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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비망록 파장이 사법부에도 미치고 있습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공무원노조) 법원본부는 12월13일 코트넷(사법부내부통신망)을 통해 비망록 속 법원관련 공작정치 내용을 정밀 분석, 이를 공개했습니다.


공무원노조가 고 김영한 민정수석 비망록을 분석한 결과는 충격적입니다. 대법관 임명부터 조직운영, 재판에 대한 압력까지 사법권 독립을 침해한 정황들이 다수 발견되었기 때문입니다.


공무원노조는 비망록 내용 중 “법무부 짠 대로 진행되는 인상”, “추천위를 통해서 추진”, “결국 사람이 문제 이번 기회 놓치면 검찰 몫은 향후 구득 난망” 등과 전체적인 메모의 흐름을 통해서 청와대가 잠재적 후보자들의 의사를 타진하고 검증하는 역할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2015년, 검찰 출신 대법관을 만들고자 했던 청와대의 시도가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입니다.


▲ 공무원노조 법원본부는 13일 고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비망록 중 사법권 침해와 관련된 내용을 분석해 공개했다 - 공무원U신문


2014년 9월6일의 기록은 “법원 지나치게 강대, 공룡화...견제수단 생길 때마다 다 찾아서 길을 들이도록 (상고법원, or) 다 찾아서” 등의 내용도 들어있습니다. 공무원노조는 “개별 법관의 판결에 대한 대응으로, 법원 전체의 숙원사업인 상고법원(법원조직법) 설치 등을 이용하여 법원 지도층을 길들이거나 거래하려는 방안이 시도되었다”면서 “헌법이 규정한 3권 분립에 대한 이 정권의 천박한 이해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사법권 독립을 침해한 현 상황에 대해서도 수세적인 대응만을 하고 있는 법원을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공무원노조 는 “법원행정처장은 법원이 외부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았다는 취지의 여러 의혹제기가 있지만 모두 근거 없는 억측이라고 주장했다”면서 “법원이 지금 해야 할 일은 사법권 독립을 훼손하는 세력에게 저항하고, 강력하게 규탄하는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습니다.


공무원노조 법원본부가 고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비망록 중 사법권 침해와 관련된 내용을 분석, 공개하면서 발표한 성명서 전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비망록의 진실 그것이 알고 싶다


지난 금요일 국회는 헌법 상 요건인 국회재적의원 3분의 2가 훨씬 넘는 234명의 찬성으로 대한민국 제19대 대통령 박근혜에 대한 탄핵소추를 의결하였다. 헌법재판소는 같은 날 탄핵소추서가 접수되자마자 탄핵심판 가부를 결정을 위한 준비작업을 진행 중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그 비선실세들, 이에 조력한 부역자들은 본인들이 가진 권력을 주체하지 못하고 휴대폰, 수첩, 테블릿PC 등 수많은 범죄의 증거물을 흘리고 다녔고, 그 증거물 속 국정농단의 내용이 수사와 취재를 통해 속속들이 밝혀지고 있다.


진실을 알아버린 국민들은 ‘이게 나라냐’라는 탄식과 ‘범죄자를 뽑았다’는 자책 속에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주말마다 광장으로 달려 나가고 있다. 잠자고 있다가 밝혀진 진실과 현실 인식이 없는 대통령과 그 부역자들의 발언을 불쏘시게 삼아 촛불은 계속 타오르고 있다.


얼마 전 2014. 1.부터 2015. 1.까지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을 지낸 고 김영한씨의 재직시절 업무수첩이 미망인을 통해 비망록이라는 이름으로 공개되었다. 비망록 속에는 박근혜 대통령과 김기춘 비서실장의 지시사항 등이 적혀 있고,  그 내용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입법, 행정, 사법, 시민 등을 대상으로 한 공작정치의 민낯을 보여주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본부장 김창호)는 비망록 속 법원 관련 공작정치의 내용을 분석하여 아래와 같이 공개한다.


법원행정처장은 법관들만을 대상으로 한 코트넷 게시글을 통하여 “해당 비망록의 일부 문구에 기초해 ‘법원 길들이기’가 이뤄졌다거나 그 밖에 법원이 외부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았다는 취지의 여러 의혹 제기가 있지만 모두 근거 없는 억측에 불과하다. 사법부 독립의 원칙에 조그마한 의심이라도 일으키게 된다면 결과적으로 재판의 신뢰에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까 우려되는 마음이다”라고 했다.


하지만 40년 넘게 정권 또는 정치의 핵심에서 공작정치의 달인이라고 일컬어지는 김기춘 비서실장이 이끄는 청와대에서 재직한 민정수석비서관이 메모한 내용이 전혀 실행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믿는 국민이 과연 몇 명이 되겠는가.


사법권 독립에 대한 국민들의 믿음은 우려를 표명하는 것으로 지켜낼 수 없다. 비망록 속의 내용이 단지 억측에 불과하다면, 법원이 지금 해야 할 일은 사법권 독립을 훼손하는 세력에게 저항하고, 강력하게 규탄하는 것이다.


대법원은 법관들에게 내부적으로 해명하는 것으로 이 문제를 비껴가려고 할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전체 국민들에게 이와 관련한 진실을 숨김없이 공개해야 한다. 그것만이 사법부에 대한 신뢰를 지키고 민주주의에 대한 5천만 국민의 열망에 부응하는 유일한 길일 것이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