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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 두기를 비즈니스에 적용해보면, 비대면 접촉 서비스를 잘하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으로 나눌 수 있다. 이 기준에서 보면 ㈜하비인더박스(대표 조유진)는 확실히 전자다. 일찌감치 비대면 접촉 서비스를 사업화한 데다 취미 배송이라는 기발한 비즈니스를 개척했기 때문이다.


오프라인에서 배우는 게 당연하다고 여기는 취미를 온라인으로 주문받아 배송하는 '취미 배송 서비스'라는 신개념 비즈니스를 개척했다. 무형의 취미를 유형화해 스타트업을 창업한 주인공은 조유진 대표. 창업 당시 조 대표는 대학교 교직원으로 안정된 직장생활을 했지만, 세상에 없던 재미있는 일을 찾고자 창업을 결심했다.




2020년 3월 현재 하비인더박스는 700여 종의 취미키트를 발굴했다. 비누 만들기, 컬러링북, 캘리그래피와 같은 고전적인 취미키트는 물론이고 호텔에서 즐기는 봄날의 취미생활 패키지, 우리 아이 첫 입학, 첫 등교 준비 DIY 등 계절과 시즌, 워라밸이나 소확행 등 취미 트렌드를 반영하면서 사업은 확장일로를 걸었다.


무엇보다 하비인더박스의 취미키트는 종류만큼 구성이 알차다는 점에서 이목을 끈다. 재료와 도구, 설명서까지 원데이클래스를 대체할 만한 수준으로 구성되어 있고, 직접 영상을 보면서 조립할 수 있도록 돕는 QR코드까지 동봉되어 있다. 조 대표는 이 같은 참신한 아이디어를 '초보자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게 한다'는 회사의 모토에 맞춰 개발하게 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취미를 즐기고 싶지만 여유가 없고 시작이 막막한 사람들에게 스트레스 없이 힐링의 기쁨을 누릴 수 있게 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최고의 바리스타, 최고의 소믈리에 같은 전문가들에게서 노하우를 배우고, 또 그럴듯한 완성품까지 얻게 되면 일상이 곧 힐링이 될 수 있죠. 취미생활이 스트레스가 되지 않도록 단순하지만 예쁜 취미키트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어요."


취미키트는 하비인더박스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기획하기도 하고, 전문가나 작가와 협업을 통해 개발하기도 했다. 팀원이나 조 대표가 직접 만든 취미 리스트를 참고하거나 공방 또는 오프라인에서 활동하는 작가나 전문가의 제안을 발 빠르게 받아들였다.


특히 작가와의 협업은 원창작자에게 정당한 대가를 보장한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실제로 원창작자에게는 수익의 75%를 돌려주면서 작가나 전문가를 섭외하는 것도 예상보다 어렵지 않다고. 게다가 창작자의 아이디어를 정당하게 보상하면서 오프라인에서 활동하는 작가들로부터 협업 제의가 끊이지 않는다고 조 대표는 귀띔했다.


㈜하비인더박스의 취미키트는 원데이 클래스를 대체할 만한 수준으로 구성되어 있고, 직접 영상을 보면서 조립할 수 있도록 QR코드를 동봉하고 있다.


최근 남성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끈 미니어처 미니 벽돌 벽난로 만들기 취미키트 '디오라마 세트'



스낵컬처에 이바지하는 덕업일치 기업


현재까지 하비인더박스는 취미생활 큐레이팅, 키트, DIY 같은 창의적이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선보였고, 이를 바탕으로 하비인더박스의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초창기 정기배송 서비스인 구독경제(Subscription Commerce)는 인지도 향상에 적잖은 영향을 끼쳤다. 하비인더박스의 구독경제는 회원가입을 통해 1~6개월 동안 한 달에 한 번씩 취미키트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고, DIY 네온사인, 펀치 니들 풀세트, 핸드드립 커피세트 등 계절감 있는 아이템부터 유행하는 아이템까지 다양한 취미키트를 취급했다. 하지만 구독경제는 지난해부터 홈페이지를 오픈 플랫폼 형태로 개편하면서 중단했다. 기존의 2535 여성 소비자 중심에서, 남녀노소 모두가 좋아할 만한 취미배송 비즈니스로 확장하기 위해서다.


"구독 서비스를 중단한 이유는 한 달에 한 개 이상 요구하는 소비자들의 다양한 수요를 만족시킬 수 없었기 때문이에요. 한 달 구독자 수가 300명을 넘고, 전체 회원 수가 3,500명을 넘어서는 상황에서 좀 더 다양한 계층과 연령대로 늘어난 소비자들의 니즈를 만족시킬 필요가 있었어요. 그러자면 소비자들이 자신의 취미를 언제나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온라인 쇼핑몰 형태가 적합하다고 봤어요."


온라인 쇼핑몰 형태로 홈페이지를 개편하면서 하비인더박스는 핫딜, 베스트100, 신상제품5%, 모든취미, 핸드메이드제품, 이벤트/단체교육할인, 전국취미자랑(고객후기) 등 다양한 카테고리를 선보였다. 이로써 베스트상품전, 할인상품전과 같은 취미키트를 이용한 다양한 이벤트도 가능해졌다. 무엇보다 홈페이지를 일종의 취미 플랫폼 형태로 바꾸면서 남성층의 유입과 매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 조 대표는 "코로나19로 실내활동이 많아진 특수성까지 더해져,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이 10배가량 늘었다"고 전했다.


그런가 하면 하비인더박스의 비즈니스는 B2C에서 B2B로 확장되고 있다. 호텔 숙박객에게 취미용품을 제공하는 호텔 패키지, 초등학교 방과 후 학교 프로그램, 노인복지관과 요양병원의 치매 방지를 위한 DIY키트, 기업과의 협업으로 만든 취미키트 등, B2B가 하비인더박스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할 만큼 커졌다.


그렇다면 하비인더박스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일까? 조 대표는 취미 즐기기를 원하는 누구에게나 평생 취미 정보를 제공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일상이 곧 취미가 되는 이른바 스낵컬처를 만들고 확장시키는 데 이바지하고 싶다는 것. 이는 창업을 통해 조 대표가 꿈꿨던 덕업일치 기업과도 일맥상통한다.


"좋아하는 취미와 직업이 일치하는 것을 덕업일치라고 하잖아요. 저는 우리 회사 직원들이 그렇게 되길 바랍니다. 직원들이 불안하지 않고 안정감을 느끼면서 재미있게 일하는 곳이 됐으면 해요. 직원들이 회사에 자신을 끼워 맞추기보다 자신의 꿈을 회사에서 실현할 수 있게 되면, 저 역시 덕업일치를 이룰 수 있게 되는 것 아닐까요?" - 자료출처 :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발행하는 경영·기술 전문지 '기업나라'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