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이 주도하고 있는 '2017대선 미디어감시연대'의 지난 4월 5일 '대선보도 모니터'에서는 최근 종편채널들이 시사토크쇼를 통해 두드러지게 강조하고 있는 <문재인 vs. 안철수>의 양자대결 속내를 짚었습니다. 물론 '문재인 죽이기'와 '안철수 띄우기'의 투트랙 전략 구사에 대해서도 자세히 소개했습니다.


불어라 안철수 바람, 安 띄우기에 나선 종편들


최근 종편의 안철수 띄우기가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채널A <선데이모닝쇼>(2017. 3. 26), 채널A <일요매거진>(2017. 3. 26), 채널A <뉴스뱅크>(2017. 3. 26), MBN <뉴스특보>(2017. 3. 27)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에 대한 우호적 발언들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이들은 입을 모아 안 후보의 연설실력이 일취월장 했다며 정치인 안철수의 성장을 칭찬했습니다.

 

▶ 안철수 연설 스타일 변화에 칭찬일색 종편들


그중 두 명만 살짝 보겠습니다. MBN <뉴스특보>(2017. 3. 27)에서 윤영걸 매경닷컴 전 대표는 “어제 연설하는 거 보니까 많이 컸다 생각도 많이 들어요. 중저음으로 목소리를 깔아서 옛날 마치 DJ가 연설하듯이 의문문으로 이렇습니까? 아닙니까, 여러분. 이렇게 해서 연설을 까는 모습으로 호소력 있게 하는 거 보니까 상당히 저는 대항마가 될 수도 있겠구나”라며 김대중 전 대통령과 연결까지 지어가며 안 후보의 연설 실력 향상을 치켜세웠습니다.


안철수를 띄우기는 아까웠는지 일타이피, 안철수 띄우기와 문재인 때리기를 시도합니다. 채널A <뉴스뱅크>(2017. 3. 26)에서 허문명 동아일보 논설위원은 “지금은 호남민심이 문재인, 안철수로 분열되는 양상입니다”라며, 국민의당 경선 흥행과 안철수 후보 선출에 대해 “호남 안에서의 반문정서. 그러니까 야당, 열린우리당을 만들어서 야당을 분열시켰고 또 DJ 대통령 특검수사, 대북송금 특별수사까지 했다는 원죄. 그렇기 때문에 문재인 후보는 안 된다, 이런 것들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걸 이번에 보여줬거든요”라고 말했습니다.


또, “호남 민심의 표가 그리고 안철수 후보는 절대 이번에는 철수하지 않는다. 끝까지 간다라는 걸 이번에 보여주는 저런 단호한 어법이나 행동에서 보여지고 있기 때문에 문재인, 안철수 후보가 만약에 문재인 후보가 1위를 달리고 있는데 본선에 진출을 한다면 과연 호남표가 양분됐을 때 그게 누구에게 이익이 갈까. 이게 굉장히 중요한 관전 포인트라고 생각이 듭니다”라며 안철수 후보에 대해선 긍정적 표현을,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해선 부정적 표현을 사용해 대비되는 발언을 선보였습니다.


▶ 安에게는 관대 文에게는 엄격? 채널A 이상한 경선분석


두 후보의 경선결과에 대한 왜곡된 해석도 눈에 띄었습니다. 25~26일 광주전남제주 그리고 전북 국민의당 경선에서 안철수 예비 후보는 64.2%의 지지율을 얻었고, 27일 호남 민주당 경선에서 문재인 예비 후보는 60.2% 지지율을 얻었습니다. 두 예비 후보 다 당내에서 60% 이상 나름의 압도적 지지를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두 후보의 이 엇비슷한 호남 경선 결과에 대한 채널A의 분석은 너무나 상이합니다.


채널A <뉴스TOP10>(2017. 3. 27)은 안 의원의 호남 경선 결과에 대해 분석했습니다. 스튜디오에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를 초청해 국민의당과 민주당 경선 결과를 예측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황순욱 앵커는 “도박이 대박이 났다”는 박 대표의 자당 경선 결과에 대한 평가를 이어 받아 “도박이 얼마나 대박났는지 경선 참여자 숫자를 집계해봤습니다”라며 광주전남제주와 전북 그리고 총 투표 수까지 정리된 자료화면과 함께 읊었고, “압도적인 표 차이로 안철수 전 대표가 지지를 받았다”라며 ‘복식호흡’으로 연설하는 안철수 의원의 연설 영상을 자막과 음악까지 편집해 보여줬습니다.



