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11월 16일 미국 레이크플래시드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시니어 그랑프리 5차 대회를 마친 후 언론사들과 인터뷰할 때시 김연아의 상의 스포츠웨어에는 ‘국민은행’과 ‘현대자동차’ 로그가 붙어 있었다. 그 순간 두 기업의 이름은 전 세계 피겨 팬과 한국인의 시선으로 들어갔다. 이로써 기업들이 얻게 될 홍보효과는 얼마가 될지 모른다. 단발성 텔레비전 광고 효과는 감히 비교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것이 바로 스포츠마케팅이다.





1996년, 나이키는 천재 골퍼 타이거우즈의 기량을 미리 읽은 후 향후 5년간 4,000만 달러를 지급하기로 계약했다. 스포츠 세계의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배짱 좋은 실험처럼 보였다. 하지만 1년 후 타이거 우주는 마스터스에서 우승했고 이로써 침체해 있던 나이키의 골프 관련 상품들이 인기를 끌면서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이어 타이거 우즈는 프로골프 4대 메이저대회를 휩쓸며 골프 황제로 불렸고, 이는 곧 ‘골프용품은 나이키’라는 공식을 탄생시켰다. 스포츠마케팅을 통한 기업 매출신장의 대표적인 사례다.


스포츠마케팅이 매출과 브랜드 홍보에 미치는 영향


스포츠마케팅이라는 용어는 1978년 『Advertising Age』라는 잡지에서 처음으로 사용했다.

스포츠마케팅은 스포츠 관련 활동에 마케팅 기법을 활용하는 것으로 스포츠 경기를 주관하는 조직, 이를테면 IOC나 FIFA 등의 조직 활동 홍보, 특정 경기 프로모션, 프로선수 자질 개발과 활동 관리(계약, 이적, 트레이드, 광고 등)에 관여하는 스포츠 에이전시 활동, 경기에 사용되는 각종 스포츠 장비 판매ㆍ납품 관련 활동, 스포츠 현장에서 입간판, 현수막 등을 통한 광고 홍보 활동 등이 주가 된다. 이 중에서도 운동선수나 팀 또는 스포츠 이벤트를 후원하는 기업 스폰서십은 가장 일반적인 스포츠마케팅으로 통한다.

코카콜라는 스포츠마케팅에 가장 먼저 뛰어든 선구자적 기업으로 이미 1928년에 올림픽 스폰서가 되었으며 FIFA의 단골 공식 스폰서다. 세계 어디서든 스포츠가 있는 곳이면 코카콜라를 연상할 정도로 적극적이었다.

스포츠마케팅은 단편적으로는 기업의 매출증대, 제품 브랜드나 기업 이미지 홍보 정도로 여겨지기도 하지만 기업의 마케팅 활동 전반에 통합되어 전략적으로 이용할 경우 예상을 뛰어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스포츠마케팅을 실행하는 기업들


스포츠마케팅은 외국 일부 유명기업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이제는 세계 유명기업들, 특히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활약하는 기업들의 경우 스포츠를 자사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 보편화되었다. 업종도 마케팅 자체가 곧 매출로 직결되는 스포츠 의류와 용품을 비롯해 자동차, 컴퓨터, 통신, 금융, 음료 등 소비재 전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스포츠마케팅 참여나 인식은 2000년대 들어 눈에 띄게 나타났다. 삼성, 현대, LG 등 대표적인 글로벌 그룹과 금융사, 스포츠 관련 용품업체 등이 주축이 되지만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서는 시작단계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 들어 흔치는 않지만 일부 중소기업이나 지자체들도 스포츠마케팅에 참여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지자체들의 스포츠마케팅 중에서는 춘천시가 올 들어 각종 스포츠마케팅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춘천시는 올해 크고 작은 체육대회를 56개 유치한 결과 총 17만 9,000명이 참여했으며 150억 원에 달하는 경제효과를 거둔 것으로 파악됐다.

이례적으로는 페덱스코리아를 들 수 있다.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이 국내 스포츠를 후원하는 것은 아주 드문 일이다. 게다가 유명 선수가 아닌 유망주를 후원하는 것이 이색적이다. 2006년부터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스포츠마케팅에 적극 나선 페덱스는 ‘팀 페덱스’로 이름 지은 캠페인을 통해 국가당 1개 스포츠를 후원하는데, 국내에서는 태권도 헤비급 국가대표 남윤배 선수(한국체대 2학년)를 2006년 9월부터 후원하고 있다. 이 회사가 굳이 태권도를 선택한 이유는 태권도 경기에 필요한 신속함과 정확함이 페덱스가 지향하는 바와 잘 맞아떨어지기 때문으로 알려진다.


국내 글로벌 기업들의 스포츠마케팅


한국 스포츠마케팅의 선두기업으로는 삼성과 현대자동차를 꼽을 수 있다. 이들은 우산형 마케팅 방식의 스포츠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이를테면 삼성은 올림픽을, 현대차는 월드컵을 후원함으로써 글로벌 커버리지(Global Coverage)를 확보하고 다시 현지 마케팅 전략을 통해 대륙별, 국가별 브랜드 친화력을 높임으로써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높이고 결과적으로 매출을 증대시키고 있다.

