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1년 딸의 말에 악과 깡을 불태웠던 까닭
불탄의 開接禮/아내와 천사 셋 : 2010. 4. 8.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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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조금 전에 불탄은 두딸에게 잠자리에 들기 전의 양치와 세수를 주문했어요. 매일같이 두딸이 아빠한테 시달리는 말 중의 하나이자 하루를 마감하는 경건한(?) 의식이지요. 그런데 아빠가 양치와 주문을 하기 바로 전까지 아이들도 나름대로 매일같이 치러야 하는 일과를 끝마치려 애쓰고 있었답니다. 바로 자기들이 어질러놓은 공부방을 정리하는 일이랍니다.
아이들은 공부방에서 공부도 하지만 거의 공부를 빙자한 놀이가 대부분이지요. 허나 아직까지는 초등학교 1학년과 유치원생인 두딸의 즐거움을 뺏는다는 게 썩 내키지 않기에 그런 아이들에게 특별히 어떤 제재를 가하거나 요구를 하게 되지는 않더랍니다.
"네, 그럼 이거(방정리를 덜해서 어지럽혀진 방안에 널린 잡동사니들) 내일 제가 치울 거니까 그냥 놔두세요."
"응? 어...... 그래...... 그럴께. 어여 빨리 씻어라"
두딸이 욕실에 들어가는 것을 보고 컴퓨터 한대와 자그마한 책장 하나만 달랑 있는 컴퓨터방이자 서재에 들어와 의자에 앉는 순간 귀를 파고드는 말이 들려옵니다. 아무래도 공부(놀이)를 끝내고 정리를 하려는데 아빠가 와서 잠자리 준비를 시키니 그에 대한 혼잣말을 저도 모르게 하게 된 거지요.
"에이, 시간은 이렇게 빨리 가는데 하루는 엄청 긴 거 같아."
헉...... 세상에나 이게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그것도 아빠의 눈에는 아직도 아가의 티를 벗지 못하고 있는 딸아이 입에서 나올 법한 소리랍니까? 불탄의 새가슴만 그렇게 딸아이를 어리게 보는 것이고 실상은 벌써 어느 정도 컸다고 인정을 해야 되는 거랍니까? 도저히 모르겠습니다. 그러니 깜짝 놀란 것이지요.
가끔 길을 가다가 유치원 가방을 메고 가는 아이들을 보면 예쁜 마음에 뭐라 말도 걸어보고 싶은데 세상이 하 수상하다보니 오해를 받을까봐(불탄이 새가슴은 맞나봅니다. ㅠ.ㅠ) 혼자서만 흐뭇한 웃음을 짓게 됩니다. 그러다보면 아이가 하는 말이 귀에 들릴 때까 있는데 그 내용을 가만히 다시 되짚어보면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 입에서는 도저히 나올 수 없을 것 같은 얘기거리를 듣게 되더랍니다. 불탄의 기준으로는 초등학교 3~4학년 쯤 되어야만 구사할 수 있는 언어의 발달상황이며, 생활을 바라보는 시선이라는 거죠.
결론적으론 아이들의 생각주머니가 커지고 깊어지는 것만큼 부모도 아이들의 크기와 깊이를 따라가 줘야 하는데 불탄과 아내의 경우에는 도저히 따라가지 못하고 있나 봅니다.
사실 4월 1일부터 큰딸이 다음에 정식으로 어린이회원으로 가입을 하였고, 블로그도 오픈을 시켰습니다. 생각의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 그때부터 어렴풋이나마 알 수 있었는데 오늘 혼잣말을 하는 걸 보니 더이상 방치할 수가 없겠더군요. 아빠의 글을 찾아 들어와 비밀댓글을 남기는 큰딸의 모습을 보니 겁부터 덜컥 나게 되더랍니다.
