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비즈니스 정석, "한국에서 통했어?"
불탄의 마켓ing/Planning Strategy : 2009. 11. 21. 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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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얼마나 특별한 마케팅환경을 가지고 있는 나라일까? 내노라 하는 세계의 1등기업들이 그동안 시장에서 쌓아왔던 경험과 노하우를 의심의 여지없이 발휘하면서 성공가도를 달리다가도 왜 한국시장에서는 맥을 못추고 도망을 가는 걸까?
한국이라는 특수한 시장은 글로벌기업들이 쌓아올린 마케팅 법칙이 통용되지 않는 곳일까? 아니면 대한민국 시장을 얻기 위해서는 하나의 개별적인 특수시장으로 인정해야 되는 걸까?
세계경제는 급속하게 변하고 있습니다. 그 이면에는 개방과 개혁, 그리고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정세가 어제와는 다른 오늘을 강요하고 있다는 것을 무시할 수는 없을 테지요.
세계경제가 그러하듯 우리나라도 1996년의 무역장벽 해체 후 벌써 13년이란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러는 동안에도 우리나라의 소비시장에 겁없이 덤벼 들었다가 견뎌내지 못한 채 철수를 하게 된 글로벌기업들도 부지기수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국내시장에 적응하지 못하고 쫓겨난 기업의 면면을 살펴보면 세계를 이끌어가는 대표적인 기업들이 태반이었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흥미롭습니다.
라파즈그룹 - 글로벌 건축자재 세계 랭킹 1위
라파즈그룹은 지난 2000년 부도난 한라시멘트를 2억 달러(약 2260억원·지분 71.5%)에 매입을 하여 지금까지 국내에서 영업을 진행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영업적자가 확대되는 등 실적이 부진하여 한라시멘트 지분에 대한 매각을 단행하려는 움직임도 보였었습니다. 벌써 4년째 내리 영업 적자를 기록 중이며 올 상반기에만 98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과 맞물려 라파즈그룹의 현금유동성 문제가 불거지자 한국 공장에 대한 매각 가능성이 제기되었지만 푸셔코스 사장은 경영상황을 낙관적으로 보면서 기우였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씁쓸한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다는 것은... 그런 속삭임도 그리 오래 갈 것 같지 않다는 느낌 때문입니다.
공룡유통 월마트와 까르푸의 참패
'월마트'와 '까르푸'는 세계를 대표하는 유통의 공룡기업입니다.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1998년 IMF 상황에 놓은 우리나라 유통시장을 단숨에 집어삼키려 했었습니다. 그러나 얼마 가지 않아 두손과 두발을 모두 드는 것도 부족해 거품까지 물고 철수를 해야 했지요. 토종업체와의 경쟁에서 그야 말로 '완패'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같은 결과를 초래하였던 원인은 어디에 있었을까요? 그것은 바로 한국 소비자들의 심리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시쳇말로 지랄염병을 떨었기 때문입니다.
유통기업 세계 랭킹 1위의 월마트. 1998년, IMF 위기상황의 대한민국.
그러나 꼭 8년이 지난 2006년에는 알토란 같은 국내 유통시장의 인프라를 신세계 유통망에 넘겨야 하는 수모를 남기고 보따리를 싸야만 했었습니다.
그나마 월마트의 입장에서 다행이라고, 혹은 덜 창피하다 할 수 있는 것은 같은 해에 세계 4위에 랭크되어 있던 까르푸 또한 한국 진출 10년만에 이랜드에 매장을 넘겨주고 도망치듯 쫓겨나야 했다는 것입니다. 훨마트 입장에서는 그나마 위안을 삼을 수 있지 않았을까 싶더랍니다.
그리고......, '한국은 글로벌 브랜드의 무덤이다' 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한 것도 아마 이 무렵부터였을 것입니다. 거기에 멋지게 덧붙였던 말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한국에서 통하면 세계 어느 곳에서도 통한다"는 말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코카콜라의 탄식과 눈물
미국의 자존심인 코카콜라도 유독 한국시장에서만은 고전을 면치 못하다가 결국 두 손을 들고 말았습니다.
콜라 원액을 판매하는 한국코카콜라(CCKC)는 1997년 두산, 우성식품, 호남식품 등 3개사가 나눠 하던 보틀링 사업을 1조2,000억 원에 인수한 뒤 한국코카콜라보틀링을 설립했지만 이듬해인 1998년에 호주 최대 음료업체인 코카콜라 아마틸(CCA)에 전체 100%의 지분을 매각하고 손을 털어야 했습니다.
코카콜라 아마틸 역시 독극물 사건과 유해성 논란과 같은 악재가 연이어 터지게 되면서 2003년부터는 적자를 기록하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다가 급기야 2007년에는 음료시장 1위 자리를 롯데칠성 사이다에 내어주게 되었습니다.
결국 투자 대비 수익성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게 되자 보틀링 지분 매각에 나섰고, 2007년 LG생활건강이 3853억원에 인수를 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