삼성은 1988년 서울올림픽 로컬 스폰서로 처음 참여한 후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 등 다양한 스폰서십을 맺어왔다. 2007년에는 IOC와 장기 후원계약을 체결해 올림픽을 꾸준히 후원하고 있다. 또 국내 축구팬들에게도 인기 높은 유럽의 프리미어리그 첼시와 후원을 체결하였는데, 2007, 2008시즌 첼시가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진출함으로써 삼성은 막대한 홍보효과를 얻었다. 이를테면 첼시 선수들이 ‘SAMSUNG’이란 로고가 찍힌 유니폼을 입고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90분간 게임하면 그 광고 효과만 400억 원에 달한다.

현대자동차의 글로벌 스포츠마케팅은 단연코 눈에 띈다. 현대자동차는 2002년 월드컵 공식 후원사가 되는 조건으로 약 650억 원을 지출했다. 잘나가는 중소기업의 연간 매출규모에 달하는 엄청난 돈을 스포츠마케팅에 쓴 것이다. 또 올해 43회 미 프로풋볼리그 결승전인 슈퍼볼 경기 방송을 통해 제네시스의 인기가 치솟자 일본과 독일 자동차회사 임원들이 분개한다는 내용의 ‘화난 보스’편과 현대차 구입 후 1년 내 실직할 경우 환불해준다는 내용의 ‘계약’편 두 개 광고를 내보냈다. 그 결과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아이디어가 탁월하다는 평가를 내렸고, 광고 집행 후 인터넷 홈페이지 방문자 수가 1,450% 급증하는 효과를 거두었다.





LG의 글로벌 스포츠마케팅도 눈에 띈다. LG는 영국 프리미어리그 풀럼과 총 3년간 후원계약을 맺었으며 2008년부터 5년간 글로벌 파트너 자격으로 F1 대회를 후원한다. LG전자는 F1 글로벌 파트너로서 대회를 텔레비전으로 중계할 때 로고를 독점적으로 노출하고, 경기 영상물을 제품광고나 프로모션에 활용할 수 있다. 180여 개국 200여 방송사가 대회를 중계하고 6억 명 이상이 시청하게 돼 수천만 달러의 홍보효과를 예상하고 있다.


국내 중소기업들의 스포츠마케팅


중소기업들 중 스포츠마케팅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제약업체들로 그중에서도 조아제약과 휴온스가 대표적인 기업이다. 조아제약은 ‘2009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을 제정하고 올 시즌 경기 동안 주간 및 월간 MVP를 선정한 후 시상하고, 연말에는 화려한 시상식과 함께 최고 권위의 상을 수여하는 스포츠마케팅을 전개했다. 또 전국의 아마추어 복싱체육관에 물품을 지원해온 것은 물론이고 최근에는 ‘조아제약컵 경기도학생체육대회’를 개최하는 등 다양한 스포츠마케팅을 활발히 펼쳐왔다.

휴온스는 2007년 2월부터 LPGA프로골퍼 유선영과 1년 1억 5,000만 원에 2년 후원계약을 했다. 이 회사가 스타를 대상으로 하는 광고 전략보다 스포츠선수를 후원하는 이유는 선수가 좋은 성적을 낼 경우 큰 광고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실제로 휴온스는 LPGA 유선영 프로가 최근 10위권 내에 4번이나 진입하는 등 스포츠마케팅이 진가를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중소기업의 스포츠마케팅은 이제 시작이나 다름없다. 대기업들이 이미 글로벌무대를 향해 스포츠마케팅을 벌이는 것에 비하면 걸음마도 못하는 수준이다. 현재 스포츠마케팅을 시도하는 분야는 제약, 패션(스포츠의류), 스포츠용품, 화장품 등 몇몇 산업분야에 국한되어 있으며 참여업체 또한 적은 게 현실이다.

마케팅 전문가들은 중소기업의 경우 경제적인 부담을 가장 큰 걸림돌로 여기겠지만 대체적으로 스포츠마케팅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부족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다. 특히 스포츠마케팅에 대한 경영자의 인식이나 의지가 부족한 것도 그 이유 중 하나라고 지적한다.

중소기업들은 무엇보다도 스포츠마케팅이 반드시 엄청난 비용을 들여야만 가능하다는 편견에서 벗어나야 하며, CEO들은 스포츠마케팅에 대한 인식을 전환해야 한다. 다음은 마케팅을 실행에 옮길 수 있는 마케터를 확보해야 한다. 인력이 넉넉지 않은 중소기업의 경우 마케터를 내부에서 키울 시간이 없다. 그렇다면 소규모 마케팅 컨설팅사인 ‘광고기획 대행사’들을 이용해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마케팅 전문가들은 일단 소규모 마케팅 컨설팅 회사들이 많이 생겨야 바람직하며 중소기업들이 이들을 잘 활용하면 좋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또 단발적인 프로젝트나 이벤트로 끝나는 게 아니라 장기적으로 꾸준히 이어갈 수 있는 롱텀계약을 하는 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중소기업진흥공단 웹진, 기업나라]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