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보까지 불사하며 문재인 종북몰이에 혈안인 TV조선-한화갑 꼴값 떨었다
지난 12월 26일 TV조선 "뉴스를쏘다"에서는 문재인 종북몰이가 한창이었습니다. 한화갑 한반도 평화재단 총재는 문재인 전 대표의 안보관을 지적하며 “(문재인을)대통령으로 뽑으면 또 우리 국민의 실력이고 수준이에요. 어떻게 말할 수 없죠”라고 했습니다. 한마디로 문재인 전 대표를 뽑는 국민은 그 수준이 형편없다는 소리입니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요? 한때 리틀 DJ로 불리던 한화갑의 격 떨어진 발언들을 보면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힐 지경입니다. 동아시아의 군사, 경제의 지형변화에 대한 언급만 놓고 보더라도 4반세기 이전에나 통용될 만큼 아주 저급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안보 무능자 문재인 뽑으면 ‘그게 국민의 실력이고 수준’
- 민주언론시민연합 며칠 전 종편시사 2016. 12. 29
요즘 종편 시사토크 프로그램을 보면 문재인 전 대표는 그냥 ‘종북좌파’와 동급입니다. ‘사드반대, 한일 위안부합의 재검토, 군사정보보호협정 재검토’ 등 문재인 전 대표가 밝혀온 입장들을 읊으며 안보를 포기했다고 몰아가죠.
TV조선 "뉴스를 쏘다"(2016. 12. 26) 진행자 엄성섭의 생각도 비슷합니다. 엄 씨는 출연진 한화갑에게 “지금 계속해서 NLL 포기 발언도 있었고요. 사드 배치와 관련한 논란도 있었고요. 송민순 회고록 논란도 있었고. 거듭거듭 벌써 대통령을 두 번 째 나오시게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런 상황에서도 지금 안보관 문제에 있어 명확하게 뭔가를 깔끔하게 못 해 주고 계시거든요”라 질문합니다.
2012년 대선 당시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를 필두로 한 여권 인사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북방한계선을 포기했다”고 색깔론으로 공세를 폈습니다. 하지만 이후 공개된 대화록엔 ‘포기’란 발언은 없었죠.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은 “NLL포기란 말은 쓰지 않으셨다”고 입장을 바꿨고, 김무성 전 대표는 “과한 비판은 인정한다”고 사과했습니다. 사초 폐기 논란으로 기소된 청와대 인사들은 무죄 판결을 받았고, 대화록을 유출했던 정문헌 전 새누리당 의원은 1000만 원 벌금 처분을 받았습니다. 그럼에도 엄 씨는 “NLL 포기 발언도 있었고요”라며 명백히 사실과 다른 내용을 오도하고 있습니다. ‘송민순 회고록 논란’ 역시 마찬가집니다. 회고록의 일부 내용만 잘라 문재인 전 대표를 ‘북한과 내통한다, 북한에 결재 받는다, 북한 아바타’라 문재인 전 대표를 매도했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사드만 배치하면 안보관이 투철한 건가요? 사드의 안보 효용성에 대해선 많은 의문이 있습니다. 실제 대한민국 영토를 지키는 무기로서의 효용보단 한미 동맹을 다지는데 그 의의가 있다는 분석이죠. 그럼에도 진행자 엄 씨는 균형은커녕, 오히려 문재인 종북몰이를 부추깁니다.
tV조선 뉴스를 쏘다 2016. 12. 26
의도된 질문에 답변도 편향적입니다. 한 씨는 “그것은 과제죠. 그러나 이런 속에서도 국민이 그런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으면 또 우리 국민의 실력이고 수준이에요. 어떻게 말할 수 없죠”라 답했습니다. 한마디로 문재인 전 대표를 뽑는 국민은 그 수준이 형편없다는 소리입니다. 한 씨는 이후 문재인 전 대표의 개헌, 결선투표에 대한 입장에 대한 질문에도 ‘무조건 문재인은 안돼’란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는데요. “다음 정권은 내 껀데 왜 내 권한을 너희들이 말이야. 간섭하라고 하냐 이거 아닙니까? 그러니까 그렇게 처세한 사람은 국민이 거기다가 기대한대로 표 많이 안주겠죠”라는 겁니다. 한 씨는 문재인 전 대표가 대통령이 되어선 안 된다고 생각하는 듯합니다. 그러나 방송에선 다르죠. 정치사안 지지율 1, 2위를 달리는 대선 후보를 평가하는 것은 더욱이 공정해야 합니다. 한 씨는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한 자신의 편협된 시각을 ‘소신’처럼 이야기하며 시청자를 호도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전 대표를 비난하기 위해 꺼내든 한 씨의 안보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안보는요. 우리가 이렇게 결정한다고 확보되는 거 아닙니다. 이렇게 하자고 한다고. 우리 안보는 미국이 지탱해줘요. 우리가 살아온 방식이 항상 강대국에 말입니다. 친하게 해가지고 의탁해 왔잖아요. (중략) 우리가 지금 6.25 전쟁 이후 계속해서 미국 무기 가지고, 미국 체곈데. 그리고 미국이 여기 주둔하고 있는데. 우리가 미국 싫어하고, 미국이 떠나버리면. 전부 다 가지고 무기 우리한테 안 주면, 안 팔아주면. 그러면 중국에서 사올 거예요?”라는 겁니다.
우리나라의 외교, 안보에서 미국이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는 분명한 ‘동맹 관계’죠. 미국이 내어놓는 한반도 정책은 ‘미국 국익’이 전제될 수밖에 없습니다. 보수 인사들이 줄곧 주장하는 한반도 사드 배치, 한일 위안부 합의 등은 곧 미국의 입장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사드반대, 위안부 합의 재검토, 군사정보보호협정 재검토 등을 주장하는 미국 입장에 반하는 사람들, 특히 그 대표주자로 문재인 전 대표를 안보 무능론자, 종북좌파로 몰고 있습니다.
한미 동행 강화는 대한민국 안보 구축에의 수단일 뿐 궁극적 해법은 아닙니다. 대한민국의 입장 역시 한미 동맹이 체결되던 1953년과는 분명 다른 상황입니다. 오히려 이제 이 기형적인 안보구조를 개선할 방법을 논의할 때죠. 한 씨는 문재인 전 대표의 안보관을 비난하는 자신의 안보관 역시 편향된 것이 아닐까 되돌아 봐야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