학교에서하는 방과후 학습에 참여하면서도 꼭 배우고 싶다고 하여 컴퓨터 하나만 신청해줬는데 벌써 자판에 올려놓는 손가락의 자세만큼은 초보딱지를 뗀 것처럼 보이더군요. 비밀댓글의 내용 중에는 아빠와 친구맺기를 하고 싶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누가 가르켜주지 않았는데 하루에 한시간 정도 할애해준 게임용 시간을 아마도 나름대로 블로그에 대한 공부를 했었나 봅니다.
이제 불탄도 네이버에서부터 적어왔던 두딸에 대한 편지형식의 글들을 큰딸의 블로그로 옮겨야 되겠어요. "아빠는 말이다"라는 제목으로 썼던 것들을 "아빠가 화가에게"라는 카테고리에 옮겨줘야죠.
아이가 지나가면서 했던 말 한마디만 듣고 너무 부풀려서 생각을 하게 됐는지 이렇게 포스팅까지 하게 되었네요. 그러고보면 불탄은 영락없는 팔불출이 될 수밖에 없나봅니다. 팔불출 소리를 듣더라도 아이한테 느낀 대견스러움을 생각해보면 하나도 창피하지 않네요. ^^
이제 막 아이들이 나와서 황토매트에 전기를 넣어달라고 요청을 합니다. 밤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가 잠자는 아이들에게 성장호르몬이 가장 왕성하게 발생한다는 증명되었는지 모를 그 말을 철칙으로 믿고 아홉시까지는 무조건 꿈나라로 빠지게 하고 있으니 얼른 코드를 꼽아줘야지요.
"안녕히 주무세요."
제비새끼들 마냥 두딸아이가 입을 모아 인사를 하면서 금새 잠이 들어버립니다. 아마도 매일같이 반복되는 일상이다보니 습관이 되어 버렸겠지요. 그렇게 잠에 빠져드는 아이들을 보니 뭔가 꿈틀대는 것이 느껴집니다. 아이가 커가는 것이 대견스러우면서도 마음 한구석에는 조급증이 생기는 것이겠지요.
오늘은 아이가 커가는 속도에 맞춰줄 수 있는 아빠가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해보는 날입니다. 부끄럽지 않도록 빡빡 기어다녔던 딱총부대의 악과 깡을 20년도 넘게 훌쩍 지난 지금이지만 그래도 다시 끄집어내야 되겠습니다. '천당에서 지옥'까지를 오가던 반동 속에서 악으로 깡으로 불렀던 군가 한소절도 함께 말입니다. ^^
아이들은 공부방에서 공부도 하지만 거의 공부를 빙자한 놀이가 대부분이지요. 허나 아직까지는 초등학교 1학년과 유치원생인 두딸의 즐거움을 뺏는다는 게 썩 내키지 않기에 그런 아이들에게 특별히 어떤 제재를 가하거나 요구를 하게 되지는 않더랍니다.
"네, 그럼 이거(방정리를 덜해서 어지럽혀진 방안에 널린 잡동사니들) 내일 제가 치울 거니까 그냥 놔두세요."
"응? 어...... 그래...... 그럴께. 어여 빨리 씻어라"
두딸이 욕실에 들어가는 것을 보고 컴퓨터 한대와 자그마한 책장 하나만 달랑 있는 컴퓨터방이자 서재에 들어와 의자에 앉는 순간 귀를 파고드는 말이 들려옵니다. 아무래도 공부(놀이)를 끝내고 정리를 하려는데 아빠가 와서 잠자리 준비를 시키니 그에 대한 혼잣말을 저도 모르게 하게 된 거지요.
"에이, 시간은 이렇게 빨리 가는데 하루는 엄청 긴 거 같아."
헉...... 세상에나 이게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그것도 아빠의 눈에는 아직도 아가의 티를 벗지 못하고 있는 딸아이 입에서 나올 법한 소리랍니까? 불탄의 새가슴만 그렇게 딸아이를 어리게 보는 것이고 실상은 벌써 어느 정도 컸다고 인정을 해야 되는 거랍니까? 도저히 모르겠습니다. 그러니 깜짝 놀란 것이지요.
