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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0일과 21일 신문에서도 조선일보는 ‘문재인 때리기’에 계속 집중했습니다. 김대중 고문은 지금의 촛불이 ‘문재인류 좌파 혁명 촛불’이라며 중도층과 우파 시민은 여기에서 빠져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이들을 ‘좌파’, ‘강성’ 혹은 ‘문재인 지지자’로 몰아세우며 분열시켜 집회의 동력을 떨어뜨리려는 주장일 뿐입니다.


‘문재인의 좌파혁명 촛불‘에 중도층과 우파는 참여 말라는 조선일보 김대중 고문

- 민주언론시민연합 오늘의 유감보도 2016. 12. 21


조선일보의 문재인 때리기에 김대중 고문이 동참했습니다. 김대중 고문은 "김대중 칼럼 / 혁명의 시작인가"(2016. 12. 20)를 통해 “다음 대권을 노리는 민주당 문재인 씨의 본색이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가 ‘본색’이라 지적한 문제 행동은 크게 “사드 배치 반대, 한·일위안부합의 및 군사정보보호협정 재검토” 의지 표명과 “당선되면 북한부터 먼저 가겠다”는 “친북 노선”, 헌재가 탄핵을 기각할 경우 그 이후엔 “혁명밖에 없다”고 한 발언 등으로 꼽힙니다. 여기까지는 조선일보가 수 없이 쏟아낸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한 비난 보도와 크게 논조가 다르지 않습니다.


△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가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는 조선일보 김대중 고문


그런데 김 고문은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촛불사태’는 그 성격이 변질”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정권 교체에 그치지 않고 기존의 보수적 노선을 일거에 폐기하고 좌파 세상을 만들겠다”거나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퇴진까지 요구하며 헌재의 심리를 협박하는 것”은 “촛불이 좌파 혁명의 길로 가고 있음을 확인해주는 것”이라는 식이죠. 그러나 박근혜 국정농단 사태의 부역자 혹은 공범으로 지목되는 이에게 권한대행을 맡길 수 없다는 주장이나 헌재의 ‘정치적 판단’을 우려해 민심을 전달하려는, ‘상식’과 ‘사회적 정의’를 추구하는 이 같은 움직임이 대체 왜 ‘좌파’의 주장이라는 것일까요? 김 고문은 ‘비상식’과 ‘불의’를 ‘우파’의 주요 특성이라고 생각하는 걸까요?


이런 ‘편가르기’ 주장은 이 ‘좌파 세력의 촛불’을 “문씨 류의 촛불 세력”이라 치부하고, 그 반대편에는 “보수와 중도층”을 놓는 것으로 이어집니다. 이 ‘보수와 중도층’은 “어디까지나 권력 남용의 개선과 정치 구조의 개혁과 진척”을 요구하고 있을 뿐이며 “법치를 넘어선 정치혁명”을 주장하지는 않았다는 것이지요. 이런 주장은 “결론적으로 ‘혁명’을 바란 것이 아닌 사람들이라면 더이상 '촛불'에 동참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는 결론으로 이어집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퇴진까지 요구하며 헌재의 심리를 협박”하는 주장은 “문재인 류의 좌파 촛불 집단”의 의견일 뿐이며, 여기에 동의하지 않는 “보수와 중도층”은 이제 촛불 집회에 참가하지 말라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는 겁니다. 이는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이들을 ‘좌파’, ‘강성’ 혹은 ‘문재인 지지자’로 몰아세우며 분열시킴으로서 집회의 동력을 떨어뜨리려는 주장일 뿐입니다. 애초 법대로 일이 제대로 됐으면 시민들이 주말마다 촛불을 들고 거리에 나왔을까요? 편안하게 의자에 앉아 집회 참가자의 성격을 멋대로 분류하는 김 고문의 펜대 장난질, 정말 극혐입니다.


조선일보의 헛소리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이 칼럼이 나온 그 다음날, 박두식 조선일보 부국장 겸 사회부장은 "박두식 칼럼 / 문재인과 트럼프가 만난다면"(2016. 12 .21)을 통해 ‘문 전 대표가 트럼프보다 못하다’는 식의 주장을 펼쳤습니다. “트럼프에게 세상을 움직이는 가장 큰 원리는 거래”인데 “한국의 대통령을 꿈꾸는 문 전 대표가 이런 대목까지 고민한 끝에 일련의 외교·안보 발언을 쏟아내고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는 것이죠.


이런 의심을 품게 된 근거는 기존의 조선일보 보도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문재인 전 대표가 ‘실향민의 자식’이라는 것과 ‘군 복무’ 이력을 앞세워 보수층에 어필하고 있지만, 사드배치 반대나 ‘미국보다 북한을 먼저 방문하겠다’는 최근의 인터뷰 발언 등을 비춰보면 “외교·안보 구상이나 정책은 그가 만들려고 노력해온 이미지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는 식이죠. 아직 탄핵은 마무리되지 않았고, 국정농단 사태의 진상규명 역시 이뤄지지 않았는데, 조선일보의 시선은 ‘국정농단을 벌인 문제 있는 대통령’이 아닌 ‘차기 퉁령 후보인 문재인’에게만 고정되어 있는 것 같군요.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