음이 되며, 대중의 눈을 모으면 하늘 눈이 되며, 대중의 귀를 모으면 하늘 귀가 되며, 대중의 입을 모으면 하늘 입이 되나니, 대중을 어찌 어리석다고 속이고 해하리요. (대종경 인과품 23장)
박근혜 정권 4년은 혼란과 부패, 무능력과 무책임의 연속이었습니다. 국가기관의 불법 부정 대선개입으로 출발한 정권은, 세월호 참사, 메르스 사태, 역사교과서 국정화, 일본군 ‘위안부’ 합의, 노동법 개악, 백남기농민 살해 등을 거쳐 대한민국 헌정사에 다시없을 끔찍한 일마저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박근혜정권은 국정의 권리를 자격이 없는 측근들에게 넘겨줬고, 국가의 중요 결정에 개입할 수 있도록 열어주었습니다. 대한민국의 헌법은 부정되었으며, 국민들은 조롱당했습니다.
국정농단 및 권력형 비리 사태가 터져 나오자 박근혜는 대국민 사과와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지만 이번 사태의 본질은 조금도 해명하지 않았으며, 제대로 된 사과로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자신의 잘못은 오로지 ‘순수한 마음’에서 벌어진 실수로 축소시켰으며, 모든 부정은 ‘특정 개인이 이권을 챙기고, 여러 위법 행위’를 저지른 사태로 떠넘겨 버렸습니다. 게다가 안보와 경제를 이유로 ‘국정은 한시라도 중단돼선 안 된다.’며 으름장까지 놓고 있습니다.
국가의 안보도 마찬가지 상황입니다. 유일하게 지속되던 남북교류 통로였던 개성공단을 느닷없이 폐쇄시키더니 갑작스런 사드 배치를 발표해 동북아 평화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습니다. 또 남북문제에서 중요한 돌파구로 꼽았던 6자 회담도 포기해 버렸으며, 북한 주민을 향해 ‘남한으로 오라’는 도발까지 했습니다. ‘통일대박’을 외치던 박근혜는 남북의 평화만이 아니라 동북아의 평화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정치권력이란 국민대중의 권력을 선택적으로 정부에 위임한 것이며, 위임받은 정부는 항상 국민의 뜻을 살펴 본연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 불교의 ‘민주’이고 ‘정법’이다. - 불교 시국 선언문 중에서
새누리당도 책임을 피할 수 없습니다. 새누리당은 박근혜를 후보로 냈고, 당선시켰으며, 집권여당으로 행세해왔습니다. 박근혜를 최선두에서 비호해 왔으며, 작금의 국정농단의 사태에도 불구하고 정권 유지에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국정농단 사태의 본질은 한 개인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저지른 일이 아닙니다. 박근혜와 최순실을 중심으로 청와대관계자, 정부관계자, 새누리당 정치인, 재벌 등이 국가권력을 유린해 임기 내내 총체적인 부정을 획책해온 사건입니다.
그럼에도 새누리당의 주요 인물들은 최순실에 대해 몰랐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집권 초기부터 청와대는 십상시, 문고리 3인방 등 논란을 일으켜 왔습니다. 근접거리에 있던 새누리당 정치인들이 ‘몰랐다’고 하는 것은 믿기 어려운 말입니다. 새누리당은 국정농단의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국회를 통해 박근혜정권을 견제하기 보다는 청와대의 하수인임을 자처해 왔기 때문입니다. 국정농단 사태의 책임은 박근혜만이 아니라 새누리당에게도 있다는 것을 명백히 선언합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주권은 국민에게 있지 청와대와 집권여당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제 박근혜와 정부, 새누리당, 재벌 등 모든 관련자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이 일을 박근혜의 하수인인 현 검찰이 수행할 수 없습니다. 이를 위해 특별법을 통한 특별검사제를 즉각 실시해야 합니다. 철저한 조사를 통해 엄중한 처벌을 해야 합니다.
한편 야당들도 깊이 반성하고 달라져야 합니다. 박근혜정권 4년 동안 나라가 이 지경이 될 때까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정부여당에 끌려 다니고,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위해 철저히 국민 편에 서서 행동하지 않았습니다. 국민을 위해 투쟁하지 않는 야당 또한 국민이 용서하지 않을 것임을 경고합니다.
박근혜는 즉각 자리에서 물러나야 합니다.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은 즉각 석고대죄하고 공범 새누리당을 해체해야 합니다. 이러한 우리의 정당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 일어날 모든 일에 대해 그 책임이 박근혜와 새누리당 정권에 있음을 엄중히 경고하는 바입니다. 그때에 우리는 우리의 주권을 찾기 위하여 강도 높은 행동에 나설 것임을 밝혀두는 바입니다.
“내가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이 일의 책임은 다 이 세대에게 돌아갈 것이다”(마태복음 23장 36절)
우리 5대종단 종교인들은 불의가 판을 치는 시대를 끝내야 한다는 소명으로 뜻을 같이 합니다. 불의에 대한 저항은 우리 믿음의 핵심이요, 정의를 바로 세움은 우리의 기쁨입니다. 우리는 오늘 우리의 선언이 앞으로 5대종단 평신도와 성직자들의 대규모적인 합류와 행동으로 이어질 것으로 믿습니다. 또한 종교를 떠나 일반 시민들이 앞으로 뜻을 같이하는 선언과 행동에 함께 할 것임을 굳게 믿습니다.
우리는 다음을 요구합니다.
하나, 우리는 국정농단 사태를 일으킨 박근혜의 즉각적인 퇴진을 주장한다. 박근혜는 국정 수행 능력이 없음이 밝혀졌으며, 이번 국정농단 사태를 통해 자격도 없음이 증명되었다. 능력도 자격도 없는 박근혜는 즉각 물러나 본인이 저지른 죄에 대해 심판을 받아야 한다.
하나, 우리는 국정농단 사태의 책임을 물어 공범 새누리당의 해체를 주장한다. 국정농단과 국정혼란의 책임은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에게 있기 때문이다.
하나, 우리 종교인들은 오늘의 선언 이후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통해 앞으로 결연한 행동에 나설 것임을 밝힌다. 박근혜퇴진, 새누리당 해체를 외치는 국민들과 함께 강력한 공동행동에 나설 것임을 밝힌다.
박근혜는 즉각 퇴진하라!
새누리당 해체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