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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가 전하고 있는 세이렌(Σειρήνες)은 천상의 목소리를 가졌다고 하지요. 그 목소리가 유혹하는 노래소리는 죽음마저도 달콤하게 받아들였다고 하니 개인적으로 얼마나 아름다웠을까 하는 궁금증도 생기게 됩니다.

2010년 봄의 시작과 함께 신화 속에서나 살아있었던 세이렌이 살아 숨쉬는 3명의 님프로 다시 태어났다고 합니다. 과연 그녀들은 2010년을 얼마나 유혹할 수 있을까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세이렌은 아름다운 여성의 얼굴과는 달리 독수리의 몸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신화의 탄생에 많이 등장하는 이탈리아 반도, 어느 서부 해안에는 절벽과 바위로 둘러싸인 사이레눔 스코풀리(Sirenum Scopuli)라는 섬이 있는데 이곳을 지배하는 3명의 바다의 님프가 있었으니 그들이 바로 피시오네·아글라오페·텔크시에페이아 혹은 파르테노페·레우코시아·리기아라고 합니다.


너무나 아름다운 목소리를 통해 들려주는 노랫소리는 항해에 지친 선원들게는 천상의 소리로 들렸을 것 같아요. 위키디피아
자료에 나오는 세이렌은 여성의 유혹 내지는 속임수를 상징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 이유라는 것이 섬에 선박이 가까이 다가오면 아름다운 노랫소리로 선원들을 유혹하여 바다에 뛰어들게 만드는 힘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그녀들이 암초와 여울목이 많은 곳에 거주하는 이유도 따지고 보면 노래로 유인한 선박들이 난파당하기 쉬운 장소이기 때문이라는 거죠.

세이렌의 노래는 저항할 수 없는 매력을 가지고 있어서 수많은 뱃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갔는데요. 그런 세이렌에게도 두번의 뼈아픈 실패를 경험했었다고 합니다.

그 첫번째가 바로 오딧세이였는데 그는 세이렌의 유혹을 이겨내기 위해 부하들에게 자신의 몸을 돛대에 결박하고 어떤 일이 있어도 풀지 말라고 당부를 했다는군요. 얼마 후 세이렌은 고혹적인 노랫소리로 이들을 유혹코자 했으나 귀를 막은 선원들과 돛대에 결박을 하고 있던 오딧세이는 무사히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었답니다. 물론 이때 오딧세이와 그의 부하들을 유혹했던 세이렌들은 심한 모멸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단체로 자살을 했다고 합니다.

두번째는 뛰어난 음악가이자 시인인 오르페우스가 황금 양털을 찾기 위해 아르고라는 선박을 타고 항해하던 중 세이렌의 노래를 듣게 되었는데, 오르페우스가 세이렌보다 더 아름다운 노래를 불러 맞대응을 하게 되자 또다시 세이렌은 바다에 몸을 던져 바위가 되었다네요. 아마도 누군가 자신의 유혹에 넘어오지 않으면 자살하는 것이 세이렌 세계에서는 불문율의 원칙이었나 봅니다.

세이렌의 신화를 배경으로 태어났는지 아름다운 목소리로 2010년을 유혹하고자 나타난 3명의 님프가 있습니다. 그룹 이름 역시 세이렌(Seiren)이라고 하는군요. 이현준(남성 이름인 듯 싶은데 미모의 여성이네요. ^^), 김로정, 윤지로 구성된......

첫 싱글앨범에는 두개의 후크성이 강한 경쾌한 곡과 한개의 차분한 곡이 실려있습니다. 두개의 경쾌한 곡에는 각각 '가지마'와 'Shopping'이라고 하는 제목이 붙여져 있으며, 한개의 차분한 곡에는 'BABO'라는 제목이 붙여져 있습니다.


가지마를 듣고 있으면 어깨가 들썩이면서 뭔가 흥겨운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조금 있다가 그 노래를 생각해내려 하면 왠일인지 박미경이 클론의 '돌아와'에서 파워풀하게 피쳐링을 했던 그 이미지가 연상되더군요. 물론 개인적인 생각이겠지만 말입니다.


가지마, 떠나지마, 이별따윈 필요없어.....


눈물이 마르지 않는다면서 반복해서 들려오는 이 후렴구가 후크송의 전체적인 이미지를 나타내고 있는 타이틀곡 가지마를 듣고 있으면 신화 속에 나오는 님프 세이렌의 유혹처럼 정말로 떠나면 안될 것 같은 느낌이 들더랍니다.


열시부터 아홉시까지는 쇼핑을 하고, 또 아홉시부터 열시까지는 잠을 잔다는 설정이 의미하는 것을 정확하게 알지는 못하지만 속삭임을 가장한 장쾌한 속울음이 가득한 두번째 곡 Shopping.

이 곡의 전체를 차지하는 쇼핑의 의미가 무척이나 궁금하다는 생각이 들으면 들을수록 커져오는 것 같습니다.


세번째 곡인 'BABO'는 떠나려고 하는 연인 앞에서 바보가 될 수 없는 소녀적 심상이 잘 나타나 있어 보입니다.

정말 이렇듯 감미로운 목소리로 흐느끼는 듯한, 끈적끈적한 목소리와 함께 떠나가지 말아달라고 애원이라도 한다면 왠만한 강심장이 아니고서는 도저히 떠나지 못하게 될 것 같습니다.


전체적으로 싱글 앨범이라고는 하지만 새로운 3인조 그룹 '세이렌'의 매력과 독특한 컨셉은 잘 표현해 냈다는 생각을 갖게 합니다. 앞으로 방송을 통해서 자주 볼 수 있었으면 하는 기대를 가져봅니다. ^^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