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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14일,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은 "2016년 ‘올해의 좋은 보도상’을 발표하면서 '올해의 좋은 방송보도상'에 JTBC '최순실 게이트' 특별취재팀(손용석·서복현·심수미·김태영·박병현·김필준 기자)의 '최순실 게이트' 관련 보도를 선정했다고 밝혔습니다. JTBC가 ‘최순실-박근혜 국정파탄’의 진상을 드러내는데 절대적인 공헌을 했기 때문인데요, 이에 대한 민언련의 선정 사유 요약과 세부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선정 사유 요약


2016년 12월 현재, 박근혜는 국민적인 퇴진 요구, 국회의 탄핵 표결, 특별검사 및 국정조사에 직면해있다. 어떤 방식으로든 박근혜는 역사상 초유의 불명예 퇴진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퇴진 후 법적 처벌도 예상된다. 이 모든 사태는 지난 10월 24일 JTBC의 ‘최순실 PC 단독보도’에서 비롯됐다.


JTBC는 권력형 비리였던 ‘최순실 게이트’ 사건의 전모가 박근혜 지시 하에 이뤄진 전방위적 국정농단임을 결정적인 증거로 보여줬다. JTBC는 ‘최순실 PC’ 보도 이후에도 박근혜 측의 사과와 해명을 치밀하게 반박하며 국민에게 사실을 전달했고 ‘박근혜 비선진료’ 정황도 선도적으로 보도했다.


JTBC 보도로 박근혜의 ‘국정파탄’ 사실을 알게 된 국민은 ‘200만 퇴진 시위’로 탄핵 정국을 이끌어냈다. JTBC는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킨다는 기본적 역할은 물론, 권력의 치부를 드러내는 데 주저함이 없는 저널리즘 정신을 몸소 보여줬다.


이에 민주언론시민연합은 JTBC ‘최순실 게이트’ 특별취재팀의 '최순실 게이트' 관련 보도를 관련 보도를 2016년 ‘올해의 좋은 보도’로 방송 부문에 선정했다.


※ 세부 내용

 

6주째 100만 시민이 거리로 나와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며 결국 탄핵 표결 직전까지 이른 12월 현재, 이 민주주의의 향연은 JTBC 보도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한겨레가 9월, K스포츠재단 비리를 단독보도하면서 ‘최순실’이라는 이름을 공개했지만 ‘권력형 비리’에서 더 이상의 진전이 어려워 상황은 정체되어 있었다. 정부와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주요 의혹 당사자들은 침묵했다. 핵심 인물인 최순실 일당은 독일 등 해외로 도피했다. 급기야 박근혜는 ‘최순실 게이트 정국’을 수습하기 위해 10월 24일 ‘개헌 카드’를 꺼내들었다. 놀랍게도 사태는 바로 이날부터 급진전되었다.


JTBC가 ‘최순실 PC’를 단독 보도하며 ‘권력형 비리’를 ‘국정파탄’으로 전환시킨 것이다. JTBC는 이날부터 최순실-박근혜로 이어지는 청와대 문건 유출은 물론, 전방위적 정부 인사 개입, 차움 병원 등 비선진료 의혹까지 각종 국정파탄 정황을 선도적으로 보도했다. 또한 박근혜 측에서 해명과 사과가 나올 때마다 그 속내와 정략적 의도를 간파해주는 JTBC 보도는 국민으로 하여금 진실이 무엇인지 가늠하게 해주었다. 우리 사회는 역사상 처음으로 ‘감시견’이라는 언론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목도하고 있다. 바로 이 민주주의적 가치의 관점에서 JTBC의 보도는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


