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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를 하십니까?
블로그를 하는 대부분의 블로거들에게 있어 가장 행복한 시간은 언제일까요?
그럼 가장 고통스러운 시간은요?

인터넷 발달과 함께 지금을 살아가는 이 세상에는 그야 말로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초창기 부터 개인 홈페이지를 운영해 왔던 불탄의 입장에서도 자신있게 어떤 것이 변화되었다고 쉽게 뱉을 수 있는 성질의 것은 아니니 말입니다. 그래도 나름대로 충족시켜 왔었던 만족감도 있었을 테고, 그와 함께 실망감도 있었을 것입니다.

지금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대화가 정확히 9년 하고도 몇 개월 전이었던 2000년 6월, 선능역에서 있었습니다. 그 당시에 불탄은 벤처기업의 본부장을 맡고 있었고, 국내 제1의 통신회사 사장급 이사와 술자리를 하게 되었었지요. 물론 불탄이 접대를 하는 자리였기에 계약을 따내기 위한 온갖 재롱을 떨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러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도우미 아가씨가 부르는 유행가 소리에 손박자와 발박자까지 맞춰 가면서 호응할 수밖에 없었겠지요.

그러면서도 내일의 결과치를 생각해야 되는 자리이다 보니 명함에 나와 있는 연락처를 오줌이 마렵다는 핑계와 함께 화장실에서 확인을 하게 되었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회사번호, 직통번호, 휴대폰번호는 있는데 이메일주소가 없더랍니다. 어쩌겠습니까? 한참 늘어지게 나오는 오줌까지 대충 마무리 하면서 허겁지겁 룸으로 들어섰지요.

"저...... 이사님, 이메일 주소가 안보이는데 혹시 다른 명함이 있으신지요?"

"엉? 이 사람. 우리 사이에 무슨 메일...... 편지는 그냥 집으로 보내지 말고 회사로 보내요. 내가 오해 받으면 이본부장님도 별로 유쾌하지 않을 걸요?"'이런 씨그리 쌍나팔 닝기미 할렐루야'

신문과 9시 뉴스 방송까지 타면서 전국에 보도된 내용이 아깝다는 생각이 팍 드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는 것은 힘없는 벤처기업의 본부장 입장에서는 전국적으로 방송을 탔다는 것 자체가 벤처기업이 잘나서 보태주려고 방송국에서 보도한 것이 아니라 국내 제1의 통신기업이 내보낸 보도자료에 맞춰 뉴스에까지 대서특필 된 것이니 어쩔 수 없이 딸랑딸랑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지요.

그러는 사이에도 시간은 흐르나 봅니다. 2010년 1월의 오늘,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현주소를 말하라고 한다면 그야말로 통신의 발전이 국가의 미래를 상징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입바른 소리를 하게 될지도 모를 겁니다. 또 그럴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토록이나 많은 블로거들 역시 보람과 행복을 담보로 오늘이라는 시간을 살아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지요. 더군다나 지금은 어느 정도 인터넷 문화가 성숙되었는지 악플을 두려워하는 블로거 보다는 익명성을 담보로 대책없는 행동을 보이는 누리꾼과 용감하게 맞서는 분들도 자주 뵙게 되니 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자신있게 쓴 글을 발행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지금 발행한 글을 단 몇 초, 몇 분의 시간 차이로 인터넷 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것. 거기까지는 그야 말로 글 쓰는 것을 좋아하는 글쟁이의 입장에서는 매력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꼭 그렇지 만은 않더랍니다. 너무나 거대한 벽을 접하게 되고, 너무나 힘겨운 반응의 물결에 휩쓸리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결코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 [솔직히 저는 두려워했습니다.]

"발행한 글에 악플이 많다고 절대 버리지는 마십시오." - [솔직히 저는 다음날 미련없이 비공개로 전환시켜 버렸습니다.]

하다 못해 사랑을 정의함에 있어서도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각각의 기준은 틀릴 수밖에 없을 겁니다. 바꿔 말하면
이별에 대한 느낌에 있어서도 사람마다 다를 것이라는 걸 인정해야 될 것입니다. 그러니까 결국은 오늘이라는 기준이 그 무엇보다 필요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스스로가 이렇게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내용을 어떤 형태로든지 토해내지 않았을 때는 아무도 귀를 기울여 줄 사람이 없다는 것과 같은 맥락이겠지요.

그러니 이것 한 가지만은 미리 감내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바로 내가 발행한 글마다 항상 긍정적인 말이나 응원의 댓글이 달린다는 보장은 없다는 거지요. 물론 그런 글만 달리게 된다면 속을 끓이거나 마음을 상하게 되는 경우는 결코 없을 겁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자신의 글을 메타사이트를 포함하여 다음뷰 까지 발행하는 경우에는 발행한 글에 대한 비판까지도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실제로 파워블로거라고 할 수 있는 블로거들 역시 비판을 수용하는 횟수와 경험이 많아짐에 따라 내공이 쌓이면서 지금의 위치까지 오를 수 있었다는 것은 사실이니까 말입니다.

