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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월 13일 신문에서 동아일보 허문명 논설위원은 부산 대사관 앞 소녀상 설치는 빈 협약을 위반한 것이라며 “우리부터 국제사회의 룰을 지킨다는 도덕적 우위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해당 협약에서 말하는 ‘공관의 안녕을 교란시키거나 품위를 손상시키는 행위’는 주로 소음 등으로 인해 정상적인 공관의 업무를 방해하는 시위에 국한되어 해석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주일대사관 앞 소녀상 설치가 빈 협약 위반이라는 것은 한일위안부협약 당시 일본이 내세운 논리일 뿐, 명백한 ‘사실’이 아닙니다. 게다가 이와 함께 나온 ‘베트남이 한국남자를 규탄하는 조각상을 세웠다면 오늘날 양국 관계는 없었을 것’이라는 표현은 그야말로 베트남을 무시하고 외교 갈등을 낳을 만한 망언입니다.


이에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은 1월 13일자 신문모니터 '오늘 신문보도'를 통해 허문명의 어이없는 주장을 비판하고 나섰는데요,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대사관 앞 소녀상 설치는 국제협약 위반이라는 동아일보 허문명

- 민언련 오늘 신문보도 2017. 1. 13


동아일보 허문명 논설위원은 "허문명의 프리킥 / 베트남에 한국남자상이 세워졌다면"(2017. 1. 13)에서 “위안부 문제를 돈 문제로만 생각하고 진정한 사과와 반성 없이 유엔 상임이사국이 되고 싶어 하는 일본은 자격이 없다”면서도 “우리 할머니들이 위안부가 된 부끄러운 역사도 우선은 우리가 약하고 못나서였기 때문 아닌가”라고 주장했습니다.


△ '베트남이 한국남자를 규탄하는 조각상을 세웠다면 오늘날 양국 관계는 없었을 것'이라 주장한 동아일보 - 민언련


그러면서 허씨는 “외교공관의 안녕과 품위를 지켜주자는 세계인들의 약속(빈 협약)에까지 눈감으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다”며 “부산 일본영사관 앞에 소녀상을 세운 시민단체는 세계인들에게 인간 존엄성의 가치를 알리자는 취지”겠지만 “그러려면 우리부터 국제사회의 룰을 지킨다는 도덕적 우위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정부 간 약속(위안부 합의)도 지키지 못하는 한국은 믿지 못할 나라’라는 인식이 확산되면 우리는 고립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이 주장은 한마디로 ‘주일 대사관 앞 소녀상’은 국제협약 위반이라는 것인데요. 분명히 해봅시다.


비엔나협약 제22조 제2항에서 말하는 ‘공관의 안녕을 교란시키거나 품위를 손상시키는 행위’는 주로 소음 등으로 인해 정상적인 공관의 업무를 방해하는 시위에 국한되어 해석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주일대사관 앞 소녀상 설치가 빈 협약 위반이라는 것은 한일위안부협약 당시 일본이 내세운 논리일 뿐, 명백한 ‘사실’이 아닙니다. 최소한 논란의 여지가 매우 많은 상태입니다.


게다가 이런 주장은 “만일 베트남 시민들이 한국대사관 앞에 베트남 여성과의 사이에서 낳은 자식을 버린 한국 남자들을 규탄하는 조각상을 세웠다면 오늘날의 양국 관계는 없었을 것”이라는 말끝에 나왔습니다. 어느 국가이든 전쟁 등으로 ‘문제적 행태’나 범죄를 저질렀을 경우, 저지른 잘못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사과와 대안 마련에 힘쓰는 것이야 말로 미래지향적 관계를 만드는 첫 걸음입니다.


허씨는 일본이 우리에게 저지른 강제 위안부 문제만큼 한국이 베트남에 저지른 라이따이한 문제가 심각하다고 믿고 그 전제 아래 이런 글을 쓴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그렇다면 이런 글을 쓸 것이 아니라 라이따이한 문제에 대한 진상을 밝히고 사죄와 대책을 마련하라는 글을 써야 우선입니다. 베트남이 한국남자를 규탄하는 조각상을 세웠다면 오늘날 양국 관계는 없었을 것이라는 표현은 그야말로 베트남을 무시하고 외교 갈등을 낳을 만한 망언입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