‘최순실PC 보도’, 국민 민의 배신감을 자극했다


19일 JTBC가 “회장(최순실)이 제일 좋아하는 건 연설문 고치는 일”이라는 고영태 씨 증언을 보도하자 이원종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은 “봉건시대에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전면 부인했다. 5일 후인 24일, JTBC는 돌이킬 수 없는 증거를 내밀었다. 이제는 전설처럼 회자되는 “'최순실, 대통령 연설문 수정' 파문(2016. 10. 24) 등 13건의 ‘최순실 PC 단독보도’를 낸 것이다. 이 보도로 인해 청와대가 정상회담 연설문부터 극비 외교문서까지 최순실 씨에게 유출한 사실이 드러났고 최 씨가 수정한 흔적까지 나왔다. 박근혜는 이례적으로 하루 만에 일부 사실을 인정하고 대국민 사과를 했지만 성난 민심을 자극할 뿐이었다. 이원종 전 비서실장의 ‘봉건시대’ 발언이 새빨간 거짓말이라는 사실과 ‘청와대 보좌진이 완비될 때까지 최 씨에게 도움을 받았다’는 박근혜의 황당한 해명은 국민의 배신감을 자극했다. JTBC 보도 이후 TV조선을 필두로 타 매체의 국정파탄 보도도 이어졌다. JTBC가 쏘아올린 ‘최순실 PC’가 ‘국정파탄 사태’의 포문을 연 것이다.


△ 청와대의 ‘검은 속내’도 꾸준히 파헤친 JTBC - 민언련


끈질긴 ‘청와대 큰 그림’ 추적…청와대의 검은 속내 드러내


JTBC의 활약은 비단 사태의 발단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았다. ‘최순실 PC’ 이후에도 JTBC의 활약은 이어졌다. 25일 TV조선의 ‘최순실 의상실 영상’ 공개 이후 수많은 단독 보도가 쏟아졌으나 박근혜 입장 표명 뒤에 숨겨진 ‘검은 속내’를 간파해준 것은 JTBC뿐이었다.


박근혜 수사에 주저하던 청와대와 여당은 11월 3일 갑작스레 수사 수용을 시사했고 4일 곧바로 박근혜 2차 담화로 수사 의지를 밝혔다. 이때 박근혜의 ‘수사 수용’에 합리적 의심을 제시한 방송사는 JTBC뿐이다. JTBC "인사강행→수사자청…시나리오 따랐나?"(2016. 11. 4)는 “누군가 잘 짜여진 시나리오에 따라서 지휘를 하기라도 하듯이 일사불란”하다고 지적하면서 '28일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의 박 대통령 독대 후 수석비서관 전원 사표', '최순실 씨 돌연 입국 및 검찰 출석', '김병준 총리 내정, 안종범 전 수석 ‘대통령 지시’ 진술 등 일련의 사태에 주목했다. 이에 “지난 3년여 동안 고위 공무원들의 비호 아래 소리 없이 진행된 최순실 씨의 국정 농단은 이처럼 불과 일주일 만에,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정리가 돼버렸습니다”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JTBC가 의심한대로 박근혜는 약속을 뒤집고 수사를 거부한 채 ‘버티기’에 돌입했다.


11월 29일 나온 3차 담화에서도 JTBC는 강경하게 박근혜의 ‘정략적 의도’를 논파했다. JTBC "물밑에선…수상했던 3일"(2016. 11. 29)은 “박 대통령은 최근까지도 헌법에 위배된다며 임기단축이나 하야엔 부정적 입장이었던 것으로 파악돼 왔습니다. 그러나 어제와 그제, 친박 핵심 그룹과 국회 각계 인사 사이에서 명예퇴진론이 제기되면서, 탄핵 국면을 반전시키려는 막판 시나리오라는 분석”이라며 박근혜의 ‘각본’을 짚어줬다. JTBC "임기단축? 하야‧탄핵뿐인데…"(2016. 11. 29)는 “본인의 비리 혐의로 사임하는 대통령을 위해서 헌법을 고치는 것도 어불성설”, “대통령이 법적 근거도 없는 제안을 내놓으면서, 혼란을 키우고 시간을 벌겠다는 게 아니냐는 지적” 등 3차 담화 행간에서 읽힌 박근혜의 ‘개헌 전략’도 일축했다. 당시 KBS‧MBC는 박근혜 담화를 받아쓰기만 했고 TV조선은 ‘개헌론’에 군불을 떼는 등 타사 보도는 총체적 난국이었다. JTBC만이 박근혜의 ‘큰 그림’을 추적해 그 민낯을 드러낸 것이다.


TV조선도 잘했다? TV조선은 그대로다!


‘국정파탄’ 사태는 언론이 권력의 치부를 드러낸 역사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탄핵으로 이어진 정국의 ‘결정적 한방’은 JTBC에서 나왔지만 다른 방송사들의 쏟아지는 특종에도 찬사가 이어졌다. 특히 TV조선은 ‘최순실 의상실 영상’과 ‘김영한 전 민정수석 비망록’ 등으로 ‘상왕’ 노릇을 한 최순실 씨의 전횡을 알렸고 의혹에서 멀어져 있던 김기춘 전 비서실장을 다시 불러왔다. 이에 TV조선에 대한 재평가의 목소리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TV조선의 과거 행적을 잊어서는 안 된다.


