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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문화가 달라도 너무나 다른 것 같습니다. 포스팅을 하면서 처음부터 쓴다는 말이 이러니 스스로 생각해봐도 얼척없다는 말이 딱 맞는 것 같습니다. 타이거 우즈가 성 스캔들로부터 자유롭지는 않지만 선수생활로 복귀한 것 만큼은 확실하죠. 그를 용서하게 된 것도 침묵 속에서 욕이란 욕은 다 먹고 있다가 진심으로 잘못했다는 공식발표와 함께 엄청난 재산을 사회에 기부하는 선행이 좋게 작용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보다는 그를 필요로 하는 기업의 마케팅 역시 크게 한몫했을 거란 생각입니다. 그런 가운데 우즈는 나이키 광고를 찍었다고 하고요.





이런 우즈의 CF가 개인적으로는 우리 문화가 가지고 있는 코드로서는 좀처럼 이해하기 어렵다는 생각입니다. 왜냐하면, 뭔가 부끄러운 행동이 문제가 되었고, 그런 문제점을 CF에서 건들이면서까지 이슈화 시킨다는 게 우리네 상식으로는 받아들이기가 조금 거시기한 면이 있겠다는 것입니다.

이번 광고에서 굵게 깔리며 들려오는 나레이션은 2006년에 타계한 얼 우즈(Earl Wood), 그러니까 타이거 우즈의 아버지입니다. 명실공히 우즈는 골프의 황제였지만 불과 얼마 전까지는 세상의 모든 이들로 지탄을 받았고, 지금은 이에 대한 여러 형태의 치료를 받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런 우즈가 성 스캔들 이후 불과 5개월 만에 TV광고에 등장하게 된 것이지요. 이번 광고를 제작한 나이키는 PGA 투어 마스터스 골프대회 개막 하루 전인 4월 7일 ESPN과 '골프채널'을 통해 보여지게 되었으며, 유튜브에도 공개가 되었습니다.

흑백화면으로 구성된 30초 분량의 이 광고......


물끄럼히 카메라만 응시하고 있는 우즈에게 이미 고인이 된 우즈의 아버지가 뭐라고 당부하는 듯한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그 목소리를 어떤 장비를 동원하여 우즈에게 들려주는지 어떤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우즈는 그냥 눈만 껌벅대며 정면을 주시하고 있지요.

그런 우즈를 향해 들려오는 나레이션이라는 것은 대충 "타이거? 난 네가 무슨 생각을 했었는지 알고 싶다. 또 네 기분은 어떤지...... 그리고 무엇을 깨달았는지 알고 싶다" 정도에 해당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불탄이 생각하기에는 '이런 류의 나레이션이 나이키 제품을 홍보하거나 매출을 올리는데 무슨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싶은 마케터로서의 의구심까지 들었던 게 사실입니다. 물론, 불탄만의 생각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어쨌든 나이키는 우즈를 선택했습니다. 우즈가 그동안 보유해 왔던 나이키를 제외한 많은 메인 스폰서들은 여전히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거나 사태의 추이를 봐가면서 재계약을 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기에 여념이 없어 보입니다. 그런 모습들을 보면서 느끼게 되는 것은 미국이란 나라는 참 재밌는 나라이기도 하지만 여전히 이해하기 어려운 나라이기도 하다는 거지요.

'이 CF를 보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떨까' 불탄이 개인적으로 궁금해지는 대목입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