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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일 조선일보는 국정 역사교과서 추진에 제동이 걸린 것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습니다. 특히 사설에서는 이번 국정 역사교과서가 박정희에 대해서는 “과오도 서술”한 반면 “김영삼·김대중·노무현·이명박 대통령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면에 대한 언급 없이 치적만 기술”했기에 ‘박정희 미화’ 의도가 없다고 ‘투덜’댔습니다.


반면 기존 검정교과서는 다른 대통령들 사진은 ‘활짝 웃는 모습’을 여러 장 써 놓고 박정희 사진은 “5·16 군사정변” 당시의 것을 한 장만 사용했다며 ‘공정하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것만 믿는 조선일보답네요.


민언련의 오늘의 유감 보도 - ‘좌편향’ 검정교과서가 박정희에게 불공정했다는 조선


△ 왜 독재자 박정희를 전 대통령들과 ‘동등하게’ 취급하지 않냐고 따지는 조선일보 2016. 12. 2


국정 역사교과서 추진에 제동이 걸린 것이 조선일보는 영 마음에 들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박정희를 미화한 것도 아니라며, 그럼 기존 좌편향 검정 교과서로 계속 수업을 해야 하냐’는 거죠. 


이런 문제의식은 "주체사상 넣고, 천안함 빼고…좌편향 검정교과서 계속 써야하나"(2016. 12. 2)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좌편향 논란이 있는 기존 검정 교과서를 그대로 쓸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학부모와 교육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물론 ‘한 쪽 당 1.5건의 오류가 발견되는 교과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해당 기사 어디에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같은 지면의 "국정 교과서 좋다는 사람도 많은데 반대 분위기에 묻혀"(2016. 12. 2)에서는 박성민 교육부 역사교육정상화추진단 부단장을 인터뷰했습니다. 박 부단장은 “국정 역사 교과서 내용을 검토해보고 좋다는 사람도 많다”, “그런데 과격 반대론자들이 말도 꺼내지 못하게 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왜 국정교과서가 비판을 많이 받나”는 질문에 대해서는 “국정교과서가 좋은 평가를 받을까봐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기존에 자기네가 질 낮은 교과서 이용해 잘못된 교육을 계속 해왔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니까 그게 싫은 거다”라고 답했습니다.


반면 국정 역사교과서 오류를 다룬 보도 "함무라비 법전·안중근 자서전 등도 오류 지적"(2016. 12. 2)은 해당 지면 하단에 작게 배치했는데요. 이 기사조차 교육부에 접수된 민원 중 상당수가 ‘대한민국 수립’을 지적한 것인데, 이건 오류가 아니라는 교육부 관계자의 발언을 소개하며 마무리됩니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중학교 교장을 소집해 내년 1학년 과정에 역사과정을 편성하지 않는 방식의 ‘국정교과서 보이콧’을 시도한 것에 대해서는 "조희연 서울교육감 18개 중학교 교장 불러 국정교과서 쓰지 말라 교육부 불법 엄정 대응"(2016 12. 2)을 통해 “교육부가 진보 교육감들의 월권만은 용납할 수 없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조선일보의 현 상황에 대한 불만은 "사설 / 조희연 서울교육감 18개 중학교 교장 불러 국정교과서 쓰지 말라 교육부 불법 엄정 대응"(2016. 12. 2)에서 절정에 달합니다. 핵심은 “검토본에서 1960~70년대 서술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박정희만을 특별히 미화했다고 보기는 어렵”고 “과오도 서술”한 반면 “김영삼·김대중·노무현·이명박 대통령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면에 대한 언급 없이 치적만 기술”했다는 겁니다. 전체 교과서 분량이 줄어든 상황에서 민주화운동에 대한 서술은 대폭 줄었는데, 박정희와 관련한 서술은 늘어났고, 그 와중 5·16군사 쿠데타 사진 등이 빠졌습니다. 이게 ‘자연스러운 일’이라니, 지나가는 개가 웃을 일입니다.


심지어 조선일보는 “현재 상당수 고교가 쓰고 있는 한 검정 교과서”에 실린 박정희의 유일한 사진이 “5·16 군사정변 때 군복에 선글라스 끼고 서울 시청 앞에 서 있는 모습”인데 “다른 어느 대통령 사진은 민주화 운동 때나 남북정상회담 때의 활짝 웃는 모습 등 4장이 실렸다”며 이게 “공정하고 균형 있는 서술”이냐고 되물었습니다. 독재자와 그 이후의 김영삼·김대중·노무현·이명박 대통령을 ‘동등하게 취급’해달라니, 정말 파렴치하군요.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