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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간으로 작년 12월 5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국제컨벤션센터에서는 남아공월드컵 본선을 치를 32개국의 조 추첨식이 있었습니다. 아시아 국가들은 상대적으로 열세에 있기 때문인지 조 추첨식 내내 탄식과 감탄사를 연발하는 가운데 되도록이면 축구 강국과의 격돌을 피하고 싶은 마음을 여지없이 보여줬던 것 같습니다. 결국 B조에 속한 대한민국은 남미의 아르헨티나와 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 그리고 유럽의 그리스와 대적하게 되었지요. 그럼 다른 조에 속한 아시아 국가들은 어떨까요?





머리에서 가슴까지의 거리, 그 짧은 30cm가 세상에서 가장 긴 거리라고 말씀하셨던 故 김수환 추기경님 말씀이 생각나게 하는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혈연이면서도 서로에게 총부리, 칼부리를 들이 대고 있는 북한에게는 '영원한 우승후보 0순위' 브라질이 버티고 있네요. 그리고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은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를 상대해야 하고, 호주는 '전차군단' 독일과 자웅을 겨룰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그들 나라와 비교를 해 본다면 그나마 대한민국에게는 아주 미약하게나마 16강에 대한 희망이 보인다고 말하는 것이 섣부른 판단일까요?


그리스는 무조건 이겨라


지금까지 보면 대한민국에게는 첫 경기에서의 첫 골이 무척이나 중요하더군요. 2002년 월드컵 이전까지만 해도 대한민국은 첫 경기에 무척이나 약한 모습을 보였던 것 같아요. 항상 무기력하게 지거나 득점없는 무승부 경기로 다음 경기부터는 분발해 보지만 이미 때늦은 뒷북이었다는 기억이 많이 들더랍니다.

그런 면에서 6월 12일 밤 8시 30분 포트엘리자베스 넬슨만델라베이 스타디움에서 그리스와 맞붙게 될 대한민국 대표팀은 소위 엄마 젖 먹던 힘까지 다 짜내서 승리를 거머쥐어야 할 거예요. 그리스가 2004년에는 유럽선수권에서 우승까지 했다고는 하지만 막강 축구강국이 포진하고 있는 유럽에서는 상대적으로 무게감이 떨어지는 느낌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유럽의 평준화된 축구 수준을 감안해 보자면 여전히 버거운 상대인 것 만큼은 사실이겠지만 말이예요.

FIFA에서 월드컵 8개 조의 전력을 분석한 기사를 보더라도 B조의 유력한 16강 후보에 아르헨티나와 나이지리아를 꼽았으니 이미 약체로 평가받는 두 팀이 맞붙는 경기에서 반드시 이겨야만 심리적 압박감을 벗어던지고 상승무드로 이어갈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사족을 달자면 이기더라도 골차를 조금 내서 이겨줬으면 하는데 이건 욕심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아르헨티나, 대등하게 싸워서 최소한 비겨라


대한민국의 2차전 상대는 남미 축구의 핵 아르헨티나입니다. 펠레와 함께 축구의 대명사로 불리는 마라도나 감독이 이끌고 있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함께 현역 최고 공격수로 평가 받고 있는 리오넬 메시를 비롯하여 많은 스타들이 포진되어 있지요. 지난 남미 예선에서는 조금 위태한 모습을 보이기는 했지만 강국이 아니라고 말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그런데...... 희망사항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만 '만약 대한민국 대표팀이 아르헨티나에게 이긴다면?'이라는 가능성도 전혀 허무맹랑하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조 편성이 끝난 후 AP통신은 "아르헨티나의 디에고 마라도나 감독도 이번 조 편성에 부담을 느낄 것"이라며 B조가 혼전 양상을 띨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즉, 아르헨티나의 강세를 인정하면서도 나머지 세개 팀의 전력이 비슷해 접전을 펼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면서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국인 대한민국이 선전할 가능성이 많다고 평가를 했었지요.

아마 아르헨티나도 나이지리아와의 경기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라도 대한민국에 대해서는 반드시 이기는 경기로 부딪쳐 올 거예요. 그런 심리를 잘 이용하여 공격과 수비를 적절히 배합하면서 심적으로 압박한다면 쉽게 지지는 않을 것 같기도 합니다.


나이지리아, 정말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같은 팀


대한민국이 만나는 나이지리아는 아프리카 축구의 맹주를 자처하는 '슈퍼 이글스'라죠? 그러나 아르헨티나와 비슷하게 최근 경기력이 많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이 항상 중동지역 국가에게는 맥을 못추던 시기가 있었지요. 그러나 지금은 어느 정도 극복해 낸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보자면 아프리카 국가들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어요. 그들의 긴 다리와 탄력있는 몸동작에 허둥대는 모습을 많이 보였지만 그래도 지금은 어느 정도 데이터가 나와 있고, 또 해외파 선수들이 많은 경험을 했기 때문에 적응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입니다. 그러니 해볼만한 상대가 되는 거겠죠.





다음 스포츠에서 재밌는 결과를 하나 보았습니다. 남아공월드컵 B조에 속한 국가들을 대상으로 16강 진출국에 대한 예상투표를 하고 있는데 아르헨티나가 41.1%로 1위, 대한민국이 39.7%로 2위를 차지하고 있네요. 그 뒤를 14.2%의 나이지리아와 5.1%의 그리스가 각각 3위와 4위를 가져갔고 말입니다. 아마도 내국인들이 가지는 염원과 소망을 담고 있는 결과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