가끔 길을 가다가 유치원 가방을 메고 가는 아이들을 보면 예쁜 마음에 뭐라 말도 걸어보고 싶은데 세상이 하 수상하다보니 오해를 받을까봐(불탄이 새가슴은 맞나봅니다. ㅠ.ㅠ) 혼자서만 흐뭇한 웃음을 짓게 됩니다. 그러다보면 아이가 하는 말이 귀에 들릴 때까 있는데 그 내용을 가만히 다시 되짚어보면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 입에서는 도저히 나올 수 없을 것 같은 얘기거리를 듣게 되더랍니다. 불탄의 기준으로는 초등학교 3~4학년 쯤 되어야만 구사할 수 있는 언어의 발달상황이며, 생활을 바라보는 시선이라는 거죠.
결론적으론 아이들의 생각주머니가 커지고 깊어지는 것만큼 부모도 아이들의 크기와 깊이를 따라가 줘야 하는데 불탄과 아내의 경우에는 도저히 따라가지 못하고 있나 봅니다.
사실 4월 1일부터 큰딸이 다음에 정식으로 어린이회원으로 가입을 하였고, 블로그도 오픈을 시켰습니다. 생각의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 그때부터 어렴풋이나마 알 수 있었는데 오늘 혼잣말을 하는 걸 보니 더이상 방치할 수가 없겠더군요. 아빠의 글을 찾아 들어와 비밀댓글을 남기는 큰딸의 모습을 보니 겁부터 덜컥 나게 되더랍니다.
학교에서하는 방과후 학습에 참여하면서도 꼭 배우고 싶다고 하여 컴퓨터 하나만 신청해줬는데 벌써 자판에 올려놓는 손가락의 자세만큼은 초보딱지를 뗀 것처럼 보이더군요. 비밀댓글의 내용 중에는 아빠와 친구맺기를 하고 싶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누가 가르켜주지 않았는데 하루에 한시간 정도 할애해준 게임용 시간을 아마도 나름대로 블로그에 대한 공부를 했었나 봅니다.
이제 불탄도 네이버에서부터 적어왔던 두딸에 대한 편지형식의 글들을 큰딸의 블로그로 옮겨야 되겠어요. "아빠는 말이다"라는 제목으로 썼던 것들을 "아빠가 화가에게"라는 카테고리에 옮겨줘야죠.
아이가 지나가면서 했던 말 한마디만 듣고 너무 부풀려서 생각을 하게 됐는지 이렇게 포스팅까지 하게 되었네요. 그러고보면 불탄은 영락없는 팔불출이 될 수밖에 없나봅니다. 팔불출 소리를 듣더라도 아이한테 느낀 대견스러움을 생각해보면 하나도 창피하지 않네요. ^^
이제 막 아이들이 나와서 황토매트에 전기를 넣어달라고 요청을 합니다. 밤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가 잠자는 아이들에게 성장호르몬이 가장 왕성하게 발생한다는 증명되었는지 모를 그 말을 철칙으로 믿고 아홉시까지는 무조건 꿈나라로 빠지게 하고 있으니 얼른 코드를 꼽아줘야지요.
"안녕히 주무세요."
제비새끼들 마냥 두딸아이가 입을 모아 인사를 하면서 금새 잠이 들어버립니다. 아마도 매일같이 반복되는 일상이다보니 습관이 되어 버렸겠지요. 그렇게 잠에 빠져드는 아이들을 보니 뭔가 꿈틀대는 것이 느껴집니다. 아이가 커가는 것이 대견스러우면서도 마음 한구석에는 조급증이 생기는 것이겠지요.
오늘은 아이가 커가는 속도에 맞춰줄 수 있는 아빠가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해보는 날입니다. 부끄럽지 않도록 빡빡 기어다녔던 딱총부대의 악과 깡을 20년도 넘게 훌쩍 지난 지금이지만 그래도 다시 끄집어내야 되겠습니다. '천당에서 지옥'까지를 오가던 반동 속에서 악으로 깡으로 불렀던 군가 한소절도 함께 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