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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모두가 재밌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누구에게나 세월이 흐르면서 기억에 남는 영화 한두 개는 꼭 있기 있기 마련인가 봅니다.

개인적으로 불탄이 통속소설에 관심을 가질 때만 하더라도 눈물 없이는 볼 수 없었던 영화 '엄마 없는 하늘 아래'가 재밌었습니다. 땅딸이 이기동과 미녀파 코미디언 권귀옥이 함께 열연했던 영화도 괜찮았습니다. 외화를 본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브루조아적인 모습이라는 생각이 팽배했을 1980년대에는 영화를 본다는 것이 많은 거리낌을 갖게 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국내 영화보다 훨씬 재미요소가 많았던 외화를 이불 속에 파고 들면서까지 애써 보려고 했던 기억은 지금도 생생합니다.

지금은 많은 시간이 흘렀습니다. 별 같잖아 보이는 영화만 해도 블록버스터니 뭐니 해가며 몇 십억에서부터 몇 백억을 훌쩍 뛰어넘는 투자를 해가면서 영화를 찍어 댑니다. 어떤 면에서는 그런 모습이 고맙기도 합니다.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해 준다는 측면에서는 말이죠. 그런데 그게 꼭 좋은 것만은 아니더랍니다. 전부 소비자가 어떤 형태로든 지불해야 하는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지요.

어쨌든 오늘은 3월 18일에 개봉하게 될 영화에 대해 생각을 해보려고 합니다. 제목이 음... 아! 그렇군요. '데이브레이커스'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마이클 스피어리그 감독이 만든 이번 영화 데이브레이커스는 기존의 뱀파이어 영화와는 많은 괴리감을 갖게 합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인간보다 뱀파이어의 수가 더 많은 세상에서 인간의 입장에서 어떡할래? 라는 질문을 하고 있는 거지요. 대체 혈액을 구하는 뱀파이어와 그에 합당한 결과치를 줘야 하는 인류의 마지막 생존자의 이야기라는 설정을 누가 이해할 수 있을까요? 어쨌든 그런 영화가 오는 3월 18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고 합니다.

분명히 '데이브레이커스'는 뱀파이어 영화입니다. 그러니 최초에 필름으로 제작되어 나온 영화에서부터 살펴 보는 게 좋겠습니다만 그게 쉽지는 않아 보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아주 간단하게 초기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뱀파이어 영화에 대해 제목만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좌측에서부터 노스페라투, 1931 드라큐라, 1958 드라큐라



뱀파이어를 소재로 작품 중에 첫 번째로 소개드리고 싶은 작품은 1922년에 제작했던 F.W. 무르나우 감독의 '노스페라투'입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영화가 1931년에 토드 브라우닝 감독이 찍었던 '드라큐라'였는데 1958년에도 테렌스 피셔 감독에 의해 같은 제목을 가지고 만들어졌었습니다.

에고... 아직도 가야 될 길이 너무 멀리 있네요. 잠시 심호흡 한번 하시고...

여기까지는 다소 심란하면서 을씨년스러운 느낌이 아주 강하게 느껴집니다.
그러나 이후의 뱀파이어 영화에는 코믹적인 요소와 함께 재미를 가미하기 시작합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드라큐라 도시로 가다"(1979년)에서부터 출발해서 "못말리는 드라큐라"(1995년)로 맺음을 했던 시기인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뱀파이어와의 인터뷰'란 영화를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우리가 쉽게 생각하기를 뱀파이어라 함은 인간의 피를 빨아먹고 사는 흡혈귀라는 생각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게 사실이니까요.





그런데 이 영화에서는 그들 나름대로의 고뇌와 현실 세계에서 생활하는 것에 있어서의 어려움을 인터뷰 형식을 빌어 끄집어 내고 있습니다. 어찌보면 그건 뱀파이어이기 때문에 겪어야 되는 고통이기 보다는 소수의 억압받는 계층의 문제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던 것 같습니다.

