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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귀족마케팅의 대상이 되는 SVIP의 성향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자.


① 그들의 마음은 닫혀있다

대한민국에서 소위 귀족이라는 칭호를 받고 있는 SVIP(Super Very Important Person : 최고상류층, 초우량고객)들과 인연을 맺기란 참으로 지난한 일이다. 그들은 먼저 다가오는 법도 없고, 내가 다가가더라도 쉽게 받아주질 않는다. 나름대로의 행동반경과 원칙이 있기 때문에 자신의 잣대로 저울질 하는 것을 멈추지 않기 때문이다.




보수적이면서 폐쇄적인 성향이 강하고, 또 끼리끼리 문화를 만들어가는 그들의 마음을 어떻게 해서든 열어야 한다. 비록 그것이 우연이라도 그들과 인연을 맺어 거래를 할 수 있게 된다면 그야말로 아우토반 위를 고속질주하는 쾌감에 몸이 떨려올 것이다. 그것도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된다는 안정감을 가지고 말이다.


② 그들만의 리그는 분명히 존재한다

그들에게는 끼리끼리 문화가 분명히 존재한다. 어울리는 사교 모임에서도 낯선 인물이 참석할 경우에는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탐색을 하기도 한다. 자신들이 인정하는 인물로부터 정식 소개를 받은 후에야 명함을 교환하는 모습도 그들만의 특색이다. 소단위 공동체를 형성하여 공통된 관심정보를 공유하기도 하고, 서로의 고민과 의견을 나누는 문화가 만들어 낸 현상일지도 모를 일이다.

모임도 1~2시간 이내의 스탠딩 와인 형태가 보편적이다. 파티 호스트는 포크나 나이프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가벼운 음식과 와인을 준비함으로써 비교적 가볍게 친목을 도모하거나, 새로운 인맥을 쌓는 자리가 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연출한다. 대화나 행동도 가급적 먼저 나서는 것을 꺼려하지만 관심분야에 있어서는 대단한 집중력을 보이며 위기상황이 발생할 경우에는 공동으로 대응하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다.


③ 폐쇄적인 가운데 변화를 주도한다

그들을 대함에 있어 가장 세심하게 살펴야 할 것은 단연 프라이버시의 존중이다. 그들 스스로도 타인에 대한 무례한 행동이 가장 금기되는 사항이라는 것을 그들의 행동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그들 자신도 타인이 자신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해 오는 경우 적극적으로 방어를 한다. 이런 개인들이 모인 집단이라는 것이 폐쇄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들은 사회의 혼란과 급격한 변화를 원하지 않는다. 다만 그들 스스로가 원하는 방향으로의 개혁과 변화에는 적극적이다. 폐쇄성을 가지면서도 사회와 정치, 경제를 변화시키는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그들로부터 나오는 경우가 많은 것이 그 때문인 것이다. 외부로부터 자극을 받는 변화에는 지극히 폐쇄적이면서도 그들이 주도하여 나가는 변화에는 적극적이라는 것은 실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④ 경제력은 제품구매의 수단이 아니라 문화를 추구하는 도구이다

그들은 졸부이거나 졸부가 아니면서 스스로 졸부임을 부정한다. 그들의 입에서 나오는 말에는 "내가 가진 돈이 얼마 정도 되는데..."로 시작하는 과시나 우쭐거림은 별로 찾아볼 수 없다. 그리고 타인에게 그와 비슷한 내용의 말을 묻거나 물어오는 것을 무례한 행동이라 여긴다.

그들의 공통 관심사에는 경제력이 아니라 문화에 있다. 멋과 향을 느낄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는 아낌없이 투자하고, 주저 없이 구매한다. 실제 그들과 대화를 하게 되면 그들의 관심분야에 따라 다소의 차이를 보이지만 고미술 전문가와 화풍에 대하여 논하거나, 유명한 소믈리에와 와인 빈티지에 대하여 의견을 나눌 때도 전혀 밀리지 않는 전문지식을 보유하고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또한 소비에 있어서도 자신의 개성을 부각시킬 수 있는 것에 관심을 갖는다. 남들이 선호하는 명품이 아니라 자신을 돋보일 수 있는 브랜드를 찾는다. 비싼 제품이 아니라 최고라고 인정할 수 있는 제품을 선호한다. 그들이 구매하는 제품들은 브랜드 상표가 보이지 않는 곳에 부착되어 있으며, 그들이 착용한 최고의 브랜드 메이커가 생산한 제품 어딘가에는 그들의 성명 이니셜이 자랑스럽게 새겨져 있다.


⑤ 자신에게만 주어지는 특별한 서비스를 선호한다

어느 정도의 비용만 지불되면 누구나 쉽게 가질 수 있는 것들은 그들의 관심을 갖지 못한다. 한정판 모델이 초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순식간에 품절되는 것이며, 설령 나중에라도 제품의 구매자로서 자신이 거론되는 것을 지극히 꺼리기 때문에 대부분 현금소비를 선호한다. 물론 그들은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통해 소득을 얻고 있지만 오해의 소지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백화점에서 1인을 위한 비밀 패션쇼나 소수만을 위한 트렁크쇼를 진행하는 것도, 은행, 금융권의 PB들이 그들만의 상품을 개발하여 프리젠테이션을 하는 것도 바로 이런 기대효과를 부수적으로 올릴 수 있다는 사실을 노린 마케팅이라는데 반박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⑥ 자신과 2세의 교육문제에는 적극적으로 관여한다

그들의 평균 학력은 학사 이상이며, 현재 2~30대, 40대 초반까지는 해외유학파가 대부분이다. 성적도 대부분 우수하다. 가정에서는 자녀의 교육을 위해 외국어만 사용하기도 한다. 여행에 있어서도 눈에 쉽게 띄는 국내보다는 해외로 많이 나간다. 단순히 달러를 소비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자녀에 대한 교육까지 염두에 두는 경우가 많으며 여행 기간도 상대적으로 길게 잡는다.

그들의 특성 중 또 하나 두드러진 것이 보수적인 성향이 아주 강하면서도 외국문화에 대해서는 개방적이라는 것이다. 맥주나 커피, 도넛의 외국 브랜드가 국내에 안착할 수 있었던 요인 중에도 그들의 손나팔(입소문)은 한몫 거들었음을 알 수 있다. 그들이 많이 모여 있다는 도곡동이나 분당 지역에 이러한 외국 브랜드가 유난히 많은 것도 마찬가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상으로 우리나라에서 찾아볼 수 있는 귀족들의 특성, 성향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 보았다. 귀족 마케팅을 실행하려는 마케터라면 이러한 성향을 이해하고 자사가 생산하는 제품이나 제공하는 서비스에 따라 적절한 대응방안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능력 있는 마케터로 인정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연을 필연으로 만드는 억지를 부려서라도 그들과 연결될 수 있는 인연의 끈을 어떻게 해서든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들만의 생활방식 속으로 스스로 뛰어 들어갈 수 있는 열정과, 충분한 시간동안 인내하면서 그들에게 다가가기에 주저하지 않을 성심과, 어느 자리에서든 그들과 연결될 수 있는 고리를 찾아내려는 노력에 소홀함이 없어야 가능한 일이다. 다만 너무 적극적인 모습이나 직설적인 화법으로 그들에게 방어막을 치게 하는 우는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by 불탄 090809]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