그런 면에서 스스로 생각하기에 너무나 아쉬웠던 사례 하나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주말 아침 시간에 다음뷰로 하나의 글을 송고하였는데, 그 글은 지금 생각해보면 자극적인 제목에 개인의 이기적인 생각이 녹아있었던 민망한 글이었습니다. 그런데 어찌어찌해서 다음 메인에 노출이 되기 시작하면서 곧바로 얼마의 시간이 지나지 않았음에도 조회수가 5만여 회를 훌쩍 넘어가면서 댓글도 따라서 많아지게 되었지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댓글의 성격이 불탄의 생각을 옹호하는 분들과 비난하는 분들이 처절하게 싸우는 전쟁터가 되어가기 시작하더니 130여 개의 댓글 중 절반 이상이 감당하지 못할 비난과 욕설로 이어졌기에 해당 글을 자진해서 비공개로 처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일요일이 지나고 월요일이 되어서야 어느 정도 해당 글을 유입경로로 찾아 오시는 방문객이 줄어들기 시작했지만 그래도 피드에는 남아있어서 그런지 지금도 가끔 그 글의 찌꺼기를 찾아 들어오시는 방문객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때의 경험으로 포스팅을 할 때 몇 가지 주의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편을 나누는 듯한 느낌의 자극적인 제목, 지역적인 내용, 성별이나 빈부를 지칭하는 표현 등은 철저하게 자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한 것들은 논란의 중심에 서게 만드는 것으로서 모두 한 뿌리에서 갈라진 다른 모습의 가지라고 생각하면 아마도 틀리지는 않을 겁니다. 실제로 추천과 댓글을 많이 받은 베스트 포스트 중에 스스로 생각했을 때 다소 자극적인 제목이 붙여진 글들을 일일이 찾아 들어가보니 갑론을박과 함께 엇박자로 쓰여진 입에 담지 못할 욕설도 많이 볼 수 있더랍니다. 그와 같은 글들의 패턴을 연구해 보니 상처를 받지 않는 범위 내에서 글을 쓸 수 있는 방법을 체득할 수 있었습니다. 뭐, 뒤집어 말하자면 쉽게 유입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글 역시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습니다만 유입량 증가만을 위한 포스팅은 앞으로 절대 하지 않겠다고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오늘도 불탄은 대부분의 누리꾼과 함께 공감하고 함께 고민할 수 있는 글을 쓰기 위해 이렇게 소재찾기에 열심인가 봅니다.

어쨌든 글을 발행함에 있어 결코 반갑지 않은 분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은 항상 부담이 되는 일입니다. 내가 발행한 글이 불충분하거나 문제점이 발견되는 경우, 나아가 내용 자체가 부족해 보일 때 그것을 지적하거나 수정을 요청하는 것은 많은 독자를 생각해서라도 쌍수를 들어 환영해야 할 것입니다. 그와 같은 비판 문화는 언제나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니 본인 스스로도 겸허하게 받아들임으로써 발행한 글의 보완이나 수정을 기쁜 마음으로 진행하게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무조건적인 반말과 함께 본문 내용은 읽지도 않은 상태에서의 제목에 대한 비판이나 특정 표현에만 국한하여 심하게 언급하는 분들이지요. 그래도 어찌됐건 본인이 발행한 글 제목을 보고 발걸음을 하셨으니 저급한 욕설이나 19금 행위에 해당하는 은어만 아니라면 그분들의 발걸음에 대한 고마움을 담아 답글과 댓글로 소통을 하게 됩니다. 허나 가끔은 너무 심하게 핍박하는 댓글 때문에 씁쓸한 마음이 드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오늘도 많은 분들이 불탄의 블로그에 방문해주시고, 머물다 가십니다. 다음뷰를 통한 유입이 대부분인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매일 같이 글을 쓰고 다음뷰로 송고를 함에 있어서 다음뷰의 베스트 선정을 소망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그런 마음과는 모순이 되는 또 한가지 소망도 있다는 것을 이 자리를 빌어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건 바로 다음뷰 베스트에만 올라가길 바랄 뿐이지 다음 메인에는 절대로 올라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는 것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사례에서처럼 다음 메인에 올라가는 날에는 소중하게 올려주신 여러 댓글에서 크고 작은 상처를 받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어느 날 부터는 다음 메인에 올라 가더라도 다음 메인에 올라갈 수 있도록 방문해주시고, 추천해주신 분들께 드리는 감사의 표시를 해당 포스트에 하지 않게 되더랍니다.

오늘은 비가 내린 날입니다. 그것도 "겨울비"라는 특별한 느낌의 날씨였습니다. 추억을 생각했고, 마음이 울적했습니다. 아침부터 벼르던 술 한잔도 결국에는 곁들이게 되는 저녁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오늘은 마음을 가누기 힘들 만큼의 정서가 깃들어 버렸는지 모르겠습니다. 조금 편안한 마음으로 스스로에게 한번 질문을 던져 봅니다.

"블로거에게 있어 가장 행복한 시간은 언제일까요?"

제가 생각하는 블로거가 가장 행복한 시간은 본인이 정작 쓰고 싶었던 내용의 글을 몇 시간을 투자해가면서 완성했을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 글을 발행하면서 느끼게 되는 뿌듯함은 지금도 글을 발행하고 계시는 분들은 모두가 공감할 수 있을 겁니다. 오늘도 저는 이렇게 하나의 글을 발행했다는 안도감에 쉬이 잠이 들 것 같습니다. 눈꺼풀이 내려와 있는 지금 스스로에게 한마디만 하렵니다.

"오늘도 수고했어.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떠오를 거야. 오늘보다 더 힘차게 나아 가자고. 알겠지? 일단은 파이팅이야!"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