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 호떡데이? 어느 동네 이야기인데?
상술이 결합된 'OO데이'에 염증을 느끼게 되는 것은 비단 저만 느끼는 감정은 아닐 겁니다. 매월 마다 있는 'OO데이'도 부족해서 이제는 수시로 만드는 것도 부족해서 억지로 만들고 있기에 도대체 기념할 만한 'OO데이'가 몇 개인지도 모르겠거니와 그나마 너무 식상해진 느낌입니다.
그래서인지 이제는 'OO데이'라는 말이 들리면 그러려니 하면서 "이번엔 또 어디에서 하는 거래?", "뭘 사주는 날이래?" 정도의 맞장구나 쳐주는 것이 고작인 것 같습니다.
그래도 작년 11월 11일에는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의 동심을 차마 망가뜨릴 엄두가 나지 않아 상술인 것을 뻔히 알면서도 씁쓸한 마음으로 '단 한번 뿐'이라는 약속과 함께 불탄 역시 그냥 넘어가 줬던 기억이 있습니다. 허나 그나마 다행이라는 것은 올해부터는 아이들과 약속했듯이 '가래떡데이'로 맞이할 수 있을 터이니 이번에 취학하는 딸아이한테는 유치원 시절을 추억할 수 있는 선물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홈플러스가 오늘(1월19일)을 '119 호떡데이'로 정하고 이틀 동안 호떡과 관련된 제품을 40% 할인하는 행사를 벌인다고 하네요. 원래 1월19일은 불자동차를 부르는 '119' 전화번호를 따서 '핫데이'나 '찜질방데이'로 기념했었다고 하는데 저로서는 이 역시도 금시초문일 뿐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OO데이'를 만들고, 해마다 반향을 불러 모으며, 어떻게든 이슈화시킴으로써 데이마케팅으로 수익을 보려고 하는 기업의 상술에는 씁쓸한 마음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얼마 있으면 또 이땅의 학생부터 일반인까지 주머니에서부터 쵸콜릿이나 사탕을 넣고 다녀야 하겠지요. 그렇지만 이것 한가지, 진실한 마음을 전하는 예쁜 모습이 아닌 겉치레나 과소비에 부담을 갖는 기념일이 되지는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물론 500원짜리 '오나(?)' 쵸콜릿 하나에도 엄청난 감동을 받는 소시민의 생각일 뿐이겠지만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