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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30일과 31일 신문에서 조선일보는 일본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한국의 소녀상 설치를 모두 ‘양국 관계를 해치는 과격한 행위’라고 지적했습니다.


전범국가가 침략전쟁을 주도한 A급 전범이 묻혀있는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것과 침략 피해를 입은 나라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위로하고 잊지 않기 위해 시설물을 세우려 한 것을 동일선상에 두고 비교했다는 뜻인데요, 그래도 한줌의 상식과 양심이 있다고 한다면 정녕 이럴 수는 없을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이에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은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소녀상 설치, 다를 것 없다는 조선"(2016. 12. 31) 이라는 제목의 '오늘 신문보도'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일본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한국의 소녀상 설치가 같다는 조선일보


그간 ‘과거사를 잊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자’는 주장을 펼쳐온 조선일보가 이번엔 일본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한국의 소녀상 설치를 비교하고 나섰습니다. 둘 모두 ‘양국 관계를 해치는 과격한 행위’라는 것이죠.


사설 "동해와 서해 너머의 불길한 조짐들"(2016. 12. 31)을 통해 조선일보는 일본 방위상이 2차 세계대전 당시의 A급 전범들을 받드는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것과 관련해 “일본은 한국 입장을 경시하거나 무시하는 태도를 자주 보이고 있다. 마치 '감정적인 한국'의 약점을 보았다는 듯한 행동”이라며 우려를 표했습니다.



그런데 조선일보는 이와 동시에 "이런 상황에서 우리 측 민간단체가 부산 주재 일본 영사관 앞에 '위안부 소녀상'을 설치"했다며 이에 대해서도 똑같이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부산 동구청은 소녀상을 철거했었는데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가 동구청을 '친일'이라고 비난"하면서 "법에 정해진 대로 일했던 동구청장"이 다시 소녀상 설치를 막지 않기로 했다는 겁니다.


조선일보는 이런 두 사례를 나열한 뒤 “한·일 양국 관계가 거칠고 적나라한 충돌로 되돌아갈 조짐이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다”는 해설을 덧붙이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전범국가가 침략전쟁을 주도한 A급 전범이 묻혀있는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것과 침략 피해를 입은 나라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위로하고, 잊지 않기 위해 시설물을 세우려 한 것을 동일 선상에 놓다니요. 상식과 양심이 있다면 이런 비교를 할 수 있을까요? 소름 끼치는 주장입니다.


마지막까지 ‘민심 아니다’ 촛불 폄훼 나선 조선


현진권 자유경제원장은 조선일보에 기고하는 칼럼 "조선칼럼 / 한해를 보내는 마음이 무거운 이유"(2016. 12. 31)에서 올해의 마지막 날까지 ‘촛불 깎아내리기’를 자행했습니다.


“광장의 촛불 집회 참가자 수가 백만 명”이라며 “이를 두고 민심이라 주장하지만 엄밀히 말해 ‘백만 명의 마음’”일 뿐, “촛불 참가자는 전체 유권자의 2.5%”라는 겁니다. “민심은 5년에 한 번 투표를 통해서만 알 수 있는 게 민주제의 본질”이라는 것이죠.


이 추운 날 직접 촛불을 들고 거리에 나선 이들만 백만 명인데, 이걸 ‘민심도 뭣도 아니고 그냥 유권자 일부의 주장’이라 말하는 건 그냥 현 씨의 희망사항인 것이겠지요. 헌법과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키지 못한 대의민주주의 대신 광장의 직접민주주의가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 온 현 상황에서 투표 결과만이 민심을 반영한다는 주장을 펼치는 것 역시 현실 도피성 발언으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여기에 이어 현 씨는 “촛불 집회 속엔 대한민국의 체제를 부정하는 주장도 보인다”며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세력의 얄팍한 전략”도 보이니 “촛불 집회 주장의 순수성을 내세우려면 불순 세력의 체제 흔들기를 자발적으로 정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현 씨는 자신이 내세우는 주장의 ‘순수성’을 증명한 적이 있나요? 아니면 대한민국의 헌법과 체제를 흔든 국정농단 세력을 향해 ‘자발적으로 정화하라’는 요구를 한 적이 있나요? 대체 왜 촛불을 들고 모인 이들에게만 유독 자신의 ‘순수성’을 증명하라는 요구를 하는 지 모르겠습니다.


현 씨는 “촛불은 서로 좋은 면만 보게 하는 마력이 있어 촛불 자체만으로 우리 감성을 훈훈하게 한다”며 “지성의 영역은 촛불 밑이 아닌 그림자도 안 보이는 수술실 전구 밑에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백만 명의 사람들이 모여 평화롭게, 그러나 단호하게 하나의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면, 그건 명백히 지성의 영역에 입각한 활동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감상에 빠져 현실을 외면하는 것은 누가 봐도 현 씨와 이런 글을 지면에 배치한 조선일보인 것 같습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