잠시 1985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후라이트 나이트’가 의미하는 것도 느낄 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흡혈귀와 하이틴을 최초로 이어주는 작품이었다는 거지요. 이 영화를 보고 난 다음부터 미소녀들은 어쩌면 우리 이웃집에 살고 있는 저 젊은이가 내 목을 빨아 먹을 드라큐라일지도 모른다는 나름대로의 상상력을 갖게 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2000년대 들어 서면서 뱀파이어는 판타지 액션의 아이콘으로 급부상을 하기 시작합니다. 웨슬리 스나입스 주연의 ‘블레이드’ 시리즈는 인간과 뱀파이어의 특성을 두루 가진 강력하고도 인간적인 뱀파이어 히어로를 탄생시켰습니다.





또한 ‘언더월드’ 시리즈는 늑대인간과 뱀파이어의 대결구도를 그리기도 했으며, 작년에 개봉했었던 ‘트와일라잇’에서는 평범한 10대 소녀와 뱀파이어의 아름다운 사랑을 전 세계의 관객들에게 어필하기도 했습니다.

다시 이곳은 뱀파이어가 지배 계층으로 군림하고 있는 영화 '데이브레이커스'의 어느 곳입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2019년의 지구에는 정체불명의 전염병을 맞이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인류의 대다수가 뱀파이어로 변하기 시작하죠. 어느새 지배자 계층으로 올라 서있는 뱀파이어들은 멸종에 이른 인류의 강한 저항을 받게 됩니다.

어? 그렇게 대다수의 뱀파이어가 지배계층으로 장악하고 있는 2019년의 지구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트와일라잇’이나 ‘뉴 문’과는 다른 어떤 특별한 것이 느껴지는군요.

아! 그렇습니다. 기존의 뱀파이어 영화가 중세시대를 배경으로 하거나 현 시대의 소수 종족으로 뱀파이어를 등장시켰다면 이 영화 ‘데이브레이커스’는 가까운 미래인 2019년을 배경으로 소수 종족으로서가 아니라 이 세상의 지배 계층으로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먼저 인지하고 있어야만 하겠습니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볼까요?

2019년의 지구는 특수 전염병으로 인해 인류의 대다수가 뱀파이어로 변하게 되고 남은 인류는 뱀파이어에 맞서 생존을 건 대결을 펼치게 됩니다. 어? 그런데 뱀파이어들이 애완동물이 아니라 인간을 사육하고 있군요. 그 중심에는 ‘블러드 뱅크’라고 하는 실체가 등장합니다.





뱀파이어들이 줄을 서서 ‘블러드 벅스’에서 음료를 주문하는 장면이 나오고 있습니다. 도대체 저 '블러드 벅스'를 통해 뱀파이어들이 마시는 음료는 무엇일까요? 아주 쉽게 생각되는 것이 인간의 피인 것 같은데 맞는 건가요?

어쨌든 뱀파이어들이 인간처럼 지하철이나 휴대전화를 이용하는 모습은 분명히 설정이라고 하더라도 재미는 있어 보입니다. 그리고 이 영화의 주인공인 에단 호크의 애절한 눈빛과 카리스마 넘치는 장면은 뭔가를 생각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아! 그렇군요. 이 영화에서 나름대로의 매력을 보여주고 있는 이사벨 루카스와 윌렘 데포, 샘 닐의 매력에는 푹 빠져들지 않을 수 없겠습니다.

자! 그럼 결론은 어떻게 날까요? 뱀파이어와 인류의 남은 생존자들이 벌이는 이 전쟁에서의 승자는 누가 될까요?

그런데... 말입니다. 이 질문 자체가 너무나 의미가 없어 보입니다. 뱀파이어 입장에서는 점점 씨가 말라가는 인간의 혈액을 대신할 그 무엇을 분명히 구해야 될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인류의 붕괴 뿐만 아니라 그들 뱀파이어 계층의 멸종을 의미하기 때문이지요. 종말이 가까와 지고 있는 상태에서 혈액을 찾아 헤매는 뱀파이어의 모습이 어딘가 모르게 지금 인류가 눈이 빠지게 찾고 있는 대체 에너지를 찾는 모습과 흡사하게 느껴지는 건 무슨 이유일까요?

"3월 18일, 뱀파이어가 지배하는 세상이 시작된다."

어쨌든 적어도 3월 18일이 되면 지구상에서 최후의 승자가 인류가 될 것인지 뱀파이어가 될 것인지에 대한 결론은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