껌 씹는 소리? 그게 바로 돈 버는 소리라니까!
불탄의 마켓ing/Campaign Ads. : 2010. 4. 4.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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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에서 광고가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나 될까? 또 매출에 있어서 광고가 기여하는 비중은 얼마나 될까?
2010년, 현재를 살아가면서 우리는 의식을 하던 못하던 간에 광고와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시계를 대신하여 울려대는 휴대폰의 알람소리에서부터 양치를 하고, 샤워를 하는 중에 사용하는 모든 제품은 눈을 통해 들어와 어느 사이에 뇌리에 박히게 되는 거죠.
아침 준비가 수월치 않은 날에는 우유에 타먹는 시리얼을 통칭하는 말로써 콘프레이크를 찾고, 그래도 밥을 먹어야 되겠다는 '밥심파'는 햇반을 부르짖습니다. 모두 초기에 시장을 선점했기 때문에 그 분야에서는 대표명칭이 되어버린 사례들이죠.
예전에 조미료의 대명사였던 미원을 이겨보려고 무지하게 광고와 홍보를 했던 미풍은 끝내 시장탈환에 성공을 하지 못하고 쓸쓸하게 사라지는 운명이 되었고, 오비와 크라운이 대세를 이루던 병맥주시장에서도 오비와 크라운이 합동으로 전개했던 비하인드 방어전략에 의해 형장의 이슬까지는 아니겠지만 빛을 보지 못한 채 이젠백은 사라져갔습니다.
자일리톨 성공사례와 CM
어찌되었건 마케팅을 공부하거나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일종의 통과의례처럼 제시되는 Case Study가 바로 자일리톨일 겁니다. 그토록 할말이 많은 자일리톨의 성공에는 어떤 사연이 있었을까요?
사실, 롯데제과의 자일리톨이 단일 품목으로만 따져보자면 국내 제과업계에서 Top 랭킹에 해당하는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누구도 의문을 제기하거나 반론을 펴지 못할 겁니다. 그치만 지금은 성공사례의 모범으로 소개되고 있던 자일리톨에게도 한 번의 뼈아픈 실패경험이 있었다는 건 자일리톨의 성공사례를 공부했던 사람들만 알고 있을 겁니다.
우리나라의 껌 시장은 1990년대 중반을 정점으로 사양길을 걷게 되었지요. 60~70년대에 태어난 소비자들은 TV에서 흘러나온 껌 CM송을 흥얼대며 생활하였을 정도로 일반화, 대중화 되었던 껌이었지만 말입니다.
멕시코 치클처럼 부드럽게 말해요.
롯데 껌처럼 향기롭게 웃어요.
좋은 사람 만나면 나눠주고 싶어요.
껌이라면 역시 롯데 껌.
혹시 불탄과 같은 세대분들이 이 글의 내용을 보시면 빙긋 웃음을 지으시면서 콧소리를 내실 것 같습니다. 다만, CM 가사가 가물가물하기 때문에 혹시라도 잘못 적었을까봐 그건 살짝 걱정이 되네요.
우리나라 CM의 숨겨진, 사실 숨겨졌다는 표현 자체가 어불성설이 되겠습니다만 송창식과 함께 주옥같은 명곡을 많이 남겼던 윤형주의 작품이지요. 생각난 김에 윤형주의 CM 한두개만 더 소개해 볼까요?
하늘에서 별을 따다 하늘에서 달을 따다 두 손에 담아드려요 (오란씨)
아름다운 날들이여 사랑스런 눈동자여, 오오오오 오란씨 (오란씨 파인)
그런데 그네를 타면서 환하게 웃던 CF 속의 그 소녀는 지금 어떻게 변해 있을까요?
