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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방송 저녁뉴스에서는 장시호로부터 제출 받은 두 번째 최순실 PC를 실물 공개한 특검에 귀추가 주목됐습니다. 특검은 12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뇌물 공여 혐의의 피의자로 소환할 것이라 밝혔는데요. 예상보다 빠른 ‘피의자 소환’에 박근혜의 뇌물죄 입증도 가까워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박근혜의 세월호 참사 당일 7시간과 직무유기도 점점 더 윤곽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10일 헌재에 제출한 참사 당일 행적 답변서가 모순으로 가득 찼다는 비판에 놓인 가운데, 박근혜 측은 11일 “박 대통령이 참사 당일 오전에는 서류를 검토하느라 바빠 TV를 보지 못했지만 점심 무렵 TV를 통해 사고 영상을 봤다”는 해명을 추가했습니다. 그렇다면 오전 내내 무엇을 한 것인지, TV를 보고도 오후 5시까지 상황파악을 제대로 못한 이유가 무엇인지 의문만 가중되고 있습니다.


JTBC를 제외한 방송사들은 이 사안을 외면했습니다. TV조선은 이재용 부회장 소환을 전하면서 삼성그룹의 사업 중단을 우려하는 보도를 내놨네요, 얼마나 황당한 내용을 담고 있는지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의 방송모니터를 통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재용 구속으로 삼성, 창사 이래 최악’ 진심으로 걱정하는 TV조선

- 민언련 '어제 방송뉴스' 2017. 1. 12


특검의 12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피의자 신분 소환 예고는 예상보다 빠른 조치였습니다. 장시호 씨가 제출한 제2 최순실 PC 속 증거에 힘입어 특검이 박근혜와 삼성으로 이어지는 뇌물죄를 입증하는데 자신감을 얻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방송사들도 모두 ‘박근혜-삼성 뇌물죄’에 초점을 맞춰 보도를 냈습니다.


특히 JTBC는 "독대 하루 전 장시호가 작성"(2017. 1. 11)에서 “최순실 씨가 삼성 돈을 받아내는 기획서를 만들어 박 대통령에게 전달하고, 대통령은 이 기획서를 이 부회장에게 전달한 사실”을 폭로했습니다.


그러나 TV조선에서는 전적으로 삼성 입장에 서서 삼성그룹을 걱정하는 보도를 내놨습니다. TV조선 "비상 걸린 삼성, 창사 이래 최악"(2017. 1. 11)은 이재용 부회장의 피의자 신분 소환으로 초비상이 걸린 삼성전자가 “창사 이래 최악의 상황”에 놓였으며 “이를 피하기 위한 전략마련에 안간힘”이라고 전했습니다.


김하림 기자는 먼저 “매주 수요일 열리는 삼성 사장단 회의”를 취재하여 “기자들을 피해 뒷문이나 주차장으로 들어간” 사장단을 화면으로 보여줬습니다. 이어서 “삼성 오너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는 건, 2008년 삼성 특검 당시 이건희 회장 이후 처음”이라 강조하더니 “그러나 이 회장이 자리를 비운 마당에 자칫 구속으로 이어지면 굵직한 사업은 모두 올스톱”이라며 우려를 표했습니다. 여기다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되는데 그걸 실기하면서 사업기회를 놓치게 되는 경우를 맞이할 수 있는 거죠”라고 말하는 이장균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의 인터뷰도 덧붙였고 “뇌물죄와의 연관성을 차단하면서, 외압에 의한 '피해자 처지'라는 점을 강조”한다는 삼성 측 전략도 언급했습니다.


보도 말미에는 “이런 악재 속에서 주가는 최고치를 갈아치웠습니다. 191만4천 원으로 3% 가까이 올랐습니다.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의 20%가 넘습니다”라며 삼성 주가 호조를 전했다가 다시 “이 부회장이 특검 포토라인에 서는 상황을 지켜보게 된 삼성. 창사 이래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며 ‘최악의 상황’을 부각했습니다.


△ 이재용 피의자 소환에 진심을 다해 삼성 걱정한 TV조선, 2017. 1. 11


TV조선은 ‘삼성의 위기’를 연신 강조하고 있지만 삼성이 어쩌다 창사 이래 최악의 위기를 자초했는지, 삼성 오너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게 된 이유는 무엇인지, 이런 중요한 내용은 외면했습니다.


삼성 사내 방송에서 내보낼 뉴스를 TV조선이 만든 것은 아닌지 착각이 들 정도로 오로지 삼성 입장에서 사안을 바라본 것입니다. TV조선에게는 박근혜와 공모해 혈세를 최순실 일가에 퍼주고 그 대가로 경영 승계권을 보장받은 삼성의 전횡보다 ‘삼성 사업 올스톱’이 더 큰 걱정거리인 모양입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