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레기들 선거개입 천태만상 : 문재인 뽑지 마라는 동아일보-박근혜 불쌍하다는 조선일보
6일~8일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선거 막바지까지 선거개입성 보도를 쏟아냈습니다. 동아일보는 노골적으로 ‘친북 문재인은 찍지 말라’는 주장을 펼쳤고, 조선일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얼마나 불쌍한가’를 강조하며 유권자들의 ‘동정심’을 자극하려 했습니다.
① 동아일보 김순덕 칼럼, 본심은 온라인판 제목에?
선거를 하루 앞둔 8일에도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는 노골적인 선거개입성 보도를 쏟아냈습니다.
먼저 동아일보 김순덕 논설주간은 <김순덕 칼럼 / 한국과 프랑스 대선을 보는 외신들 시선>(2017. 5. 8)을 통해 ‘외신들도 걱정하는 친북 문재인은 찍지 말라’는 식의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해외언론들은 벌써부터 “문재인 민주당 대선 후보의 승리를 기정사실처럼 쏟아”내고 있지만 일부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관련 이슈에서 상당 부분 입장 차이”가 있다는 이유 등으로 “문재인에 대해 불안감을 감추지 않”고 있는데 문재인 후보는 여전히 “개성공단 20배 확대부터 강조”하고 있으니, “문재인을 북한은 쌍수 들고 환영할 것이 분명하다”는 것이지요.
해당 칼럼에서 김 논설주간은 “새 대통령이 사드 배치를 재검토하거나 방위비 분담을 문제 삼는다면 미군 전격 철수가 단행될 가능성도 무시하기 어렵다”며 “그래서 전시작전권을 회수해 자주국방해야 한다고? 분수 모르는 외교·안보 정책이 바로 적폐다. 중국과의 관계를 리셋하면 된다고? 르펜이 러시아와 관계 개선하자는 것과 비슷한 소리 아닌가”라는 비아냥을 쏟아내기도 했습니다.
‘문재인 후보’가 유력한 당선자로 점쳐지고 있는 상황에서, ‘다음 대통령’이 중국과 관계를 새롭게 설정하겠다는 주장을, 이번에 프랑스 대선에서 패한 극우정당 국민전선 마린 르펜(혹은 나치의 유대인 학살을 부정하고 외국인 혐오 발언을 일삼아온 그녀의 아버지 장마리 르펜)과 러시아와의 ‘관계’와 빗대 설명하고 있는 셈입니다.
△ 김순덕 칼럼 지면 보도 제목(위)과 온라인판 보도 제목(아래), 2017. 5 .8
해당 칼럼은 “그래도 다행인 건 대선의 진짜 투표가 내일이라는 사실이다”이라며 “바라건대 문재인이 바뀔 수 없다면 외교 안보 브레인이라도 바꿨으면 한다. 아니면 유권자들이 생각을 바꾸든지”라는 문장으로 마무리되는데요.
아무리 봐도 해당 칼럼의 온라인판 제목 <‘친북정권 재림’ 예견한 외신들 시선>이 김순덕 논설주간의 주장을 더 선명하게 드러내주는 ‘좋은 제목’인 것 같습니다.
이날 동아일보는 <사설 / 선거과정 해소 안 된 문 아들 특혜의혹>(2017. 5. 7)에서 “2명이 지원해 2명 모두 합격하고, 갓 입사한 신입사원이 해외연수 명목의 휴직으로 장기 유학을 허락받은 점, 그리고 휴직 기간까지 합쳐 퇴직금까지 챙긴 것은 특혜라는 의심을 살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며 문재인 후보 아들의 채용 특혜의혹을 재차 문제 삼기도 했습니다. 선거 전날까지 정말 최선을 다하네요.
② ‘불쌍하고 물정 모르는 박근혜’ 이미지 부각한 조선
동아일보가 ‘문재인은 안 된다’고 외치며 선거 개입을 시도했다면, 조선일보는 ‘박근혜가 억울하고 불쌍하지 않느냐’는 메시지를 통해 유권자들의 선택에 영향을 끼치려 했습니다. 문제 보도는 <최보식이 만난 사람 / “함께 지냈지만 ‘말벗’ 못 돼…못 배운 나보다 더 불행한 박 전 대통령”>(2017. 5. 8)입니다.
조선일보 최보식 선임기자가 박근혜와 “관저에서 지낸 유일한 인물” “‘청와대 요리연구가’ 김막업씨”를 대상으로 진행한 이 단독 인터뷰 보도가 강조하고 있는 것은 ‘원칙적이면서도 물정을 몰라 최순실과 잘못 엮인 불쌍한 박근혜 대통령’이라는 하나의 이미지입니다.
“마음이 아파요. 함께 지낼 때 그분은 늘 ‘전기 절약하세요’라고 했어요. 넓은 관저의 복도에 전등을 끄는 통에 힘들었어요. 그렇게 절약 정신이 있는 대통령이 뭐가 더 필요해 돈을 받으려고 했겠어요”
“일 터지고 나서 ‘그렇게까지 한 줄 몰랐다’고 했어요. 제가 겪어본 결과, 대통령이 거짓말을 할 사람은 아닌 것으로 봅니다. 돈 욕심을 부리지는 않았을 거예요. 자식이 있나, 퇴임하면 연금만 한 달에 1,200만 원 나오는데 왜 그러겠어요”
“(최순실은) 요즘 말로 ‘갑질’한다고 그러나요. 성격이 포악해 보였어요. 대통령은 다른 면에서는 꼼꼼한 분인데 왜 저런 사람과 얽혔을까 싶었습니다. 대통령은 여성스럽고 세상 물정에 대해 너무 몰라요”
“몸이 약해요. 안 좋은 일이 생기면 소화가 안 돼요. 제가 답답한 것은 주치의가 있는데, 왜 들어와서는 안 되는 사람들을 쓰는지. 그만큼 꼼꼼하고 빈틈없는 분이 왜 그런 바보짓을 했을까 싶어요”
“탄핵 결정이 나오자마자 나가라고 하니, 세상이 참 박정해요”
“당장 식사를 해줄 사람이 없지 않습니까. 안 가겠다면 인간의 도리가 아니지요. 그분은 오리털 점퍼를 입은 채 ‘추워요’라고 했어요. 자신의 처지에 대해 내색하지 않고 편안하게 대해줬어요. 제 방에는 보일러가 작동 안 돼 매트와 전기장판으로 버텼어요. 다음 날 난로를 더 구입해 틀었지만 너무 추웠어요. 저는 사흘 동안 코피를 쏟았어요”
박근혜 개인에 대해 김막업 씨가 애틋한 감정을 가지는 것 자체를 문제 삼자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조선일보가 ‘선거 전 날’, ‘박근혜에게 애틋한 감정을 지닌 인물을 인터뷰’해 ‘악독한 최순실과 물정 모르는 쓸쓸한 박근혜’라는 구도를 부각하는 보도를 내놓았다는 점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심각한 선거 개입 행태라 할 수 있습니다. 선거 전 날 박근혜에 대한 동정심을 부추기는 이런 기사로 이득을 볼 정치 주체는 ‘박근혜 탄핵 반대’를 외쳤던 세력 뿐 이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이 기사에 달린 댓글 중 추천을 가장 많이 받은 댓글은 “선거 전 날 여전하구나 조선”입니다. 6,000명이 넘는 이들이 여기에 추천을 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