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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시간이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는 건 굳이 시계를 보지 않더라도 충분히 알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인간에게는 고도로 발달한 안테나라는 것이 "느낌"과는 사뭇 다른 용도로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근무하는 사무실이 아무리 블라인드로 가려져 있다고 해도 뉘엿뉘엿 저물어가는 햇빛의 움직임은 이미 체감적으로 느낄 수 있으며, 그게 아니더라도 비록 간식시간에는 불참했을지언정 언제나 습관성 배꼽시계는 오늘의 무사귀환을 "쪼로록~"이라는 소리로 대신해 주고 있습니다. 이때 쯤이면 뭔가 불안한 마음으로 어딘가에서 걸려올 "간단하게 한잔?"이라는 문자를 애타게 기다리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자꾸만 휴대폰 액정화면으로 눈길을 보내고 있는 스스로의 모습에 깜짝 놀랄 때도 있지요.

원래 이런 류의 글은 주중에 필이 꽂혀 일사천리로 써내려 가야 제대로 그 맛을 살릴 수 있을 것인데 오늘은 오늘은 게으른 불탄 탓에 한 박자 늦을 수밖에 없나 봅니다. 마치 두번 째 빨래를 모두 끝낸 열두살 세탁기가 힘겨운 숨고르기를 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사실 두번 째 빨래를 마친 세탁기는 벌써부터 자기 역할을 다했다고 "삑삑" 소리를 내며 알렸었지요. 게으른 불탄은 혼자 있기에 누구도 들어주지 않을 "잠깐만~"이라는 말을 속으로만 소리쳤고 말입니다.

오늘은 마이데일리에서 흥미로운 뉴스거리가 될 것 같은 제목을 하나를 읽게 되었습니다. 바로 '직장인들이여, 일 끝나면 집에 가라!' 라는 제목의 뉴스였습니다. 클릭을 하고 뉴스를 읽어보니 사실 영양가는 없었습니다. 그래도 나름 뭔가 생각나는 것이 있더랍니다. 맞습니다. 이 기사의 내용과는 전혀 다른 내용이지만 그래도 잘만 쓰면 많은 사람의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었지요. 블로그에 포스팅 하나 하려고 오늘도 소재거리에 골몰하고 있던 차에 뭔가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직장인의 비애. 직장인의 애환.

출처 : 마이데일리 [인용으로만 사용]

많은 직장인들이 오늘도 고민하고, 많이 모이는 장소에서는 공통의 주제로 사용되고 있지요.

요즘에는 이런 주제를 갖고 얘기하는 것도 사실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경제인구 중 408만 명에 달하는 많은 사람들이 돈벌기에 나서지 않아 올해도 역시 고용없는 성장에 의존해야 하는 고용사회를 의식해야 하기 때문이지요. 그렇다고 주변 눈치만 볼 수는 없겠으니 그냥 생각나는 것들에 대해 두서없이 적어볼까 합니다.

솔직히 사무실에 오래 앉아 있다고 도움 되는 것은 없습니다. 그렇다고 퇴근시간 5시 30분에 땡하고 나가기도 민망스럽지요. 대충 그 시간 쯤 되면 화장실을 포함하여 갑자지 자리를 차지하지 못하고 들락거리는 직원들이 많아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양치를 하는 직원도 보이고 여지껏 잘 참다고 커피를 타서 마시는 직원들도 보입니다. 또한 담배를 꺼내 무는 직원의 모습에서는 칼퇴근에 대한 의지도 엿보입니다. 더군다나 회식이 있는 날이라고 한다면 오늘 있을 회식자리를 어떻게 기가 막히게 모면할 수 있을까 연구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그래도 직장인이라는 것은...

뉴스에서 말하는 것처럼 업무가 끝나면 곧바로 집에 가고 싶은 사람이 태반일 겁니다. 실제로 2008년, LG전자의 남용 부사장이 전 임직원의 정시퇴근을 기업문화로 정착시킴으로써 업무효율의 극대화를 이끌어내지 않았습니까?

그럼에도 대다수의 직장인들은 그럴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까운 것이죠. 흔히 생선을 먹다가 가시에 찔리면 이런 말을 합니다. '남의 살 먹기가 그렇게 쉽다더냐?" 마찬가지로 '남의 돈 먹기 힘들다'는 걸 잘 알고 있기에 업무가 끝나도 집으로 발길을 돌리지 못하고 괜히 거래처를 방문해 보기도 하고, 등록해 놓은 영어학원에 들러 보기도 하며, PC방에서 구인사이트를 들쳐 보기도 합니다.

그래도 말입니다. 어쨌든 파이팅입니다. 스스로의 생활과 가정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오늘도 멋지게 업무를 했을 여러분들께는 내일이 있고 희망이 있을 겁니다. 더욱 분발하시고 힘을 내십시오. 언제나 미래는 꿈꾸는 사람들이 간절하게 원하는 방향으로 열리게 되어 있으니까 말입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