TV조선은 2011년 개국 당시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을 초대해 ‘형광등 100개를 켜놓은 듯한 아우라’라는 초유의 ‘찬양 방송’을 탄생시켰고 ‘한일 위안부 합의’ 옹호, 백남기 농민 부검 옹호, 사드 배치 반대 시위에 대한 ‘외부 세력 개입론’ 등 박근혜 정부를 비호하는 데 일등 공신이었다. 7월에는 미르재단 비리 의혹을 먼저 보도하고도 청와대와 자매사 조선일보의 알력다툼이 벌어지자 묵언에 돌입하여 ‘국정파탄 사태’의 시계를 늦추기도 했다.


‘국정파탄’ 사태 이후에도 TV조선은 노골적으로 ‘보수 재집권’을 겨냥하고 있다. TV조선은 여당이 ‘거국중립내각’을 야당에 역제안 한 10월 30일부터 야당을 비난 대상으로 삼았다. TV조선 '앵커칼럼'(2016. 12. 1)은 야당을 ‘골대 옮기기’, ‘죄수의 딜레마’라며 조롱했다. 이는 박근혜에게 스스로 검찰에 출두하고 대통령직을 사임해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시간을 주려던 야당의 의도를 왜곡한 것이며 3차 담화까지 국민을 속인 박근혜의 ‘큰 그림’을 은폐한 것이다. 11월부터 계속 이어지고 있는 ‘반기문 띄우기’ 보도는 TV조선의 속내를 짐작케 한다. 이는 앞서 설명했듯 처음부터 끝까지 박근혜의 책임 회피를 지적한 JTBC와 대조적이다.


JTBC가 시작해 JTBC가 끝을 본 ‘국정파탄’, 민주주의를 되새겼다


JTBC는 11월 7일 ‘최순실 사단 입성한 청와대 뉴미디어실의 극우 글 유포’, 11월 8일 ‘김영재 성형외과 등 대통령 비선진료 의혹’, 11월 15일 ‘세월호 참사 당시 보수 단체로 여론 조작 지시한 민정수석실 문건’ 등 주요한 사안마다 핵심적인 사실을 먼저 보도했다. 이 시기를 전후한 11월 12일, 3차 범국민행동에는 역사상 처음으로 100만 시민이 광장으로 나와 ‘박근혜 즉각 퇴진’을 촉구했다.


시민들은 6차까지 이어진 범국민행동에서 늘 JTBC 취재진에 “JTBC 파이팅”, “JTBC 힘내라”를 외치고 있는 것과 달리 KBS‧MBC‧YTN 등 타 매체에는 “차 빼라”, “카메라 끄라”며 항의하고 있다. 이미 시민들이 JTBC의 공로를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 모습은 여러 의미를 내포한다. 시민들은 처음으로 언론의 본 모습을 목격했으며 이에 크게 환호했고 민주적 권리를 되찾기 위해 2달 간 거리로 나오고 있다. JTBC 보도로 인해 그간 무관심했던 정치가 사실 우리의 삶 곳곳을 지배하는 권력의 결과임을 몸소 느끼게 됐다. 집회 현장에서 JTBC 기자들이 받는 환대는 언론이 지키고 기여하는 민주주의의 가치를 되새기고 있다. 이에 민주언론시민연합은 JTBC 특별취재팀의 '최순실 게이트' 관련 보도를 2016년 ‘올해의 좋은 보도’ 방송 부문에 선정했다.


한편, 민언련 ‘올해의 좋은 보도’ 신문 보도 부문은 한겨레의 ‘최순실 게이트’ 관련 보도(김의겸 선임기자·류이근·송호진·하어영·방준호 기자)가 선정되었습니다. 온라인 보도 부문은 선정하지 않았는데요, 이는 민언련이 ‘이달의 좋은 보도’ 온라인 보도 부문을 선정한 것이 2016년 5월부터여서 2016년 1년간의 보도를 총망라하지 못했다고 판단해서입니다.


시상식은 12월 16일(금) 오후 7시 공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이며 관심 있는 분들의 참여는 누구나 가능하다고 민언련은 밝혔습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