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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 제보체크 2017. 9. 13


- 언론 개혁을 위해 시민들이 제보한 방송 및 신문기사들을 팩트체크하고 있습니다.


민언련 제보체크 제목


- 국회 보이콧 한 자유한국당을 촬영한 게 ‘조롱’? 본질 숨기는 채널A


시민이 민언련에 제보한 방송 내용


- 9월 4일 채널A <뉴스TOP10>이 김장겸 MBC 사장의 체포영장 청구를 방송장악이라 규정하며 국회 보이콧을 선언한 자유한국당의 입장만을 대변하는 편파 방송을 했다. 또한 국회 로텐더 홀에서 이뤄진 자유한국당의 피켓 시위를 촬영한 손혜원 민주당 의원을 조롱했다.


민언련이 시민의 제보 내용 확인


- 4일 자유한국당은 김장겸 MBC 사장에 체포영장이 발부되자 정부의 방송 탄압이라며 국회 보이콧을 선언했습니다. 국회 로텐더홀에서는 피켓 시위를 하며 본회의장으로 들어가는 여야 의원들을 향해서 구호를 외쳤습니다. 이때 본회의장에 진입하던 손혜원 민주당 의원은 피켓 시위 중인 자유한국당 의원들을 휴대폰으로 촬영했는데요.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이를 저지하면서 실랑이가 벌어졌습니다. 채널A <뉴스TOP10>은 이 내용을 다뤘습니다.


진행자인 황순욱 앵커는 “자유한국당 의원들 입장에서 보면 손혜원 의원이 저렇게 인터넷으로 생중계를 한 적이 여러 번 있지 않았었습니까? 그런데 굉장히 좀 비아냥거리고 약을 올리는 것 같은 모습을 취했다. 그래서 좀 격하게 반응을 보인 그런 부분도 분명히 있을 것 같아요”라며 운을 띄웠습니다. 진행자의 발언부터 이미 사태의 책임을 손혜원 의원에게 돌린 겁니다. 이에 김태현 변호사는 “손혜원 의원이 이것을 일종의 약간 조롱이라고 그럴까요. 그렇게 하기 위해서 찍는다고 생각을 하는 거죠. 그러니까 물론 자유한국당의 저 국회 보이콧에는 비판받을 측면이 충분히 있는 건 저도 인정을 합니다마는 그것은 별개로 하고 어쨌든 동료 의원들이 뭔가의 의사 표시를 하는데 그것을 조롱하는 듯한 어떤 제스처를 하면서 그렇게 찍을 필요가 있겠는가. 더군다나 손혜원 의원이 의원들이 ‘왜 한 대 때리시지’ 이런 류의 표현을 하지 않았습니까? 그건 사실은 의원들이 하는 얘기가 아니라 길거리에서 시정잡배들이 하는 이야기 아니겠어요?”라고 말했습니다. 언뜻 자유한국당의 보이콧을 비판하기도 했지만 결국 결론은 ‘손혜원은 시정잡배’라는 겁니다. 충분히 조롱과 비하라 할 수 있습니다. 황 앵커는 “잠시만요. 시정잡배라는 표현은 지나친 표현이었기 때문에 시정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며 ‘시정잡배’ 발언을 수습하려 했습니다.


역시 패널로 출연한 구자홍 주간동아 차장도 손 의원을 비판하느라 별 연관성도 없는 요소들을 이것저것 끌어와 궤변을 이어갔습니다. 구 씨는 “저게 악순환에 빠지는 건데요. 과거에 10년 전입니다마는 노무현 정부 때 약간 진보를 표방한 인사들이 옳은 얘기를 네가지없이 한다 이런 표현이 있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그때 당시에 문제가 뭐였냐면 옳은 얘기라는 것은 없어져버리거든요. 뒤에 있는 뭔가 태도에서 꼬투리를 잡아서 몸싸움으로 가고 말싸움으로 하게 되면. 본질이 사라지게 되는 겁니다. 그러니까 오늘의 경우에도 국회가 사실은 어제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대해서 여야 할 것 없이 안보에는 여야가 없다라고 그래서 힘을 모아서 북핵을 규탄해야 하는 상황에 소속 의원들끼리 또는 동료 의원들 끼리 어떤 저런 말싸움을 하고 또 생중계해서 상대를 조롱하고. 과연 지켜보는 국민들이 안심하고 국가안보가 튼튼하겠구나 이렇게 믿겠습니까? 저런 모습을 생각하면 국회의원들이 좀 자제할 필요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라는 겁니다.


