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의 힘으로 출범한 대선미디어감시연대-시민의 눈으로 대선보도 감시하겠다
3월 20일 오후 1시, 서울 프레스센터 언론노조 회의실에서는 '2017 대선미디어감시연대'(대선감시연대)가 출범했습니다. 이들은 모든 언론에게 사실보도, 정파적 보도 지양, 후보자간 공정 보도, 심층 정보 제공, 황색 저널리즘 지양, 정책 공약 보도, 유권자가 바라는 이슈 보도 등을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 3월 20일 오후 1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17 대선미디어감시연대' 기자회견 - 미디어스
2017년 3월 20일 현재 언론시민단체, 언론학회, 시민단체 등 총 89개 단체들의 연대로 구성된 대선감시연대의 기자회견 전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촛불이 만든 대선, 시민의 눈으로 감시하겠습니다
우리는 오늘 이번 19대 대선이, 지난 수개월 동안 촛불시민이 외쳤던 적폐청산의 첫걸음이라고 판단하고, 언론 현장과 시민사회의 힘을 모아 ‘2017년 대선미디어감시연대’를 발족합니다.
우리 국민은 열흘 전, 헌법을 유린하고 국민을 배신한 박근혜를 탄핵함으로써 민주주의를 지켜냈습니다. 당리당략으로 좌고우면하던 국회는 국민의 명령에 따라 탄핵소추를 의결했고, 국정농단의 주범 박근혜는 국민의 뜻에 의해 파면됐습니다. 이번 대선은 국민이 지켜낸 민주주의를 지속적으로 보존하고 가꾸어야 한다는 점에서, 그 어느 선거보다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나 헌재판결에 불복한 박근혜 추종 세력들이 여론 뒤집기에 집착하고 있고, 정치권은 너도나도 ‘국민’을 앞세우면서 대선행보에만 여념이 없습니다. 언론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한 때 입니다. 더욱이 최근에는 수많은 인터넷 언론과 SNS의 확대로 언론의 범주 자체도 대단히 넓어졌습니다. 후보들의 난립과 범람하는 정보 속에서, 언론은 공정하고 객관적인 정보, 민주주의 원칙과 유권자 권리에 입각한 정보를 제공해야 합니다.
그러나 돌이켜 보면, 우리 언론은 선거 때마다 진정한 의미에서 유권자에게 필요하고도 유용한 선거정보를 제공했다기보다는 정치공학적 여론 몰이, 경마중계식 보도, 흥미 위주의 선정 보도와 황색저널리즘, 아무런 검증 없는 발표저널리즘 따위로 유권자의 올바른 선택을 방해하고 헷갈리게 했음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지난 20대 총선만 하더라도 언론은 검증과 유권자 의제를 외면한 채, 정치공학과 정파 논리와 후보자간 비방전만 보도했습니다.
특히 일부 종편 방송사들은 ‘시사 토크쇼’를 빌미로 막말과 왜곡을 쏟아냈고, 특정 정당을 대변하는 등 선거의 ‘심판자’가 아닌 ‘선수’로서의 역할을 자임함으로써 가장 기본적인 저널리즘의 원칙을 저버렸습니다. 심지어 최근에는 헌법재판소와 특검을 모독하기 위해 친박 세력이 양산한 ‘가짜뉴스’를 아무런 여과 없이 전파하기도 했습니다. 우리 언론단체는 이런 상황을 끊임없이 알리고 방송통신위원회 등 규제기구에도 민원을 제기했으나 개선되기는 요원한 상황입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오히려 최근 있었던 종편 재승인 심사에서 TV조선이 낙제점을 받았는데도 어물쩍 재승인을 허가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오늘 출범하는 ‘2017 대선미디어감시연대’는 이번 대선보도와 관련해, 다음과 같은 원칙을 준수해 줄 것을 언론사와 언론인 여러분에게 당부합니다.
첫째, 추측보도를 지양하고 사실 보도에 충실해야 합니다
둘째, 뚜렷한 근거 없이 특정 후보를 유리하게 하거나 불리하게 하는 정파적 보도태도를 지양해야 합니다
셋째, 후보자간 공정한 보도를 위해, 불편부당(impartiality), 균형성(balance), 적절성(relevant), 비당파성(non partisanship), 공정한 제안(neutral presentation) 등에 유의하는 한편, 기계적 중립의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심층적 정보제공과 공론의 매개자 역할을 해야 합니다
넷째, 선거정국에서 흔히 나타나는 흑색선전, 황색저널리즘 등을 지양하고, 후보자간 정책대결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정책과 공약에 대한 올바른 선거정보를 제공해야 합니다
다섯째, 이번 탄핵정국을 통해 절대다수의 시민들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노동, 외교, 안보 등 모든 분야에 걸쳐 적폐 청산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후보자나 정당이 만들어낸 의제도 중요하지만, 유권자인 시민들의 요구와 이들이 바라는 세상이 무엇인지 적극 반영하는 유권자 중심의 대선 미디어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2017 대선미디어감시연대’는 오늘부터 매일 전국 신문·방송 뿐 아니라 통신사와 포털, SNS까지 감시하여 짧은 선거기간에 더욱 극심해질 왜곡보도‧오보·선정적 보도를 선별할 것입니다. 일간지 6개와 경제지, 지상파 방송 3개, 종합편성채널 4개, 보도전문채널 2개와 이들 언론사의 SNS, 연합뉴스 및 뉴시스 등 통신사, 인터넷 포털 사이트까지 모두 감시할 계획입니다. 종편 4개사와 보도전문채널 2개에서 방송하는 30 여 개 시사토크쇼 역시 감시 대상입니다. 또한 감시 결과를 긴급 논평, 일일 브리핑, 주간 보고서, 주요 공약·정책 보도 보고서 등 이슈별·기간별 콘텐츠로 제작하여 각 언론사에 배포‧공개할 것입니다. 특히 심각한 사안에 대해서는 기자회견과 민원 제기 등 능동적인 대응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시민들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도록 유도하여 공정한 검증과 유권자 의제로 채워진 대선 미디어 환경을 견인하겠습니다.
언론이 국민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전달해야 할 의무가 있다면 국민은 언론에 올바른 정보를 요구할 권리가 있습니다. 언론이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는 만큼, ‘2017 대선미디어감시연대’도 언제나 국민 곁에 있겠습니다. 선거보도와 관련해 의견을 주시면, 충분히 검토하고 적극 반영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