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그렇게 멋진 나라니까 대한민국이잖아요?
불탄의 開接禮/아내와 천사 셋 : 2010. 4. 30.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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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무척이나 안좋은 날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나마 오늘은 맑은 하늘을 볼 수 있었지요. 그것도 잠시라는 시간의 반복이라는 의미에서 말입니다.
불탄의 큰딸은 2002년 한·일월드컵의 기운을 타고 태어났다는 걸 확신합니다. 왜냐하면 태어나서 가장 발음도 훌륭하고 동작도 완벽하게 가져갔던 것 중의 하나가 붉은악마가 공식적으로 퍼뜨렸던 "대~한민국, 짝~짝짝, 짝짝~"이란 짧고도 강한 응원 멘트이니 말입니다. 물론 멘트에 녹아있는 동작도 100% 구현을 해내고 있고요.
비하인드 스토리였습니다만, 어떤 리뷰사이트에 글을 송고하면서 큰딸의 임신사실을 모르고 있던 아내가 안정환의 골든골의 기쁨으로 잠시 기절했었던 사연을 소개한 적이 있었습니다. 바로 그때 그날, 아마 큰딸은 아내의 눈을 통해 그 경기를 아내의 뱃속에서 보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2010 남아공 월드컵에 출전하는 국가대표팀들을 하나씩 조명해 보는 시간이 있었나 봅니다. 오늘 불탄의 눈에는 대한민국의 영상이 우연찮게 눈에 들어오게 되었고, 그런 의미에서 이 포스트의 빈자리를 채워보려 합니다.
어떠신가요? 불탄도 영어가 짧다보니 전부 알아들을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대한민국 대표팀에 대해 소개하는 멘트만큼은 들어줄만 하지 않은가요?
여기에서 각 대륙별로 참가국을 소개하고 있는 영상까지 함께 보도록 하죠.
그런데 오늘 하고 싶은 말은 그게 아니에요. 큰딸이 불탄에게 아주 심각하게 건넸던 말 때문이었죠.
"아빠, 박지성 오빠가 오늘 뭐라고 했는지 아세요?"
"응? 아빠 씻고나 얘기하자."
일단 씻는 것도 중요했지만 그보다 뭔 일 때문에 우리 큰딸이 아빠가 문을 열고 들어오자마자 이런 화두를 꺼냈는지 궁금해지더랍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오늘 인터넷 공부 좀 많이 해 놨어야 되는 건데...'
후회가 밀려오더군요. 그래도 어쩔 수는 없지요. 오늘은 정말로 무척이나 힘들고 바빴던 하루였으니까요.
큰딸이 요즘에 블로그를 하고 있다는 얘기는 먼저 피력을 했었어요. 근데 그것이 불탄이 생각하는 블로그 운영과 큰딸이 운영하는 블로그 운영에는 많은 차이점이 발견되고 있더군요.
네? 그게 뭐냐고요?
네..... 불탄은 새글의 발행에 집중을 하는데 반하여 큰딸은 자신의 블로그를 방문해 준 네티즌들의 블로그가 궁금한가 봅니다. 열심히 방문하면서 나름대로 마음이 땡기면 댓글도 달곤 하지요. 철자와 띄어쓰기가 아직은 초교 1학년이기에 서툴기는 합니다만, 인터넷 댓글문화를 생각해 보면 그렇게 커다란 흉이 될 것 같지도 않더군요. 받아쓰기나 띄어쓰기, 철자법과 관련하여 교육시켜야 할 국어학습법의 일환이라고 생각하니까 나쁘게만 보이지는 않더랍니다. 오히려 좋아보인다는 말씀이 솔직하겠네요. ㅡ.,ㅡ
어쨌든 오늘은 박지성의 에세이가 이슈가 되고 화제가 되었던 날인 것 같습니다. 그러기에 붉은악마가 되는 것까지는 무슨 일이 있어도 막고 싶습니다만 어느새 대한민국 대표팀의 열렬한 응원자가 되어 있는 우리 큰딸이 오늘 아빠한테 했던 말은 의미심장하겠지요.
그러더군요.
"아빠, 선생님이 그러시는데요, 다른 사람보다 자기가 좋아하는 걸 찾아서 열심히 하면 최고가 될 수 있대요. 박지성 오빠처럼요."
"응? 그러셨어, 선생님이? 아이고, 우리 딸 선생님 말씀을 그렇게 다 기억하고 있어요?"
사실 오늘 불탄도 관련 기사를 읽고 많은 생각을 했던 터라 딸아이의 말이 무척이나 반가왔습니다.
일단 지금 현재라는 시간을 놓고 보자면 성공이라는 말을 사용해도 괜찮을 사람 중에 한명이 박지성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스포츠라는 한 분야만 국한지어 말씀드리는 건 절대로 아니지요. 박지성의 인생 스토리를 아는 대부분의 팬들에게는 박지성이 지금껏 걸어왔던 그 길 자체가 시험의 연속이었다는 걸 알고 있을 테니까요.
박지성이 그런 얘기를 했다죠? "다른 사람의 장점을 따라하기보다 남보다 한 발짝 더 뛰면서 동료를 위해 공간으로 찾아내고 헌신적인 플레이를 펼치는 것으로 생존 해법을 찾았다.”고 말입니다.
무척이나 쉽게 나올 수 있는 말일 수는 있지만 실제로 경기 중에 그런 모습을 보이기란 무척이나 어려울 겁니다. 욕심이 있고, 이기심이 있기 때문이지요.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박지성은 한마디를 더 했습니다.
“나와 팀 그리고 꿈을 위해 나를 내려놓고 누구도 가지 않으려는 공간을 찾아 달리는 헌신적인 몸짓이 세계적인 축구 클럽에서 살아남게 해준 원동력이라 생각한다.”
이 말 역시 누구나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말일 겁니다. 특히나 팀에 소속되어 있는 운동선수 입장에서는 최고로 멋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말이 될 거예요.
그러나 박지성에게는 이와 같은 말을 입밖으로 표현하는 그 순간부터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귀중한 잠언이 될 수 있겠지만 다른 이들에게는 꿈에서만 할 수 있을 멘트일 겁니다. 왜냐하면 실제로 경기에 나서게 되면 군중심리, 경기에 대한 욕심, 내 연봉에 대한 걱정, 선수로서 누리고 싶은 명예욕, 그리고 현재의 컨디션으로 할 수 있는 최대의 경기력이 모두 내 마음처럼 움직여 주지 않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오늘은 우리 큰딸에게 또 하나 배우게 되네요. 큰딸의 선생님께서 뉴스를 보시고 해주셨던 말씀이었는지에 대한 여부는 그렇게 중요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다만, 큰딸의 말을 듣고 다시 한 번 박지성 선수가 어떻게 일류가 되었는지, 어떻게 지금의 몸값을 받게 되었는지(그의 연봉을 따지기엔 너무나 천문학적인 숫자인지라 그냥 대충만 살펴보더라도 그의 하루 일당이 초급대졸 1년 연봉과 거의 맞먹죠?) 잘 알고 있기에 그의 성공에 박수와 응원를 보내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큰딸이 했던 말...
"그렇게 멋지니까 박지성 오빠잖아요? 그리고 그렇게 멋진 나라니까 대한민국이잖아요?"
맞습니다. 그래서 대한민국을 사랑할 수밖에 없나 봅니다.
이번 2010 남아공에서도 우리 대한민국은 캡틴 박지성을 대표팀 전체의 모습인양 그렇게 응원할 것입니다. 부디 좋은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크나 큰 즐거움을 선물해줬으면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도 역시 "대한민국 파이팅!!" 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