반면, 문 전 대표의 60.2%에 대한 해석은 사뭇 다릅니다. 경선 결과 발표를 생중계로 보여준 후, 패널들의 분석이 이어졌는데요. 구자홍 동아일보 주간동아팀 차장은 “전체만 놓고 보면 60%를 넘었지만 ARS 조사에서 59.9%가 나왔거든요”라고 소개하며 “ARS투표라는 것은 전국 여론조사하고 비슷한 방식이었거든요”, “경선인단 신청한 사람들이 전화가 왔을 때 지지하는 후보들을 찍었는데 거기에서 가장 많은 득표를 하지 못했다 라는 것은 그만큼 당내 장악력이 좀 떨어진다”, “일반 국민으로 이것을 모집단을 넓혀보면 50% 밑으로 갈 수 있다. 이런 인식을 주기 때문에 종합집계에서는 60%를 넘었지만 가장 많은 숫자에서 60%를 못 넘은 것은 앞으로 문재인 대세론에 어떤 좀 치명적인 약점으로 도드라질 가능성이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투표소 65.2%, 대의원 75%, ARS 59.9%로로 셋 중 ARS 수치가 가장 낮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ARS 투표수는 투표소 투표의 18배, 호남 대의원 투표의 159배에 달합니다. (호남 대의원 투표수는 1,395표, 투표소 투표는 권리당원과 국민, 당원을 합친 게 12,524표, ARS투표는 222,439표) 표본 집단 수 자체가 다른데 그 결과를 단순히 비교 분석 하고 있는 겁니다.


경선 결과가 발표되기 전에도 구자홍 씨는 안철수 예비 후보 정도의 수치가 나오지 않으면, 호남에는 ‘반문 정서가 존재한다’, ‘대세론이 꺾인다’고 주장했습니다. “안철수는 70% 가까이 얻었는데”, “70% 안철수 지지율을 놓고 비교가 된다면 문재인 전 대표는 훨씬 더 불리한 입장에 서있다 볼 수 있습니다”고 한 것이죠. 그런데 이때 말하는 안철수 후보 지지율 70%는 국민의당의 호남수치가 아닙니다. 국민의당 광주전남제주,전북경선에서 안철수 후보는 64.2%의 지지율을 얻었고, 민주당 호남 경선에서 문재인 예비 후보는 60.2% 지지율을 얻었습니다. 72%는 국민의당 전북 수치이고요. 호남 전체의 지지율인 민주당과 비교하려면 광주전남제주와 전북의 수치를 합친 ‘64.2%’가 정확한 수치입니다. 그런데 64.2% 지지율인 안철수 후보는 압도적 지지라 칭찬하고, 60.2%인 문재인 후보는 대세론이 흔들린다는 ‘편파적’이고 ‘주관적’인 분석을 한 것입니다.


▶ 단독을 냈는데 왜 내보내질 못 하니, 채널A 국민의당 경선 의혹 수상한 침묵


당마다 ‘경선 동원 의혹’ 비방이 거센 와중에, 채널A가 자신들이 단독으로 보도한 국민의당 관련 의혹을 전혀 키우지 않는 특이한 현상이 감지되었습니다.



채널A <정치데스크>(2017. 3. 28)는 김철웅 기자의 호남 경선 동원 의혹을 단독 취재 내용으로 전했습니다. 일요일 전북에 경선이 있음에도 전북에서 광주까지 전세버스를 타고 온 대학생들, 누군가가 몇 번 찍으라고 했다는 할머니의 증언, 투표자들을 관리하는 중년 남성 등 현장 취재 영상을 정황 증거로 보여주었습니다. 김철웅 기자는 스튜디오에서 취재 내용을 자세히 브리핑하기도 했습니다. 이것은 국민의당 A후보의 ‘경선 동원 의혹’이었습니다.


잠깐 바른 정당 후보자 선출 소식을 전한 후, 최석호 기자는 국민의당 B후보의 ‘독수리 5형제 프로젝트’, 승용차 실어나르기 차떼기 의혹을 전했습니다. 최 기자는 ‘해당 캠프에서 오간 SNS 내용’을 확보했다고도 밝혔습니다. 이날 유승민 의원 선출 소식 4분을 제외하면 무려 14분간 해당 내용을 다루었습니다.


보통 이런 특종을 하면 타사에서도 받고 자사는 며칠씩 이 특종을 우려먹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상한 일이 벌어집니다. 다음날 채널A <뉴스특급>(2017. 3. 29)을 제외하고는 3월 30일까지 이틀간 채널A, TV조선, MBN 주중 시사토크쇼 18개 어느곳도 ‘국민의당 경선 동원 의혹’ 소식을 전하지 않았습니다. 채널A <뉴스특급>(2017. 3.29)은 문재인 전 대표 대학생 경선 동원 사건을 전하며 김철웅 기자의 국민의당 동원 의혹 단독 보도를 다시 보여줬지만, 민영삼 사회통합전략연구원장의 ‘앞으로 남은 대선에서 국민의당이든 민주당이든 저렇게 동원하는 저런게 적폐다’란 원론적인 분석으로 짧게 마무리 되었습니다. 모처럼 단독을 내고도 어째서 널리 퍼뜨리기는커녕 침묵하는 것인지 채널A에 묻고 싶어집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