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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기업 부진 속에 한국기업에게 절체절명의 기회가 보인다.


최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일본기업의 對아시아 중산층 소비시장 전략 변화와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경제회복기를 대비한 우리기업들의 성장전략을 제시했다.





아시아 중산층 소비시장의 부상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가장 큰 변화는 구미 선진 소비시장의 침체에 따른 아시아 신흥 소비시장의 부상이다. 금년 1-10월중 우리의 對구미(북미·유럽)지역 수출은 795억달러로 총 수출의 27%에 불과한 반면, 對아시아 수출 비중은 52%(1,528억달러)까지 확대되었다. 아시아 시장은 이제 구미시장의 보완시장, 틈새시장이 아닌 새로운 소비수요 창출의 근원지로 성장하고 있다.

이에 과거 구미 선진 소비시장에만 의존했던 글로벌 기업들은 이제 중국, 인도 등 아시아 신흥시장의 개척을 위해 사업구조를 빠르게 재편하고 있다. 이들이 특히 주목하는 시장은 아시아 시장 중에서도 연간 세대별 가처분 소득이 5천달러∼3만5천달러대로, 가전, 승용차 등의 내구성 소비재에 대한 실질적 구매력을 보유한 중산층 시장이다.


일본기업들의 아시아 중산층 소비시장 전략 변화


최근 수출부진과 점유율 하락 등으로 고전하고 있는 일본기업들도 소비시장으로서 아시아 중산층 시장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적극적인 진출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첫째, 고비용 생산체제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후지카메라는 과거 해외 생산공장의 단계별 진행상황을 전화나 이메일로 보고받거나, 샘플 등을 우편으로 보내와서 검토하던 시스템을 담당자가 현지로 직접 출장을 가서 그 자리에서 바로 체크하는 시스템으로 전환함으로서 리드타임을 절반으로 단축, 20%의 원가절감에 성공했다. 샤프LCD는 중국 중견전기기업과 합작 자회사를 설립하여 샤프의 제조기술과 노하우를 제공하는 대신, 안정적인 액정패널을 공급받는 구조로 전환했다. 이로서 샤프는 초기투자 부담은 줄이고, 로열티, 기술료, 배당금 등 수익을 챙기게 되었다.

둘째, 아시아 소비시장에 대한 면밀한 시장조사를 바탕으로 현지시장 맞춤형 상품개발을 강화하고 있다.
파나소닉은 태국시장용 에어컨의 경우 소음은 다소 있더라도 냉방효과를 강화하여 개발하고, 인도시장용은 제습기능을 강화하여 개발하는 등 현지 소비자들의 세심한 제품 취향을 면밀히 조사하여 상품화하였다.

셋째, 품질관리 기준을 하향조정하여 부품의 아웃소싱을 확대, 가격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혼다 오토바이는 부품의 품질기준을 낮추어 중저가 아시아 부품을 채택, 신흥국용 상품개발에 성공했다.


일본기업의 고전 속에 한국기업에게 절체절명의 기회가 보인다.


그러나 일본기업들의 이러한 다각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중산층 소비시장 공략에는 어려움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큰 이유로는 지금까지 ①구미 선진시장 중심, ②자본재·부품소재 중심, ③상류층 중심으로 특화하여 수출해 온 일본기업들이 그 무게중심을 전환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또한 추가적인 원가절감이 힘들고, 실리적인 아시아 소비자들에게 일본 브랜드 이미지인 신뢰중시, 안정성, 친환경 등 소위 「일본적 가치」를 단기간내 전파하는 것이 어렵다는 점, 자본재·부품소재의 B2B 거래를 주로 해 온 탓에 일반 대중인 소비자들의 니즈를 찾아내는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 등에서 우려가 높다. 그 외에도 지금껏 품질·기능의 향상을 숙명으로 여겨왔던 일본기업들의 엔지니어가 품질하향이라는 새로운 과제를 어떻게 수행할 것인지, 그리고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해 국내생산 기반의 해외이전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향후 일본내 산업공동화와 모노즈쿠리의 향방 등에 대한 내부적 갈등도 만만치 않다.

아시아 소비시장 부상과 이에 따른 일본기업의 전략 변화는 한국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금융위기로 인한 구조조정 과정에서 일본기업들은 신규투자 중지 등의 방어적 경영태세를 강화하는데 반해, 한국기업들은 설비투자 확대 등 시장 점유율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우리 기업들은 일본기업들의 구조조정을 새로운 성장의 발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품질제일주의를 지향하는 일본기업이 품질기준을 완하한다고 하더라도 소폭 완하에 그칠 것이며, 그 기준을 충족하는 부품 공급처로서는 대만, 중국기업보다는 한국기업일 가능성이 높다. 또한 머지않아 아시아 상류층으로 성장할 현재의 중-중상위층(소득 2만달러∼3만5천달러)에 대해 특히 관심을 집중하고, 앞으로는 아시아 신흥시장이 test-market의 기능을 대체할 것이며, 아시아 시장에서 히트한 상품을 품질개량하여 일본, 구미 등의 선진시장으로 판매하는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연구도 강화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가격경쟁력 확보와 아시아 소비자들에 대한 시장조사를 강화하는 한편, 국내산업의 고부가가치화 방안, 프리미엄급·첨단기술제품 등 미래 성장동력 산업의 육성 등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고, 아시아 소비시장의 파이를 키우기 위한 한일기업간의 네트워크 확대에도 노력할 필요가 있다. [한국무역협회]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