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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6일부터 18일까지 방송된 저녁뉴스에서는 본격적으로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대응에 나선 청와대의 행보와 현장조사를 시작한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국조특위)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먼저, 박근혜 변호인단은 16일 '헌법재판소'(헌재)에 탄핵 답변서를 제출하며 탄핵 사유로 기록된 혐의를 모두 부인했습니다. 같은 날 청와대는 국조특위의 대통령 경호실 현장조사를 거부하면서 북한 도발 위험성을 이유로 내세워 여론의 질타를 받았습니다. 국조특위의 김영재 의원 현장조사는 계획대로 이루어져 세월호 참사 당일 장모를 진료했다는 김 씨가 진료기록부 서명을 위조한 정황을 확인했습니다. 공영방송은 이 중요한 현장조사를 보도하지 않았고 TV조선은 여전히 ‘문재인 때리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이에 대해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이 "‘친박 집회’ 띄우고 촛불과 문재인엔 ‘왜곡의 칼날’…‘TV조선 본색’이란 제목으로 작성한 '어제 방송뉴스' 12월 19일자 방송 모니터는 다음과 같습니다.


국가원수같이 발언하는 문재인이 벌써 백악관과 갈등? TV조선의 저급한 ‘흑색선전’


TV조선은 16~18일 3일 간, 문재인 전 대표 비방 보도를 4건이나 냈습니다. 하나같이 출처도 밝히지 않으면서 문재인 전 대표의 발언을 왜곡하고 자사에 유리한 대로 해석하는 수준 낮은 보도입니다. 그 중 최악의 사례 2건이 있는데요. 먼저 TV조선 "'사드 차기로' 벌써 미국과 갈등"(2016. 12. 16)을 보겠습니다.


윤정호 앵커는 문재인 전 대표가 “외교현안에 대해서도 마치 국가 원수급처럼 발언하면서 벌써부터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고 운을 뗐습니다.


△ 문재인 전 대표의 사드 관련 발언을 ‘사드로 미국과 갈등’으로 왜곡하고 노 전 대통령 비하한 TV조선 - 민언련


김정우 기자는 “사드 배치를 차기 정권 과제로 넘겨야 한다”, “우리가 사드 배치 문제를 재검토하는 것이 한미동맹을 해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라는 문재인 전 대표 발언 장면을 녹취 인용했습니다. 기자는 이어 문재인 전 대표가 자신의 입장을 말한 것일 뿐인 이 발언 뒤 “문 전 대표의 사드 재검토 선언에 백악관은 어떤 계획 변화도 없다고 일축했”다고 전했고 “사드 포대 배치 계획에 어떠한 변화가 있다는 것은 전혀 알지 못합니다”라는 백악관 대변인 입장을 덧붙였습니다. 기자는 이를 두고 “조기 대선론이 나오는 가운데 문 전 대표와 백악관 사이에 갈등 기류가 증폭되는 모습”이라 규정하기도 했습니다.


일단 이 보도에서 소개한 문재인 전 대표 발언은 15일 있었던 문재인 전 대표의 외신기자클럽 초청 기자간담회에서 나온 것입니다. TV조선은 이조차 설명하지 않은 채 일단 문재인 전 대표를 비판하기만 한 것입니다. 문재인 전 대표가 사드 배치를 차기 정부로 넘겨야 하고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을 두고 ‘국가원수급 발언’이라며 ‘벌써 미국과 갈등을 빚고 있다’고 묘사한 것은 상식과 어긋납니다.


문재인 전 대표의 전체 발언은 “사드 배치 문제는 진행을 다음 정부로 미루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사드 배치는 우리 대한민국의 안보 측면에서 득과 실이 교차하는 문제다. 그래서 사드를 들여 올 것이냐 말 것이냐는 충분한 공론화가 필요하다. 대외적으로 걱정하는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 설득하는 외교적 노력도 필요하다. 박근혜 정부는 그런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다. 졸속으로 처리했다. 박 대통령이 국회에서 탄핵 가결되고, 직무 정지로 총리가 권한 대행하는 상황에서 사드 배치를 강행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 차기 정부에서 충분한 공론화와 외교적 노력들을 하면서 합리적 결정을 내리는 게 타당하다”는 것입니다.


사드 배치 관련 입장을 묻는 기자 질문에 외교적 노력과 공론화 과정을 강조했고 대통령이 직무정지인 상황에서의 배치 강행이 부적절하다고 했을 뿐입니다. 그 어디서도 ‘국가 원수급 발언’은 찾아볼 수 없고 미국이 야권 정치인 중 한 명인 문재인 전 대표와 갈등을 빚는다는 것도 어불성설입니다. 언제부터 TV조선이 문재인 전 대표의 발언을 이리 중요하게 취급했는지 의문입니다. ‘쓸데없이 고퀄리티’ 취재를 한 TV조선이 급기야 문재인 전 대표를 국가원수로 대우하고 있습니다.


발언 쪼개고 왜곡하고 종북몰이까지…TV조선의 고질병


TV조선은 이 보도에서 “대통령에 당선되면 미국보다 북한에 먼저 가겠다”는 문재인 전 대표 발언도 자막과 함께 소개했습니다. 전형적인 ‘종북몰이’에 해당합니다. 이는 월간중앙 인터뷰를 따온 것인데 문재인 전 대표는 이 인터뷰에서 남북 간 “꾸준한 신뢰의 축적”을 강조하면서 “나는 북한을 먼저 가겠다. 단지 사전에 그 당위성에 관해 미국, 일본, 중국에 충분한 설명을 할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TV조선은 분명 주변국과의 협의를 조건으로 삼았는데도 ‘북한 먼저 방문’만 가져와 문제 삼은 것입니다.


△ 문재인 전 대표의 사드 관련 발언을 ‘사드로 미국과 갈등’으로 왜곡하고 노 전 대통령 비하한 TV조선 - 민언련


TV조선은 이 대목에서 “노무현 정권 때 미중간 균형외교 노선과 대북일변도 정책을 부활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달기도 했습니다. 노무현 정권 당시 한미관계에 대해서는 “수시로 삐그덕거렸”다며 “이해하기 어려운 대통령” “반미적이고 약간 정신나간 인물”이라는 당시 미 국무장관 등의 노무현 대통령 비하 발언을 자막으로 내보냈습니다.


그러나 두 발언 모두 노무현 정부 시절 ‘한미관계 악화’ 사례로 볼 수 없는 것들입니다. 이 발언들은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 국무장관과 로버츠 게이츠 전 미 국방장관이 퇴임 후 회고록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개인적인 인상 및 소회를 밝힌 것이기 때문입니다.


TV조선은 보도 말미에 문재인 전 대표를 향해 “개성공단을 비롯해 한일 위안부 합의와 군사정보보호협정 등 박근혜 정부의 주요 외교안보정책을 모두 뒤집으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총체적인 부실함과 허접함이 드러난, 그저 문재인을 때리고 싶다는 TV조선의 강렬한 욕망만 드러난 보도입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