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훈이 타임스퀘어에 올린 독도 광고에 대한 단상
비가 내리는 오늘입니다. 아마도 오늘이란 날이 상징하는 의미 때문에 하늘도 눈물을 흘리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역사는 항상 현실 속에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불탄에게 1919년이 의미하는 것은 돌아가신 외할아버지의 탄생 년도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해 3월은 너무나 혹독했던 일본제국주의에 맞서 전 국민이 나라를 되찾겠다는 일념으로 "대한독립 만세!!"를 목이 터져라 외쳤던 날이기도 합니다.
오늘 뉴스를 보니 삼일절에 대한 정확한 의미를 학생들은 잘 모른다는 내용으로 보도를 하였더군요. 그 뉴스를 보면서 불탄이 가졌던 생각은 '왜 그와 같은 보도를 했을까?'하는 의구심과 함께 씁쓸할 생각이 밀려 들더랍니다.
누가 가르쳤는지요? 어느 누가 자식이나 손자·손녀를 앞에 앉혀놓고 그토록 치열하고 가열차게 투쟁해야 했던 일제 식민지하의 세상에 대해서 알려주려 했는지요? 나아가 해방 후에 찾아든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강대국으로부터 강제받은 민족적 이데올로기 때문에 동족상잔의 비극이 일어났다는 것을 정확하게 알려주려 했는지요?
우리의 아이들을 탓하기 전에 그와 같은 고통은 이미 우리가 다 받았으니 너희는 공부가 아닌 지식만 쌓으라고 책상에 앉히고, 학원에 보낸 거 아니겠습니까? 물론 아무런 의미가 없는 이야기가 될지 모르겠습니다만 친할아버지, 친할머니나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함자를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도대체 몇명이나 될까요? 거기에다가 더 의미가 없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자신의 아빠, 엄마의 생일을 알고 있는 사람은요?
가장 기본적인 것도 교육을 시키지 않고 입시 위주로, 좋은 대학만 들여 보내면 부모 역할 다 했다고 생각하는 우리 기성세대인의 반성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다소 찜찜하기도 하려니와 불편하시더라도 그냥 오늘은 그런 날이니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되풀이 되는 악순환이 될 수도 있을 것이고, 다시 찾는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항상 부정과 긍정은 "동전의 양면성"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아! 그런데 요즘 가만히 보면 동전이 가지고 있는 양면성과는 다소 의미를 달리 하겠지만 뉴스를 쓰는 기자들이 요즘에 "양날의 칼"이라는 용어를 자주 쓰더군요. 이 표현은 앞으로 좀 고쳐줬으면 좋겠습니다.
칼은 한자로 도(刀)라고 쓰며 고래로부터 상대를 공격할 때 쓰는 대표적인 무기임에는 틀림 없지만 그래도 검이 양쪽 면의 날을 세워 찌르기를 주된 목적으로 사용하였다면 칼은 한쪽 면에만 세워져 있는 날을 이용해 베거나 자르는 목적으로 쓰여 왔습니다. 그러니 앞으로는 "양날의 검"으로 표현해 주시기 바랍니다.
원래 쓰려고 했던 주제로 다시 돌아가 보겠습니다.
이미 김장훈의 선행은 충분히 알려져 있습니다. 지금은 어떨지 모르겠습니다만 "공연의 신 김장훈"은 돈이 남아 돌아서 기부를 한 적이 없다고 합니다. 누가 도움이 필요할 것 같다 싶으면 은행으로 달려가서 그에 해당하는 금액 만큼을 대출 받는다고 하네요. 그 돈을 기부하고 나면 대출금 이자와 원금을 갚아 나가기 위해 무리하게 공연 계획을 만들고 무리하게 몸을 혹사해 가면서 콘서트를 끝내면서 겨우 상환날짜를 맞춰 왔다고 합니다.
그러니 지금도 자기 집 없이 세를 살고 있겠지요 [◀ 혹시 요 부분에서 지금 김장훈의 사정이 바뀌거나 했다면 댓글로 알려 주세요. 곧바로 수정하겠습니다.]
그런 그가 삼일절이라는 오늘의 특별함을 알리기 위해서인지 지난 2008년 뉴욕타임스에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광고를 게재에 이어 타임스퀘어 광장의 CNN 뉴스 옥외 광고판에다 독도광고를 실었습니다.
보셨나요? 이 광고는 1시간에 2회씩 하루 48회 타임스퀘어 전광판을 통해 방영되고 있습니다. 또한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과 맨해튼 32번가 한인타운 입구의 대형 전광판 등에서도 상영되고 있습니다.
찌질한 정부에서는 강대국의 눈치를 보느라 도저히 못하고 있는 광고, 서울시 홍보를 위해서는 전 세계에 천문학적인 돈을 썼지만 결국 우리 국민들의 눈에 보여지는 효과로 봐서는 의미조차 느껴지지 않는 그 암울함 속에서 그가 했던 행동은 너무나 용감하면서도 무모해 보입니다.
대체 무엇을 위해 자신이 가진 것들을 탁탁 털어가면서 이런 광고를 하고 있는 걸까요? 그것도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면 "쇼맨십이네."라고 하거나 "앞으로의 인기를 위해 수 쓰고 있는 거겠지." 하면서 흉을 볼 수 있겠습니다만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그는 여기에 목을 메고 있는 것처럼 보일 정도로 열심입니다. 그래서인지 그의 뇌구조는 여느 일반인들과는 분명히 다른 무언가가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그런 김장훈이, 쳐다 보기만 해도 유쾌하기만 한 "공연의 신" 그에게 고마움을 갖는 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