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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날, 어버이 날, 5월 10일 결혼기념일, 음력 3월 그믐 어머니 생신, 스승의 날, 성년의 날, 부부의 날...... 정말이지 1년 열두 달이 이번 5월만 같으면 마음은 행복에 겨워 하늘을 걸을 테지만, 경제적으로는 한 눈물 질끔 짜내는 지옥을 겪게 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어느 한 편으로 손을 들어줘야 한다면 행복이란 놈에게 더 끌린다고 해야 하겠지요.

5월은 가정의 달,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들부터 시작해서 여러 군소기업들도 미래희망의 상징으로서 가정을 부각시키기 위한 노력이 한창입니다. 가정이란 단어와 존재가 가지고 있는 따뜻함을 기업 이미지에 투영시키고 싶은 마음 때문이겠지요. 그런 의미에서 사람과 자연, 가정의 소중함을 기업 PR의 주요 소재로 써왔던 SK의 그룹 이미지 광고가 이번에도 참 마음에 드는군요. 아마도 오는 21일이 부부의 날이라고 하던데 그와도 어느 정도 연관성을 맺고 있는지 이달부터 On-Air한 것 같습니다.




먼저 아내의 눈에 비친 남편의 모습을 느껴볼 수 있는 '당신이 행복입니다 편' 입니다. 언제나 사랑 표현에는 적극적이지 못하기에 서운하기도 하고, 또 수시로 '저 인간이 정말 나를 여자로 봐주고, 사랑이라는 걸 해주는 사람일까?' 싶을 정도로 무관심해 보이지만 그래도 아내의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인사치례도 하고, 집안 곳곳 남자의 손길이 필요한 곳만큼은 묵묵하게 살펴보는, 그 이름이 바로 남편이겠지요. 늘 남의 편을 들기 때문에 남편이 아니라 남보다 더 나를 사랑해주기 때문에 남편이 아닐까요? 잔잔한 배경음악에 맞춰 차분하게 전해오는 나레이션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너무나 행복한 웃음을 짓게 하는 것 같습니다.




이어지는 광고, '아내는 강하다 편' 은 그런 아내를 보는 남편의 시선을 담은 CF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한결같은 믿음의 대상으로서 아내를 향하고 있는 남편의 느낌은 언제나 애틋하지 싶더랍니다. 그토록 풋풋하고 약해보였기에 울타리가 되어주고 싶어 결혼을 했던 아내의 모습이 남편과 둘만이 함께 있을 때는 변함이 없건만 아이들과 있을 때는 슈퍼맨이 되어 있습니다. '여자는 약해도 엄마는 강하다'는 말을 실감하는 대목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러면서도 그렇게 슈퍼맨이 될 수밖에 없는 생활을 안겨준 남편으로서의 마음은 무겁고 미안하기만 합니다.

오는 21일, 부부의 날에는 이 세상에서 가장 많이 다투고, 이 세상에서 가장 많은 상처를 서로에게 줬지만, 그래도 이 세상에서 가장 많이 사랑하는 남편과 아내에게 사랑한다는 말과 함께 따뜻한 포옹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