새우깡에 대한 CM 자료를 찾다보니 너무나 반갑게도 악보까지 볼 수 있었네요. 혹시라도 이 CM을 모르시는 요즘 세대분들 중에 악기를 다룰 줄 아시는 분이 계시다면 옛것의 맛을 한번 느껴보실 겸 직접 연주도 하면서 불러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
그나저나 껌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삼천포로 살짝이 아니라 완전히 빠져버렸네요. 죄송합니다. 그래도 기왕지사 이렇게 삼천포로 빠져버렸으니 불탄이 좋아했던 CM계의 거성, 윤형주가 어떤 아버지상을 지켜가고 있는지도 함께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기자들이 많이 물어봐요. 작곡도 해, 가수도 해, 방송진행, 광고, 사업도 해, 몇 가지 일을 하느냐는 거지요. 그 중에 어떤 직업이 제일 힘든지 물어보거든요? 저는 자신있게 대답하는 직업이 있어요. 아버지에요. 아버지는 사표도 안 받아주고요, 휴가도 없어요. 죽을 때까지 아버지이고 죽어서도 아버지에요. 제일 귀하면서, 힘들면서,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이 아버지라는 직업이에요. 아버지를 직업처럼 생각해야 합니다. 내가 아이를 낳았기 때문에 그냥 아버지가 아니라 가정의 중요한 리더쉽이고, 경영자고, 종의 자세를 가져야하는 것이에요. 소리를 크게 지른다고 해결이 되나요? 끝내는 내가 아버지로서 터득한 결론은 가장 최고의 교육 방법은 사랑밖에 없습니다. 훈계나 교육이나 책망이나 뭐든 것의 근본은 사랑에서 나와요. 한창 사랑받아야 될 10대 아이들이 부모가 깨지는 현장에서 아이들이 어떻게 살아나가겠어요.
다시 껌 이야기로 돌아가서, 그렇게 껌 제품이 1990년중반 이후로 갑자기 쇠퇴를 하게 된 이유에는 환경에 대한 인식이 커져감과 동시에 매체에서 부르짖었던 계몽 캠페인, 그리고 껌에 대한 인식의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졌기 때문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롯데제과는 차별화된 껌 시장을 형성하고자 자일리톨을 출시했지만 결국은 실패하게 됩니다. 소비자의 욕구에 소급시키는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전개시키지 못했기 때문이지요. 즉, 자일리톨 성분이 함유된 이 제품이 가격차별화라는 경쟁력을 충족시키지 못했던 겁니다.
이후, 롯데제과 마케팅팀에서는 회심의 카드를 뽑아들게 되지요. 바로 핀란드 현지문화를 소개하는 것과 함께 역발상 아이디어를 마케팅 도구로 사용한 겁니다. 즉, 껌이라는 것을 양치 대체용이나 데이트 전 입냄새 제거용, 또는 금연자들의 애호품에 국한시켰던 그때까지의 마케팅을 뒤집어 버리는 전략을 사용한 거지요. 어떻게요?
바로 이렇게요. 자일리톨을 양치 이후에 치아보호용으로 다시 씹는 껌으로 부각시킨 겁니다. 핀란드 현지 사람들이 일상 생활에서 사용하는 자일리톨 문화를 한국식으로 가공하여 일반 식품으로서의 껌이 아니라 의료용에 버금가는 생활필수품으로서의 가치로 탈바꿈 시켜버린 거죠.
여기에 한발 더 나아가 연예인을 이용한 감성마케팅에 소구하는 게 아니라 병원에서 취급하고, 의료인을 광고 모델로 삼았다는 것은 대단한 역발상전략이 되었던 거죠. 그래서 결론은? 대박이라는 말도 부족할 정도로 그냥 돈방석에 오르게 된 겁니다.
근데 말야... 멕시코 치클이라는 거, 그게 뭔데?
그렇다면 롯데껌 CM에 나왔던 멕시코 치클이란 것은 과연 뭘까요? 껌 하면 치클이 떠오르기는 하는데 말입니다.
