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부회장이 자사에 근무하는 직원의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것에 대한 축하선물을 보냈고, 그 선물을 받은 직원의 자녀가 그에 대한 감사편지를 쓰면서 서툴지도 모르지만 피아노 연주를 들려주고 싶다고 했대요.
아마 대부분의 회장단이나 사장단들은 고마운 마음에 편지를 한번 더 쓰거나 전화통화 정도는 할 수 있을 거예요. 그 정도의 성의라는 것도 아주 크게 마음을 써주는 거라 생각됩니다.
그런데......
실제로 한 대기업의 부회장은 바쁜 스케줄을 소화해 내면서도 광주까지 직접 내려가 그 편지를 보낸 직원의 자녀들과 단란한 시간을 보냈다는 뉴스를 접하게 되니 깜짝 놀랄 수밖에 없습니다.
그 주인공이 바로 통합LG텔레콤에 새로이 취임한 이상철 부회장이라고 합니다. 이미 지난 2월 말에 초중고교에 입학하는 임직원 자녀들에게 편지와 입학선물을 보내면서 가족친화경영을 펼쳐 화제를 부르더니 이번에는 소통경영의 참된 모습을 실천하고 있네요. 출산 가정에는 따로 편지와 미역도 보내주면서 말입니다.
불현듯 '스스로 몸을 닦아 바로 세우고, 집안을 잘 다독거리고 나서야 비로소 한 나라를 다스릴 수 있으며 천하를 도모할 수 있다(修身齊家治國平天下)'는 중국의 사서 중 하나인 대학에 나오는 글귀가 떠오르네요.
지금도 시행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삼성그룹에서도 가정의 달인 5월 만큼은 급여봉투에 월급을 담아서 가장들에게 직접 지급했다고 합니다. 그것 또한 아내와 자녀들에게 아빠의 체면을 세워주려는 목적을 가진 가족친화경영의 일환이었을 겁니다.
이상철 부회장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부산, 광주 등에 있는 고객센터까지 직접 현장방문을 하여 영업과 관리의 최일선에 있는 상담사와 판매사들과도 허심탄회한 얘기도 나누고 직접 고객에게 걸려온 전화응대까지 했다고 하는군요.
물론, 이런 자리를 마련하는 것을 보여주기용으로 진행하는 트릭의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면 동행하는 임직원들이나 부회장을 맞아야 하는 해당 지역의 현장 근무자들이나 많이 불편했을 거예요. 아무래도 청소라도 한번 더 해야 할 것이고, 평소에는 신경쓰지 않아도 되었을 예절에도 비록 단시간동안이겠지만 각별한 주의를 받아야만 했을 테니까요.
피아노 연주를 했던 지역 근무자의 자녀와 아내는 아빠이자 남편이 새삼 달라보였을지 모릅니다. 또한 지역의 일선 근무자들 역시 새로 취임한 부회장이 살갑게 대해주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과 긍지를 가졌을지도 모를 일이고요.
생각해보면 급여를 주는 것으로 제 할일 다했다고 생각하는 대부분의 경영진들의 마인드에 어쩌면 신선한 충격이 될 것도 같아요. 전 직장의 경우에도 매월 그 달에 생일을 맞는 직원들을 그달의 마지막 주 금요일 점심시간에 모아놓고 합동 생일파티를 해줬지만 사장은 단 한번도 참석을 하지 않았던 걸 보면 말입니다. 파티라고 해봐야 생일자 모두가 공동으로 입바람을 만들어 촛불을 껐던 케잌 하나와 몇가지의 과자, 과일음료, 그리고 상품권 10만원 정도가 전부였지요.
내심 생일자들의 마음 속에는 한결같이 사장이 집무실에서 잠깐만 내려와서 미소를 지으며 건네주는 "생일 축하해요"라는 말이 듣고 싶었을 텐데 부회장의 소통경영과는 다소 차이가 나는 것 같습니다.
어쨌든 좋아보이네요. 경영진들이 실무자들과, 지역 근무자들과 소통을 하려고 애쓰고 있는 모습이라는 것이 말입니다.
▶ 덧붙임
아참! 잊어버릴 뻔 했네요.
LG의 기업블로그가 첫돌을 맞이하여 돌떡을 돌렸어요.
운이 좋았는지 불탄도 돌떡을 받았네요. 옛부터 돌떡은 돌려 먹으라 했죠? 그리고 남기거나 버리면 안된다고도 했고요.
돌떡을 맛본 느낌을 따로 포스팅하기가 여의치 않아서 이렇게 통합LG텔레콤 소식에 덧붙이기로 했습니다. 몹시 게으른 불탄~~~
두 딸아이와 함께 정말로 맛있게 잘 먹었어요.
고마와요 엘진양! 그리고 더블로그(http://blog.lge.com/) 가족 여러분께도 감사의 인사를 함께 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