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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7일 종편 시사토크 프로그램에 출연한 김진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서문시장과 박정희 생가의 화재가 문재인 전 대표의 ‘가짜보수 정치세력을 횃불로 불태워버리자’는 발언 때문에 일어났다는 황당한 억지 주장을 펼쳤습니다.


이에 '민주언론시민연합'은 "며칠 전 종편시사 - '문재인 까기' 끝판왕 등장, 서문시장 화재도 문재인 때문?"을 통해 사실 전달을 위해 애를 썼는데요, 전체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문재인 까기' 끝판왕 등장, 서문시장 화재도 문재인 때문이야


지난 11월 26일, 문재인 전 대표는 청계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퇴진을 위한 민주당 결의대회'에 참석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국가권력을 사익을 추구하는 수단으로 삼아 온, 경제를 망치고 안보를 망쳐 온, 가짜 보수정치 세력을 거대한 횃불로 모두 불태워버리자"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박 대통령이 내려올 때까지 촛불을 더 많이 들고 연거푸 들어야 한다. 비바람, 폭풍우가 몰아쳐도 더 촛불을 높이 들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고요.


11월 말은 국회의 탄핵안 가결조차 불투명한 시점이었습니다. 촛불 민심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할 때였는데요. '횃불로 불태워버리자'는 것은 이런 상황에서 시민들을 독려하기 위한 비유적인 표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무엇보다 '불태울 대상'은 명확합니다. 정권의 부역자로 살아 온 '가짜 보수 정치세력'입니다. 즉 문재인 전 대표가 전하고자 한 메시지는 '부역자 청산'인 거죠. 이는 광장에 모인 수백만 국민들의 목소리와 같습니다.


그러나 종편 출연진들에겐 전후맥락도 발언의 내용도 상관없는 듯 합니다. 오로지 '보수세력', '불태워버리자'란 표현만 떼어내 두고두고 비난의 화살을 퍼붓습니다. 내용은 주로 '자신과 반대 입장은 무조건 배척한다', '불태우라니, 벌써 대통령 된 양 오만하다' 등이었습니다.


TV조선 "박종진 라이브쇼"(2016. 12. 27)에서는 한달 전 문재인 전 대표의 발언이 다시 등장했습니다. 김진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해 평가하던 중 이렇게 말합니다.


“촛불집회에서 가짜 썩은 보수를 불태워버려야 한다. 공교롭게도. 아무런 인과관계는 없겠지만. 지금도 대구 서문시장의 화재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지 않습니까? 실화인지 방화인지. 어쨌거나 그 말이 있은 직후에 대구 서문시장에서 큰 불이 일어나서 엄청난 피해가 생겼었습니다. 그리고 명백한 방화가 또 일어났잖아요. 정신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의 소행이기는 하지만 박정희 대통령의 구미 생가에, 박정희 대통령 기록관이 불탔습니다. 사실 끔찍한 일이거든요. (중략) 오랜 세월 박정희 대통령은 독재임에도 불구하고. 그 독재가 개발독재였고 애국독재였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국민들을 잘 살게 하는 독재였기 때문에 전직 대통령 중에서 존경받는 대통령 1위였습니다. 그 대통령의 생가가 정신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지만 그 사람의 방화로 인해서 불타는 일이 벌어졌어요. 바로 직전에 가짜 썩은 보수를 불태워버리라는 얘기를 이 나라의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사람이 했던 것입니다. 그럼 그 정신에 이상이 있는 방화범, 방화범이 문재인 전 대표의 말에 영향을 받았는지 안 받았는지 누가 장담을 해요? 안 받았다는 장담을 누가 합니까? 만약에 그 사람이, 그 사람이 그런 얘기를 전해 듣고 혹시라도 이 취약한 정신 상태에서 방화의 충동을 느꼈다면 문재인 전 대표는 엄청난 어떤 그런 것을 한 겁니다”


△ 서문시장 화재, 박정희 생가 방화가 문재인 전 대표의 '불태워버리자'는 발언 때문일거라 추정한 김진 - TV조선 박종진 라이브쇼(12/27)


박정희의 독재를 개발·애국독재로 미화하는 것까진 김 씨 개인의 사견으로 차치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후의 발언은 심각한 마타도어입니다.


김 씨는 두 차례의 화재 사건을 언급했는데요. 11월 30일 새벽 대구 서문시장의 화재와 12월 1일 구미 박정희 생가 화재입니다. 서문시장 화재는 국과수의 수사에도 정확한 발화 원인이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박정희 생가 화재는 김 씨의 말대로 방화사건인데요. 피의자로 추정되는 인물은 “박근혜가 하야 또는 자결을 해야 하는데 아무 것도 하지 않아 방화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에 박정희를 '백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하는 영웅'이란 찬양 글을 여러 편 올렸고, 과거 수차례 유적 훼손의 범죄 전력도 있다고 합니다.


이것이 지금까지 밝혀진 수사 내용인데요. 여기에 문재인 전 대표의 '불태워버리자'는 발언이 영향을 미쳤다고 추정 할 만한 근거는 단 하나도 없습니다. 전직 논설위원이 내어 놓기엔 부끄러워야 마땅할 음모론이죠.


그간 종편 출연진들의 '문재인 까기'는 주로 논리의 편향성, 비객관성 등의 문제가 많았습니다. 사드 배치를 반대하니 '안보 무능자', 박근혜 즉각 퇴진을 주장하니 '대통령 병에 걸렸다'는 식이죠. 이번 김 씨의 발언은 이보다 훨씬 더 심각합니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는 식의 논리를 펼치는데요. 까마귀가 날아도 배가 떨어져도 다 문재인 때문이란 겁니다. 더 심각한 건 발언의 내용입니다. 서문시장 화재, 박정희 생가 화재의 책임을 문재인 전 대표에게 묻고 있는 것이죠.


이번 화재로 인해 불 탄 점포만 무려 680여 곳, 피해액은 최대 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관측됩니다. 상인들은 그 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습니다. '문재인 까기'가 도를 넘어서, 이런 상인들의 아픔까지 동원하고 있습니다. 지금껏 보여준 '문재인 까기' 중 단연 최악의 흑색선전으로 보입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