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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인간에게 가장 아름다운 마음과 헌신적인 행동을 선물하기도 하지만 과정이나 결과에 있어서는 깊고 깊은 아픔을 수반하기도 합니다. 마치 달콤한 초콜릿이나 사탕이 가져다 주는 충치의 고통처럼.



사랑을 할 때는 많은 설렘과 행복을 가슴에 담게 됩니다. 기다림의 묘미와 튕김의 미학으로 자신에 대한 존재가치를 느끼는 희열을 맛보는 소중한 시간이 이어집니다.


그러나 그 흥분과 떨림이 절정에 다다르게 되면 바보같은 인간들은 배부른 자의 거드름을 피우며 스스로의 행복에 초를 치고 맙니다. 쓰잘머리 없는 감정이입으로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싶어서인지는 모르겠으나, 위기상황을 스스로 만들어 불안과 히스테리를 증폭시키게 됩니다.


그러한 감정은 토네이도처럼 점점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나중에는 막연하게나마 누가 강요하지도 않은 이별을 스스로 예감하고 불안정한 감정의 기복을 타인에게 표출하게 되지요. 여기에 빠지지 않고 소환시키는 것이 바로 '자기합리화'고요.


내가 그토록 사랑했는데 어떻게 나한테 그럴 수 있어?


연인불탄의 이별학


사랑하는 연인이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빌미를 자신이 만든 것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를 끄집어내면 당연히 헤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스스로가 가장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길래 행복할 때, 서로의 사랑에 세상이 내 것처럼 보일 때, 그 감정을 유지하면 되었을 텐데 '저 사람이 나를 정말 사랑하기는 한건가?'라며 시험을 왜 하느냐는 말이죠. 그것도 한두 번 가볍게나 했으면 될 것을 치명적인 자존심까지 건드려가면서 질리도록.



사랑하는 사람에게 귀엽게 토라지는 모습이나 눈물 고인 눈망울로 감성에 호소하는 것은 득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것도 무기라면 무기인데 그 무기를 수시로 꺼내들면 그건 애교가 아니라 협박이 될 수 있고, 이내 식상함으로 인식될 수 있습니다.


뭐... 그래도 다시 내게 돌아올거야


잘못된 만남불탄의 이별학


사랑에 자존심을 다친 사람은 절대 돌아오지 않습니다. 그것을 알 때 쯤 되면 세상에 이별노래는 전부 내 노래가 되어 있지요. 여름에는 강렬한 비트나 발랄한 댄스곡이 대세인 반면 가을이 되면 발라드가 상종가를 치는 이유는, 음악이 좋아서일 수도 있지만 그 곡에 입혀져 있는 가사가 내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1994년 말부터 1995년 초까지 공전의 히트를 쳤던 김건모의 '잘못된 만남'과 이승철의 '친구의 친구를 사랑했네'는 댄스와 발라드라는 면에서는 가사의 전달 방법만 달랐을 뿐, 그 내용은 동일하다 볼 수 있습니다. 지금 죽고 없이 못 살 정도로 사랑하고 있다손 치더라도, 그렇게 내가 못해주는 어떤 것을 내게는 없는 다른 매력을 내 가까이에 있는 주변 사람 누군가가 가지고 있기 때문에 늘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지금 사랑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자신이 하고 있는 사랑에 대한 자존심을 생각해서라도 연인에 대한 의심을 그쳐야 합니다. 그리고 나를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 궁금해서 슬쩍 연인에게 시험을 하고 있는 중이라면 지금까지의 잘못을 한시라도 빨리 고백하고 미안하다는 사과도 하고 변치 않을 사랑에 대한 축배를 들어야 합니다.


어차피 사랑만 하면서 살아가도 짧은 것이 인생일진대, 내가 조금 덜 받고 더 준다고 해서 전혀 문제될 것은 없습니다. 앞으로는 이별 가사가 적힌 노래를 들으면 "아... 저 노래 가사 슬프다 그치?"라며 남 얘기로 흘리는 데이트만 하자고.


삼류영화불탄의 이별학


누구나 가슴 속에는 삼류소설 한 편씩은 담고 살아가는 법입니다. 내게는 목숨을 버릴 만큼 아프고 힘든 사랑의 이별이었지만 그런 사랑의 이별 한 번 안 해 본 사람? 없습니다. 내가 겪고 아파하며 밤마다 베개에 눈물을 쏟아붓던 그 사랑? 그 나이의 다른 사람도 다 해 봤습니다. 그러니 다른 사람에게는 내가 겪은 이별이라는 것이 그저 삼류소설, 삼류영화의 소재 하나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러니... 지금이라도 조금이나마 살려낼 수 있는 사랑의 불씨가 있다면 애써 꺼트리지 말고 소중하게 지키고 아끼도록 하자고요. - By 불탄 2009.1.4. PM 14:54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