먼저 언급했듯이 제과업계에서 단일품목으로 TOP 랭킹을 자랑하는 대표적인 아이템이 바로 자일리톨입니다. 그런데 그런 자일리톨도 상석을 양보하게 될지 모를 아이템이 하나 더 있으니 그게 바로 오리온 초코파이지요.
지금은 어떨지 모르겠습니다만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 상류층에서 아이들이 있는 가정을 방문할 때 가장 선호하는 선물이 바로 초코파이세트라는 말을 귀가 따갑게 들어왔으니 소문을 10%만 믿는다고 하더라도 중국에서의 초코파이 인기는 미뤄 짐작할 수 있겠습니다.
치클껌에 대한 내용을 오리온 홈페이지를 통해 좀더 자세히 알아봤는데 아래와 같은 내용을 알 수 있었습니다.
기원전 300년경 중앙아메리카에 살고 있던 마야(Maya)족은 사포딜라 나무를 '우유가 흐르는 나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이는 사포딜라 나무의 수액이 우유처럼 하얗다는 데서 연유한 것인데, 마야족들은 사포딜라 수액이 고체화된 치클(Chicle)을 즐기는 습관이 있었다고 해요. 이후 1860년경 치클을 씹을 때의 특별한 느낌과 맛에 매료된 미국의 토마스 애덤스가 이를 상품화하는 데 성공하였고, 많은 사람들이 껌을 즐기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지금 현대인들이 씹는 껌은 마야족이 즐겼던, 토마스 애덤스를 놀라게했던 껌과는 전혀 다른 물질이라는 겁니다. 인류가 발견한 자연의 껌인 천연 치클껌은 1940년대 이후로 점차 자취를 감추었고, 지금은 그 자리를 값싸고 대량생산이 용이한 초산비닐수지 껌이 대체하고 있다는 거지요.
그렇다면 왜 천연 치클껌이 점차 사라지게 된 걸까요?
원래 껌은 사포딜라나무 수액인 치클로 만들었지만 열대우림이 줄어들면서 치클값이 오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값싼 석유합성물질인 초산비닐수지로 껌 베이스를 만들게 되었다는 거지요.
천연 치클껌? 내츄럴치클? 너의 모습을 보여줘
이와 같은 껌에 대한 역사와 함께 오리온은 멕시코 우림에서 직접 채취한 천연 치클로 만든 진짜 껌을 살리기 위해 국내 최초로 100% 멕시코산 천연 치클껌을 출시하였는데 그게 바로 '내츄럴 치클'이라고 합니다. 언제봐도 유쾌한 국민배우 공효진의 CF로 확인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껌 씹는 소리하고 자빠졌다고? 야! 니가 몰라서 그렇지, 그게 바로 돈 버는 소리라니까!
앞으로 '공효진껌'으로 불려질 오리온의 내츄럴 치클이 띄운 마케팅 메시지는 어떤 걸까요?
오리온이 내츄럴 치클을 통해 전개하는 마케팅은 최근 마케팅의 한 기류를 형성하고 있는 원산지 마케팅이나 지역실명제 마케팅과도 무관하지 않아 보입니다. 또 어느 한편으로 생각해보자면 트렌드로서 인식되고 있는 제품이력관리서비스와도 연관성이 있어 보입니다. 자일리톨이 치과병원이나 치과의사를 내세워 신뢰를 얻어가면서 양치를 한 이후에 씹는 껌이라는 역발상전략으로 성공을 거뒀다면 내츄럴 치클은 제품이력관리와 지역실명제라는 전략을 들고 나온 셈입니다.
거기에다가 유쾌한 배우 공효진의 잇 아이템(it-item)을 강조하면서 전개해 나갈 내츄럴 치클의 모습은 충분히 기대를 갖게하고 있습니다. 이젠 우습거나 같잖아 보일 때 쓰던 '껍 씹는 소리'를 통해 내츄럴 치클이 얼마만큼 대박을 칠 수 있을지 지켜보는 일만 남은 것 같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