장황해서 도대체 무슨 소리인지 한참 되새겨봐야 하는 발언인데요. 굳이 해석을 하자면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안보가 위중한 상황에서 싸움을 벌인 자유한국당 의원들이나 손혜원 모두 책임이 있다는 ‘물타기’로 보입니다.


△ 채널A '뉴스TOP 10'(2017. 9. 4)


민언련이 지적한 방송의 문제점 : 팩트체크


- 채널A <뉴스TOP10>(9/4)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점은 사태의 본질을 짚지 않고서 손혜원 의원을 문제의 핵심으로 둔갑시켰다는 겁니다. 채널A는 자유한국당 보이콧의 발단이나 배경은 전혀 설명하지 않은 채, ‘손혜원 의원이 동료를 조롱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자유한국당의 ‘시위’를 촬영한 것이 과연 조롱에 해당하는지도 의문이지만 자유한국당의 책임을 은폐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MBC 사장을 보호하기 위해 국회 일정을 보이콧 한 자유한국당의 책임은, 시위 현장을 촬영하고 국회 일정에 참여한 손혜원 의원 행위와 비교가 불가능합니다.


자유한국당이 방송장악이라 우기는 김장겸 체포영장 발부에 대해서 다시 한번 짚어보죠. 고용노동부는 지난 6월 특별근로감독 실시했고 부당노동행위 혐의를 조사하기 위해 김장겸 MBC 사장에게 4~5차례 소환을 통보했습니다. 그러나 김 사장은 불응했고 결국 법원은 체포영장을 발부했죠. 이는 법에 따른 절차이고 체포영장이 곧 구속을 의미하지도 않습니다. 김장겸 사장은 이제야 겨우 부당노동행위 혐의와 관련해 첫 조사를 받게 된 겁니다. 김 사장은 5일 고용노동부 서부지청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습니다. 논란이 된 것은 김장겸 사장보다도 김장겸 사장 체포 영장에 국회 일정을 보이콧 해버린 자유한국당입니다. 소환 불응,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영장 발부 근거가 뚜렷한데 자유한국당이 명분 없이 무리수를 뒀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결국 자유한국당은 ‘방송 장악 국정감사를 추진해야 한다’는 궁색한 이유로 열흘 만인 11일, 보이콧을 철회했죠.


이런 사태의 본질은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 간 이뤄진 정권의 공영방송 장악 및 공영방송 파괴입니다. 두 공영방송의 현 사장인 KBS 고대영 사장과 MBC 김장겸 사장은 모두 박근혜 정부의 측근으로서 보도 기능을 망가뜨리고 기자들의 편집권을 시시때때로 침해하며, 말을 듣지 않는 언론 노동자들을 부당하게 징계‧해고 했습니다. 모두 박근혜 정부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낼 수 없게 만들고 노조를 파괴하려는 공작이었습니다. 이런 일은 이명박 정권부터 시작됐고 이미 그때부터 KBS‧MBC 노동자들과 많은 시민들이 ‘낙하산 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싸워왔죠. 정권이 바뀌면서 법적‧제도적 장치가 정상적으로 운영되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공영방송 정상화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자유한국당은 이런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국회를 보이콧한 것인데요. 그런데도 채널A는 ‘손혜원 의원이 자유한국당 의원들을 조롱했다’거나 ‘여야 모두 안보가 심각한 상황에서 책임이 크다’는 내용으로만 방송을 채운 겁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