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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 만하면 ‘개헌 몰이’…KBS의 속내는?

- 민주언론시민연합 '어제 방송뉴스' 2016. 12. 14


TV조선이 ‘야권 갈라치기’와 ‘야권 때리기’에 선두주자라면 ‘개헌몰이’는 단연 KBS가 압권입니다. KBS는 탄핵이 발의되기도 전인 11월 말부터 꾸준히 개헌론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13일에는 유일하게 ‘개헌론 분출’을 2건이나 보도했습니다. KBS "여야 막론 정치권 개헌 논의 ‘봇물’"(2016. 12. 13)은 손학규, 정의화 등 개헌론자들을 조명하며 “여야를 막론하고, 개헌론이 분출”하고 있다는 보도입니다. 여기까지는 그나마 실제 발언들을 조명했으니 용인할 만합니다.


문제의 보도는 KBS "대통령제 '국정 안정 장점…권력집중 문제'"(2016. 12. 13)입니다.


△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파탄’을 대통령제의 문제로 치부하며 ‘개헌론’에 불지핀 KBS - 민언련


황상무 앵커는 먼저 “1987년 대통령 직선제 개헌 이후 역대 모든 정부에선 대통령의 친인척이나 측근 인사의 비리가 끊이질 않았”다면서 역대 대통령들의 측근 비리를 나열합니다. “노태우 정부에선 ‘6공 황태자’라는 박철언 씨”부터 “노무현 정부에선 ‘봉하대군’으로 통했던 대통령의 형 노건평 씨가 문제가 됐고, 이명박 정부도 대통령의 형 이상득 의원이 실세 역할을 하면서 '만사형통'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는 설명까지가 그 내용입니다. 여기에 “박근혜 정부에선 최순실 게이트로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렇게 역대 대통령 측근 비리와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파탄을 동일시하더니 “개인 차원을 넘어 대통령제의 구조적인 문제에 기인하고 있다는 지적”이라며 국정파탄의 원인을 대통령이 아닌 ‘대통령제’로 돌렸습니다.


△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파탄’을 대통령제의 문제로 치부하며 ‘개헌론’에 불지핀 KBS - 민언련


이후 정아연 기자는 제왕적 대통령제의 ‘권력집중 문제’를 부각하면서 “임기가 정해져 있어서 대통령의 실정이나 불법 행위가 드러나도 교체가 어렵다는 게 단점”이라 짚었고, 김기흥 기자는 브라질, 남아공 등 해외의 대통령제 실패 사례를 보여줬습니다. 마지막으로 김용준 기자는 “개헌 주장엔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경계”한 문재인 전 대표의 입장과 안철수, 김부겸, 오세훈 등 ‘개헌론자’들 입장을 열거한 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개헌 동조 입장을 피력할 경우 대선정국이 요동칠 것이란 전망”을 내놨습니다.


요컨대 KBS는 최순실 씨에게 안보 기밀문서를 유출하고 수석비서관회의 결정권까지 내맡기는 등 국정을 농단하고 최 씨 측근들에게 천문학적인 이권과 주요 인사권까지 안겨준 박근혜의 전횡을 ‘대통령제의 구조적 문제’ 탓으로 돌린 것입니다.


현재 불거진 개헌 논의는 박근혜와 새누리당으로부터 촉발되었는데요. 대통령제의 구조적 문제와 박근혜 개인의 무능력 및 범죄 행위는 관련이 없으며, 보수 세력이 국정파탄의 상황에서 시간을 끌며 재집권을 시도하기 위해 개헌을 악용한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이런 비판, KBS는 다룬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개헌론에 적극적으로 동조하는 모양새입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