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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4년마다 맞게 되는 월드컵이지만 항상 불탄에게는 불만이 있었습니다. 바로 아시아권 축구에 대한 비하발언에서부터 시작하여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하려는 유럽과 남미 쪽의 독선과도 같은 행동 때문이지요.

축구에 있어서만큼은 세계의 각 나라가 어느 정도 평균화되었다는 기본 바탕이 있었기에 그런 취급을 받을 때마다 무척이나 약이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나 지금까지도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보여줬던 대한민국의 4강신화를 편파판정에 의한 공정치 못한 결과라며 폄하 내지는 폄훼하는 축구강국의 행태를 보면 다시 한번 그런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습니다.

솔직히 대한민국을 응원하는 입장에서 보자면 지난 12일에 있었던 그리스와의 경기에서 대한민국 태극전사들이 얼마만큼 잘 싸워줬는지에 대해 객관적으로 알지는 못할 겁니다. 다만, 열심히 싸웠다는 것과 공의 흐름이 단 한순간도 끊이지 않았다는 것과 양팀 선수 모두가 최선을 다했다는 것만큼은 알 수가 있겠더랍니다.

오늘, 시간이 지나 날짜가 바꼈을 테니 어제가 되겠네요. 일본과 카메룬의 경기는 정말이지 속이 터져 미쳐버리는 줄 알았습니다. 경기에 나선 두 팀 모두가 승리를 쟁취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는 걸 도대체가 느낄 수 없었으니까요.
그나마 일본에서 한 골을 넣고 나니 카메룬의 움직임에 변화가 있었고, 그에 대한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일본의 움직임도 조금은 나아졌다는 정도였지요.

함부로 하는 말, 한두 마디만 덧붙이자면 솔직히 일본이나 카메룬에 의해 월드컵에 나오지 못한 수많은 국가들이 불쌍하게 생각될 정도였습니다. 그게 어느 정도로 느껴졌는지 말씀을 굳이 드리자면......

오늘 새벽 3시 30분부터는 이탈리아와 파라과이의 경기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금 불탄이 이 글을 쓰기 시작한 것도 전반전이 끝난 직후부터이니 이제 후반전이 시작되었겠지요.

경기를 시작하기 전부터 무척이나 관심을 끌었던 두 나라였고, 어느 정도의 실력인지 눈으로 확인해 보고 싶은 마음도 컸기 때문에 쥐죽은 듯 숨죽이며 처음부터 중계방송에 몰입하였습니다. 무엇보다 두 나라 모두 수비에 있어서만큼은 최고라는 찬사를 받고 있는 만큼 서로 어떻게 맞부딪쳐 나갈지에 대한 궁금증도 무척이나 컸던 것도 사실입니다.

몇 시간 전에 그리도 답답하게 플레이를 했던 일본과 카메룬의 선수들과는 확연히 틀렸습니다. 장대비가 내리는 상황입니다. 모든 경기가 그렇듯이 비가 내리면 몸이 무거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한가지만큼은 알 수가 있겠더랍니다. "과연 일류급 선수들은 다르구나!"

볼에 대한 컨트롤이나 패스의 정확성은 말을 하지 않겠습니다. 양팀 모두가 공을 주고 받으며 상대방 진영으로 압박해 들어갈 때, 아니면 상대편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끊기 위해 패스 예상경로를 확보하고 있는 모습을 볼 때, 탄성을 쏟아낼 수밖에 없겠더랍니다.

무엇보다 부상을 당하지 않을 만큼만, 꼭 필요한 만큼만 반의 반박자 빠르게 패스를 하고, 공을 소유하고, 길을 열어 패스해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앞에서 보았던 일본과 카메룬의 경기에서는 단 한번도 볼 수 없었던 경쾌한 움직이었습니다. 더군다나 이전의 경기와는 다르게 쏟아붓는 빗속에서 말입니다.

아주 솔직히 공을 하나 내주면서 일본이나 카메룬 선수들한테 이탈리아나 파라과이 선수들의 흉내라도 내보라고 하고 싶습니다. 격이 틀리다는 걸 느꼈기 때문이지요.

파라과이의 수비수 알카라스가 첫골을 성공시키는 모습 - 뉴시스

프리킥 세트피스 상황에서 알카라스의 완벽한 헤딩으로 만든 골로 현재 파라과이가 이탈리아에게 1 : 0으로 리드를 해나가고 있습니다. 어떤 결과가 있을지 후반전을 지켜봐야 되겠지요. 경기는 상대적이고, 맞서 싸우는 상대에 따라 경기력이 크게 차이가 난다고들 합니다. 허나 오늘 불탄이 보게 된 두개의 경기를 놓고 보자면 일본이나 카메룬에 대해서는 정말로 많은 실력의 격차를 느끼게 하는군요.

파라과이전에서 동점골을 터뜨린 다니엘레 데 로시. Gettyimages 멀티비츠

아! 이 글을 쓰고 있는 후반전 18분이 흘러가고 있는 지금 이 시간에 이탈리아에서도 코너킥으로 날아온 골을 다니엘레 데 로시가 발리로 밀어 넣어서 골을 성공시켰네요. 우리나라의 이정수 선수가 그리스를 상대로 첫골을 만들어 낸 골과 거의 흡사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아~ 이탈리아 응원녀, 너무나 예쁘네요. 축하의 키스세레모니...... 훈훈합니다.

이제 남은 시간동안 두 나라는 집중력의 싸움으로 승부가 결정나게 될 것 같습니다. 어느 나라와도 이해관계가 없는 불탄으로서는 즐기기만 하면 되는 상황이니 더욱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승부의 결과는 어떻게 나든지 이제는 별 의미가 없습니다. 그저 우리 태극전사들에게도 이탈리아와 파라과이 선수들이 펼친 경기처럼 정말 팬들이 열광하고 환호하고 응원할 맛이 나는 그런 경기를 마지막 한 게임까지 해주기만을 진심으로 당부하고 싶을 뿐입니다.


Posted by 불탄