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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탄이 마흔 하고도 중반을 향하는 나이에 들어서다보니 새삼 가족간 대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겠더랍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무수히 나눴던 그 대화들 중에 가족과 나눈 부분만을 놓고 생각해보면 고교 2년생부터 결혼하여 분가를 했던 근 10여년의 시간 동안은 솔직히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아마도 성인이 되어가면서 부모님의 조언이나 충고가 구닥다리 같다는 생각을 했었던 탓도 있었을 것이며, 또 대화를 나눌수록 겉도는 것 같은 답답함을 느꼈던 탓도 있었을 것입니다.

물론 이런 답답함은 불탄만이 가졌던 개인적인 생각은 아니었겠으며, 사회전체의 환경도 그에 못지 않은 문제점을 드러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1985년부터는 가족간의 대화를 주제로 하는 공익광고가 등장했었는데 개인적으로 불탄은 대학입시에 마지막 불꽃을 태웠던 시기였으니 만큼 잘 기억은 나지 않는군요. CF를 먼저 감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어쩌면 한 때 개그콘서트에서 인기를 끌었던 "대화가 필요해"라는 코너도 이 공익광고를 패러디했던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눈에 익숙한 모습입니다. 1985년이란 시간적 배경을 놓고 본다면 만약 이 CF에 나오는 저 학생의 모습이 불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는군요.

이 공익광고는 아마도 TV나 극장 등을 통해 수도 없이 시청자들에게, 관람객들에게 보여졌겠지요. 그로부터 5년 후인 1990년도에는 어떤 형태로 이 CF가 변화했을까요?





역시 대화가 되려면 눈높이를 맞춰야 하는군요. 권위와 억압을 내세워 한계단 위에 서있는 가장, 억눌림 속에서 한계단 밑에서 올려보는 자녀의 관계라면 서로가 나누는 대화라는 것이 서로 벽을 향해 내뱉는 공허한 울림만 전달되게끔 되어있나봅니다.

이 공익광고가 또 3년이 지난 뒤에는 어떻게 변화해 있을까요?





이번에는 당시 유행처럼 번졌던 채팅문화에 엄마를 등장시켰군요. 영원히 대화가 통하지 않았을 것만 같던 엄마가 채팅창을 통해 대화를 요청하는 모습은 그 당시에 많은 공감을 이끌어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불탄도 이 CF만큼은 아주 익숙한 것이 자주 보았던 것 같더랍니다.

또 2년이란 시간이 더 흘렀습니다. 이번에는 한일공동캠페인으로 제작한 CF가 우리의 안방을 찾아 들어오게 됩니다.




한일 양국이 공동으로 기획한 영상물이라 그런지 위태해 보이는 모습 속에 사실적인 느낌이 강하게 드는군요. 허나 마지막으로 본 이 CF에는 그만한 개연성을 찾아보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자녀가 친구들과 바깥으로 겉도는 것 자체가 대화의 단절에서 야기된 결과치라는 설정이 설득력에 있어서는 많이 뒤쳐지는 모양새입니다. 어찌되었건 가족의 대화가 중요하다는 사실 만큼은 충분히 전달하고 있는 것 같으니 더 이상의 딴지는 걸지는 않겠습니다.


가족이 모두 모이는 한가위 추석입니다. 불탄의 가정에서는 아직까지 초등학교 저학년의 두딸과 이제 며칠 안있으면 돌이 되는 젖먹이 아기가 있다보니 슈퍼맨 아빠와 원더우먼 엄마가 될 수밖에 없는 형편이랍니다. 하지만 앞으로 한 해, 두 해 지나면서 두딸은 사춘기를 겪게 될테고 또 그러한 과정 속에서 성인이 되어가겠지요. 그러다보면 어느 순간에 대화의 단절을 맛보게 될지도 모를 일이고요.

긴장은 하겠습니다만 자연스럽게 그 풍랑을 이겨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아직까지는 부모가 되어야 하겠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친구가 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 되겠다는 결심도 함께 해보는 오늘입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