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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교육연대회의에 따르면 교육부의 국정 '한국사' 교과서 최종본에서 653개에 달하는 오류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교육부가 최종본을 발표하며 고교 한국사 오류 450건을 바로잡았다고 밝혔지만 추가 오류가 무더기로 발견되면서 교과서로 쓸 수 없는 '누더기 교과서' 폐기 여론이 더욱 거세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역사교육연대회의는 3일 국정 고교 '한국사' 교과서 최종본 오류 통계를 공개했습니다. 역사교육연대회의에 따르면 고교 '한국사' 교과서 최종본에서 발견한 오류는 모두 653건으로 이 가운데 단순한 사실 오류도 195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미지 출처 - 역사교육연대회의 보도자료


역사교육연대회의는 "국민 대부분이 반대하는 국정 교과서를 포기하지 않는 교육부의 빨간펜이 될 수 없기 때문에 653개 오류 전체를 공개하지 않겠다"고 못박았습니다.


'한국사' 18쪽의 "한반도와 주변 지역의 신석기 문화는 시베리아의 북방 신석기 문화와 관계가 깊다. 특히 빗살무늬 토기는 북방의 여러 지역에서 나는 토기와 비슷한 점이 많다"는 서술에 대해 역사교육연대회의는 "일제 관변학자들이 주장했고 한국 고고학 초창기 시절에나 통용되던 말로 이미 30년 전에 부정된 학설이다. 현재 이런 인식을 가진 학자는 아무도 없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교과서 251쪽 "미국은 10월 유엔 총회에 한반도 문제를 상정하였다"에 대해 역사교육연대회의는 "유엔 총회는 10월이 아닌 9월"이라고 바로잡았습니다. 역사교육연대회의는 262쪽 내각책임제에 대한 각주 설명에 "장면 정부의 내각 책임제는 대통령은 국민이, 행정권을 담당하는 국무총리 및 국무원은 국회가 선출하는 정부 형태"라고 적혀있지만 "대통령은 상하 양원 합동회의에서 선출, 총리는 국회가 아닌 민의원에서 선출하며 국무원 조각은 총리가 하게 되어 있다"고 바로잡았습니다.


교육부가 당초 현대사 집필진에 역사 전공자가 없는 이유를 "다양한 분야 전공자가 서술해 내용을 풍부하게 하기 위해"라고 강조했지만 현대사 집필진 부재는 '풍부한 내용'이 아닌 '무더기 오류'를 초래했습니다.


역사교육연대회의에 따르면 국정 '한국사' 교과서는 관권 동원, 밀가루 대량 살포 등에도 불구하고 15만표 차이로 박정희가 당선된 5대 대통령 선거에 대해 "5대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공화당 박정희 후보가 윤보선 후보를 누르고 당선되었다(264쪽)"고 서술하거나 3·15 부정선거에 대해 이승만 책임을 면제시킨 채 "부통령에 이기붕 후보를 당선시키고자 공권력을 동원해 3·15 부정선거를 자행했다(261쪽)"고 쓰는 등 편향적 서술도 113건에 달했습니다.


역사교육연대회의는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반대 여론을 의식한 교육부는 최종본에 대한 연구학교 지정, 국검정 혼용 같은 기상천외한 교과서 발행 제도를 선보이며 국정 교과서의 문제점을 가리고 있다. 게다가 통상 2년 동안 개발해야 하는 검정 교과서를 사실상 6개월 만에 제작하라는 교육부의 요구는 부실 교과서를 만들라는 것과 같기에 검정 교과서 집필진들은 집필 거부를 선언했다"고 꼬집었습니다.


▲ 기자회견을 마친 참가자들은 국정역사교과서를 쓰레기통에 버리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 ©교육희망 최대현


역사교육연대회의가 기자회견에 앞서 배포한 '고등 한국사 국정교과서 최종본의 문제점'이란 제목의 보도자료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국정교과서 현장검토본 공개 이후 더 거세진 국정반대 여론을 의식한 교육부는 최종본에 대한 연구학교 지정, 국·검정 혼용과 같은 기상천외한 교과서 발행제도를 선보이며 국정교과서의 문제점을 가리려 하고 있습니다. 역사교육연대회의가 국정교과서를 반대하는 이유는 1년 만에 급하게 만든 국정교과서에서 발견되는 오류와 편향성 때문만은 아닙니다. 우리는 한시적인 정부가 펴내는 국정교과서 제도 자체가 ‘정치적인 성향을 띠는 교과서’라는 태생적 한계가 있음을 여러 차례 지적했습니다. 그런 이유 때문에 선진국 중에서 국정교과서 제도를 택하는 나라를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2. 국·검정 혼용 방침에 따라 통상 2년 동안 개발해야 하는 검정교과서는 국정교과서와 같이 1년 만에 개발해야 하는 운명에 처해 있습니다. 교육부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을 동원하여 예비 검정 공고까지 하고 8월 초에 검정본을 제출하라고 합니다. 이는 운동 경기에서 공정한 심판에 머물러야 교육부가 선수로 뛰며 계속 심판을 보겠다는 발상으로 매우 불공정합니다. 겨우 6개월 안에 검정교과서를 제작한다는 것은 부실교과서를 제작하라는 것과 같기에 검정 교과서 집필진들이 집필거부를 선언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미 불량교과서라는 판정을 받은 국정교과서와 닮은 부실한 검정교과서가 양산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합니다.


3. 교육부는 국정교과서 현장검토본 공개(2016.11.28) 이후 두 달만인 2017년 1월 31일 최종본을 발표하였습니다. 역사교육연대회의는 현장검토본 공개 이틀 후(2016.11.30.)에 기자회견을 통해 국정교과서의 전반적인 문제점을 지적하였습니다. 교육부는 최종본에서 760개 항목을 수정·보완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반드시 수정해야 할 역사적 사건이나 사실은 수정 흉내만 냈습니다. ‘광주민주화 운동’, ‘4.3사건’, ‘박정희 서술’ 등이 그렇습니다. 국정교과서 최종본은 자라나는 학생들이 역사 교과서로 사용하기 어려울 정도의 오류와 편향, 부적절한 문장도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4. 다음 통계는 고등학교 한국사 최종본에 대한 역사교육연대회의 분석 결과입니다. 고등학교 한국사만 분석했는데도 653개의 오류가 발견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연대회의는 분석 결과 모두를 공개할 수 없습니다. 국민 대부분이 반대하는 국정교과서를 포기하지 않는 교육부의 빨간펜이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5. 우리는 교육부가 지금이라도 내년부터 국·검정 혼용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중단해주실 것을 요청합니다. 국민의 압도적 다수가 반대하는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중단하고, 편향과 부실 우려가 불 보듯  뻔한데도 6개월 안에 검정본을 완성하여 제출하도록 한 조치도 중단해주기 바랍니다. 올해는 교육과정과 집필기준을 새롭게 마련하고, 내년부터 2년 동안 검정교과서를 충실히 만들어 편향과 오류가 없는 좋은 교과서로 학생들을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런 조건이 이루어진다면, 오늘 공개하지 않은 부분의 공개는 물론이고 좋은 교과서를 만들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