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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월 2일과 3일 신문에서 동아·조선은 '대선을 빌미로 개헌을 거부하는 대통령 후보는 반개혁적이며 권력욕을 드러내는 것'이고, 그는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다' 라는 주장을 쏟아냈습니다.


동아일보는 취재를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했으면서도 '개헌저지 문건을 친문끼리 돌려봤다'는, 취재 결과와는 다른 자극적인 제목을 달아서 오보를 자처했습니다. 대선을 앞두고 문재인 전 대표와 '친문 세력'을 견제하기 위해 진실 보도를 포기한 셈입니다.


문재인 견제와 개헌 띄우기 위해 오보 불사한 동아

- 민주언론시민연합 오늘 신문보도 2017. 1. 3


대선을 빌미로 개헌을 거부하는 대통령 후보는 반개혁적이며 권력욕을 드러내는 것이다. 그리고 그 후보는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다


정초부터 동아일보와 조선일보 지면을 장식한 주장입니다. 그런데 동아일보는 단순히 오피니언 지면을 통해 이런 주장을 펼치는 것을 넘어, 민주당과 문재인 전 대표를 '반개헌 반개혁 세력'으로 몰아붙이는 오보를 내놓기까지 했습니다.  


△ 민주당이 개헌 방해 전략보고서를 작성해 친문들끼리 돌려봤다는, 사실관계와 다른 제목 뽑은 동아일보


문제 보도는 3일자 1면 "민주 개헌저지 문건 친문끼리 돌려봤다"(2017. 1. 3)와 5면 "당보고서에 '비문 결집 큰 위협'… 문 후보선출 기정사실화"(2017.1.3)입니다.


민주당 공식 싱크탱크 민주연구원이 작성한 '개헌 논의 배경과 전략적 스탠스 & 더불어민주당의 선택' 보고서를 동아일보가 입수했는데 해당 보고서가 "정치권의 개헌 논의는 물론이고 향후 대선에까지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민감한 내용을 대거 포함"하고 있음에도 "일부 친문 인사들에게만 전달"됐고, 이 때문에 비문 의원들이 "격양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죠.


이 보도의 핵심은 "당의 공식 기구가 편향적인 보고서를 만든 것도 모자라 친문 인사들에게만 전달한 것은 개헌 논의를 무력화하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는 익명의 비문 진영 의원의 성토로 요약됩니다.


그러나 민주연구원은 곧바로 입장문을 통해 해당 보도가 "명백한 오보"라며 반박하고 나섰습니다. "개헌 보고서는 지난 12월 29일 당 지도부 뿐만 아니라 '대선주자 5인'에게도 배포했고, 개헌특위는 30일 구성됐음으로 인과관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것이죠. 이것이 사실이라면 현재 민주당의 대선주자들을 모두 친문 인사라 규정할 수는 없는 것이니 '친문끼리 돌려봤다'는 동아일보 보도는 명백한 오보입니다.


또한 민주연구원은 "2일 민주연구원이 해당 언론사(동아일보)에 사실관계를 명확히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1면에 친문끼리 돌려봤다는 식으로 보도한 것은 사실을 심대하게 왜곡한 것"이라 주장했는데요. 이것이 사실일 경우 동아일보는 부정확한 내용임을 '알면서' 이런 보도를 단독이라며 1면과 5면에 집중 배치한 것이 됩니다. '악의적'이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군요.


보고서에 "문재인 전 대표를 사실상 당 대선 후보로 규정하는 듯한 대목도 들어 있었다"는 동아일보의 지적 역시 근거가 부실합니다. 동아일보가 결정적 증거라도 되는 양 인용한 보고서 구절은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 공동대표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제3지대에서 결집한다면 '비문 연합과 문 전 대표'의 선거로 전환될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 없어 당의 크나큰 위협이 될 것" 등입니다.


하지만 이건 이미 여타 언론에 이미 너무 많이 등장했던 그야말로 '평범한 관측'일 뿐입니다. 민주당 내 여타 대선후보의 지지율을 모두 합쳐도, 문재인 전 대표의 대선 지지율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런 분석을 내놓지 않는 보고서가 있을까요? "문재인 전 대표의 개헌 등 현안 관련 발언과 보고서의 내용이 너무나 흡사하다"는 주장 역시 "당이 사당으로 전락"했다는 근거로는 뭔가 부실해 보입니다.


결과적으로 동아일보는 취재 과정에서 민주연구원의 해명을 분명히 들어서 사실관계를 확인했음에도 '개헌저지 문건 친문끼리 돌려봤다'는 자극적인 제목을 달아 오보를 자처했습니다. 대선을 앞두고 문재인 전 대표와 '친문 세력'을 견제하기 위해 진실 보도를 포기한 셈입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