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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1일, 박근혜 게이트를 수사했던 검찰은 지금껏 의혹으로 치부되어 왔던 각종 의혹들에 대해 최종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시쳇말로 '창고대방출'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수석의 다이어리와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의 통화녹음파일 덕분이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17권 분량의 안종범 다이어리 빼곡히 적혀있는 박근혜 지시사항, 총 236개의 녹음 파일 중 최순실과의 통화가 11개나 담겨 있는 정호성의 통화녹음파일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모를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미지 출처 - YTN


안종범 다이어리 17권에 빼곡히 담겨 있는 박근혜 지시사항


검찰은 지난 10월 29일과 11월 16일에 있었던 안종범의 주거지 및 청와대 압수수색을 통해 임의제출 받았던 다이어리(총 17권, 510쪽 분량)를 통해 앞쪽에 기재된 청와대 수석비서관의 티타임 등 일상적인 회의내용과 뒤쪽에 기재된 박근혜 지시사항을 확인했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안종범은 해당 다이어리에 날짜 기재와 함께 박근혜의 지시사항까지 상세히 적어왔다고.


이에 검찰은 박근혜의 지시사항에 해당하는 부분을 주요 증거물로 판단했다면서 본인이 직접 작성한 것이 맞다는 안종범의 진술과 청와대 회의내용 및 박근혜 지시사항이 일치하고 있음을 지적했습니다.


확보된 정호성 녹음파일 236개 중 11개는 최순실과의 통화 내용


검찰이 정호성의 통화 녹음파일을 확보한 것은 지난 10월 29일에 있었던 정호성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한 것이었습니다. 당시 검찰은 모바일 기기 총 9대를 확보했으며, 검찰 특별수사본부에서는 단 두 명의 수사관만이 해당 녹음파일을 들어봤을 정도로 보안에 극도의 신경을 썼다고.


검찰에 따르면, 정호성의 녹음파일은 총 236개로서 이 중 224개 35시간 분량은 박근혜의 대통령 취임 전이었으며, 취임 후의 녹음파일은 12개 28분 분량이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박근혜 취임 전 파일 중 3개에서 정호성과 최순실의 대화가 총 47분 정도 나오는데, 박근혜와 최순실 그리고 정호성이 대통령 취임사를 준비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고 하더랍니다.


그런데 대통령 취임 이후의 12개 녹음파일 중 8개에는 최순실과 정호성의 대화가 담겨 있었으며, 주된 내용이 정호성으로 국정문건을 넘겨받은 최순실이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는 것이 주를 이뤘다고 하니 기함할 수밖에요. 더군다나 대화 내용 상에서의 정호성은 최순실의 의견을 일방적으로 단순히 청취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었다지요? 그동안 말만 무성했던 "10분만 들어도 대통령의 무능에 화가 나고 감정조절이 안 된다"는 검찰 내부자들의 격앙된 반응이 왜 발생되었는지 십분 이해되는 순간입니다.


국정문건의 유출 경로와 범죄의 규모


국정문건의 유출은 정호성과 최순실에 의해 자행되었습니다. 지메일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공유한 두 사람이 수시로 의견 교환을 통해 이뤄진 조직적 범죄 행위였습니다. 즉, 지메일을 통해 정호성이 국정문건을 발송하고 최순실의 휴대폰에 이를 문자로 통보하는 방식을 취했던 것입니다. 밝혀진 것만으로도 대선을 치르기 전이었던 2012년 11월 20일부터 2014년 12월 9일까지 237회에 달했다고 하니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힐 지경이더이다.


뿐만 아니라 박근혜가 대통령으로 취임한 후인 2013년 2월부터 2014년 12월까지만 해도 정호성과 최순실은 총 895회 통화와 1,197회의 문자를 주고 받았다고 하니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 싶더랍니다. 그것도 박근혜 정권 초기의 초대 장·차관이나 감사원장 등과 같은 고위급 공무원에 대한 인사나 외교안보 관련 기밀문건, 대통령의 일정표 및 국가정책추진계획 등이 총망라된 180여 건의 국정문건이었다는데.


물론 JTBC가 제출한 태블릿PC에서도 최순실에게 넘어간 50건의 문건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TV조선 역시 5건의 국정문건 유출 자료를 제출한 바 있다는 것을 차치하고서라도.


촛불과 국회의 역할


이미지 출처 - 레디앙


얼마 전까지 언론매체라고 하기엔 너무나 부끄러운 조중동문과 그들의 종편채널까지 포함한 수꼴 지라시들은 오로지 박근혜 감싸기에 혈안인 채로 최순실을 비롯한 국정농단의 비선세력들에게만 비난의 촛점을 맞췄습니다. 어느 정부에서나 측근의 비리는 있었다는 물타기, 또는 양비론과 함께 정치혐오 쪽으로 몰고 싶었던 게지요. 허나, 이처럼 무능력하고 무기력한 국가 지도자를 맞닥뜨려야 하는 국민들의 상실감을 채우기에는 한없이 군색한 프레임일 수밖에 없습니다.


친일과 매국을 기반으로 탄생한 이 땅의 기득권 세력은 앞으로 엄청난 재벌 자본과 관제 언론, 북한팔이 정치력을 앞세워 민중 억압에 총력을 다해 올 것입니다. 어쩌면 죽느냐 죽이느냐의 처절한 싸움으로까지 확대될 지 모를 일입니다. 왜냐하면, 해방 이후 2016년의 오늘처럼 95%의 민중이 일어선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애들도 알고, 어르신들도 알고 있는 불평등, 부조화, 양극화의 임계점이 바로 오늘인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촛불의 광장민주주의와 국회의 대의민주주의가 정말로 하나가 되어야만 하는 이유입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